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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위한 ‘한국의 태세’
기사 입력 2014-03-16 14:25:39  

남북통일은 국제적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사건이다. 외세를 운운하기 이전에 ‘통일에는 많은 경제적 부담과 정치·사회적 문제가 잠재돼’ 있어 통일 전 과정과 통일 후 결과에 대해서도 ‘국제 협력은 절실하며 절대적’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통일에 이 외세의 도움을 사전에 구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외세를 우리가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도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

다만,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로 말미암아 세계열강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이 외세의 협력을 구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일 이전에 외세와 모종의 동의’를 받아두어야 한다. 하지만 이 동의과정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가 통일을 오로지 우리 힘만으로 할 수 있다면 이 같은 걱정을 덜 수가 있지만, 통일 자체보다 통일 이후에 감당해야 하는 과제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에 외세의 협력과 이용은 부득불 전제돼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1국 2체제로 상당기간 병존’하는 것이다. 남한의 도움으로 북한의 경제가 자립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다렸다가 통일을 하면 외세를 굳이 개입시킬 필요가 없다. 헌데 남북통일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올 가능성이 더 크다. 충분히 ‘준비한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맞이 하는 통일은 축복이 아니라 재난’일 수도 있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우리로서는 ‘외세의 협력과 활용이 현실적으로 절실’한 것이다.

우리는 예기치 못한 통일에 대비해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파악해서 ‘상황에 따른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이 중의 하나가 국제 협력이고,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실천 매뉴얼이기도 하다.

남북 교류가 난항을 겪는 것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 때문이다. 북한이 단단하게 걸어 잠근 빗장을 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우리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무력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이를 ‘전략적 인내’라고 한다. 이 전략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더디긴 하지만, 피를 안 보고 남북이 통일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은 미-중-러가 38선을 허물겠다고 해도 우리가 나서서 말려야 할 상황이다. 이런 급속한 개방은 북한 내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결과와 상반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차분하게 찬찬히, 한 걸음씩 신뢰를 쌓아가면서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북한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현재 남북 이산가족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조만간 금강산 관광도 재개될 것이다. 그리고 한-중-러 기업이 북한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고, 실제로 이 문제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급하게 먹는 떡이 체하는 법이다. 인내를 갖고 기다리면서 더 굳건한 신뢰를 쌓아가는 게 선급 과제다. 이렇게 하다 보면 남북 간에 더 큰 교류협력이 이루어질 것이다.

남북 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체제나 외세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 간의 ‘신뢰’다. 신뢰 구축이 남북통일의 선결 과제이며 통일의 초석이기도 하다. 신뢰가 전제하지 않는 교류나 협력, 나아가 통일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가 아무리 장밋빛이라고 해도 무지개를 보려면 비를 참아야 하는 법이다. 남북통일 과정에는 햇볕 못지않게 적지 않은 비도 기다리고 있다. 비를 참아내면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믿음을 남북이 함께 가져야 그 통일이 축복된 통일로 귀결될 것이다. 비 온다고 이내 판을 걷으면 무지개를 볼 수 없다. 남북이 때로는 원치 않는 긴장 관계에 놓일 수도 있다. 일종의 소낙비다. 하지만 이 소낙비가 개인 뒤에는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남북이 공유하면서 판을 걷지 않고 비 갤 때를 기다릴 수 있어야 우리가 바라는 통일을 이룰 수 있다.

아울러 통일은 남한만 준비하는 게 아니다. 북한도 준비된 통일을 맞아야 큰 갈등 없이 38선을 봉합할 수 있다. 북한도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지구상에는 외세, 그것도 세계열강의 힘은 빌리고 싶어도 빌리지 못하는 나라가 많다. 헌데 한국은 세계열강이 저마다 자신의 힘을 우리에게 실어주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서 공언한다. 어찌 보면 외세에 갇힌 모양새이기도 하지만, 또 어찌 보면 세계열강의 관심과 기대를 받는 축복 받은 나라이기도 하다. 우린 하늘이 준 ‘이 외세를 남북통일에 잘 활용해야’ 한다.

통일은 특정계층의 기득권을 보장해 주는 게 아니라 8,000만 모든 동포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 더욱이 평화적인 통일이 이루어지면 ‘숙청’이란 상상은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 ‘북한은 믿을 만한 상대가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을 믿겠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 신호에 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별개로. ◈



잉걸
연변통보 201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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