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통보

 

   열린생각

 

 

연변통보를 즐겨찾기에 추가합니다검색중국날씨공지사항  

동포뉴스포 럼독자마당독자 명칼럼연재물문서자료실이미지세상벼룩시장

‘시루떡’에 얽힌 나의 추억
기사 입력 2015-03-18 14:55:18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니까 내가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이야기인데, 당시 내 룸메이트는 고중 동창이었다. 그 동창을 ‘제니’라고 불렀는데 아주 예뻤고 반찬도 맛있게 만들었다. 물론 제니와 다르게 내 요리 실력은 ‘현재도 큰 진전이 없어 별로’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 형편없었다. 그러다 보니 제니는 매일 밥을 하게 됐고 설거지는 으레 내 차지가 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떡 만들던 모습을 떠올려 보면서, 제니에게 “내가 시루떡을 할 수 있다.”고 큰소리로 자랑하듯 말했다. 제니와 나는 떡을 모두 좋아했는데 특히 시루떡을 좋아했다. 내 말을 듣고 제니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지만, 어쨌거나 떡을 해주겠다고 하니 얼굴을 맞대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 바빠졌다. 부리나케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떡 만드는 법을 상세히 가르쳐주셨고, 쉬는 날엔 마켓에 가서 시루떡 만드는 재료를 한가득 사 왔다.

드디어 날을 잡고 시루떡 만들기에 도전했다. 찜통에 보를 펴고 물 끓으니 삶은 팥 펴고 가루를 조금씩 얹는데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게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가루를 다 펴고 팥을 다시 올리고 뚜껑을 닫았다. 옆에서 제니는 마치 ‘굼벵이도 구르는(뒹구는) 재주가 있다더니, 너에게도 이런 재주가…’ 하는 놀라움으로 눈이 휘둥그레지고 나는 시뚝해서 “다음에는 입쌀 밴새를 해준다.”라고 말했던가.

20분쯤 지나서 뚜껑을 열고 젓가락으로 익었는지 찔러봤는데 그냥 가루투성이다. 10분 또 10분… 온 저녁 뚜껑을 닫았다 덮었다 하다가 급기야 찜통은 막 타 버리고, 마음은 급한 데 아무리 쪄도 떡은 안 되고 배는 허기져 오면서 어쩔 수 없이 묵은 밥으로 저녁을 때웠다. 제니는 “너를 믿은 게 곰보다 우둔하다.”고 하면서 날 막 면박 주었다.
  
시루떡이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았지만, 만족할 만한 해답은 얻지 못하고 별수 없이 엄마에게 SOS를 쳤더니 엄마 왈, “에그, 미련한 것아. 생가루를 쪄댔겠구나!” 하시며 혀를 끌끌 차셨다.

그 말씀을 듣고 ‘진작 물을 섞으라고 알려주시지…’ 하면서 애꿎은 엄마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며 혼자 구시렁구시렁 볼멘소리를 했다. 지금도 친구들은 걸핏하면 그 시루떡 사건을 꺼내 날 무참하게 만든다. 이제는 그 사건을 잊을 법도 한데 친구들은 잊지 않고 우려먹으니 그때 내가 왜 그런 큰소리를 쳤는지 후회하면서도 시루떡을 볼 때마다 옛 추억이 새롭다. ◈



마음
연변통보 2015-03-18

주: 본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엥겔지수’ - 과연 유효한가?
통상 엥겔지수로 경제개발수준을 평가하는데 근래 들어 그 방법에 의문이 든다. 2013년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엥겔지수는 개도국 수준인 36~39%(도시와 농촌의 ...  2015.05.22
 마윈의 성공 열쇠 - 알리페이
2000년. 북경에서 우리의 사업이 한창 잘 나가던 때다. 물론 원시 자본축적은 그렇게 영광스럽지 못하고 맑스가 지적한 ‘피비린내는 원시 자본’은 아니더라...  2015.05.20
  ‘인터넷 사전’, 믿을 수가 없다
실제 번역 실무과정에 나타난 문제로, ‘인터넷 사전’은 정말 믿을 게 못 된다. 굳이 얘기하자면 그냥 실마리 정도를 얻어 정확한 개념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  2015.05.19
 韓國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글쎄?
한국 교육부가 지난해 가을부터 초등교과서에 ‘한자 병기’를 추진한다고 발표하고 그 실행 방안을 밟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한자 추종세력들이 펼치는 아래와 같...  2015.05.14
  한글 전용론자들 주장의 ‘맹점’
한글 전용론자들의 기가 막힌 주장 가운데 하나는 ‘한자어로 이루어진 우리말을 모두 한글로써도 자신들은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없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하...  2015.05.19
 연변사람들 ‘한곳에 모이면’ 좋은 일 별로 없다
가끔 산동 또는 북경에서 조선족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머무를 때면 항상 걱정과 근심이 앞섰다. (다행히 광동에 머무를 적에는 그 회사가 일본회사인 탓에 조...  2015.04.27
 ‘시루떡’에 얽힌 나의 추억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니까 내가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이야기인데, 당시 내 룸메이트는 고중 동창이었다. 그 동창을 ‘제니’라고 불렀는데 ...  2015.03.18
 무지한 사람들의 자충수
▲ K팝스타4 이진아(사진=해당방송 캡춰)

‘K팝스타 ...
  2015.02.26
 국제시장을 보지 않은 이유
- 민주국가의 퇴보과정 보기 괴로워
- 기성세대는 물질적 성과로 자만하지 말고 國家價値 퇴보에 자괴감 느껴야

시내의 극장을 지나가며 ...
  2015.01.31
 ‘기부’에 대한 나의 작은 변화
필자가 예전에는 봉사단체에 참여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 기부단체에 기부하는 사람들, 스스로 헌혈을 지원하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마다 속으로 ‘그 사람들...  2015.01.12
  
12345678910>>>Pages 58
     
오늘의 포토
일본, ‘코로나 19’ 감염자 수 계속 증가

자게 실시간댓글
 朴京範님이[9개 훈민족 계열 국...]
미국도 지들이 유럽백인족속이라고도...
 朴京範님이[러시아, "한러 연방...]
한국내 몽고족이 조선시대에는 백정...
 무적함...님이[한국내 젊은 '개돼지...]
이멍청들은 이제대놓고 매국을하는구...
 무적함...님이[9개 훈민족 계열 국...]
푸하하 ...알짬아 이저는외곡도 더...
 알짬님이[9개 훈민족 계열 국...]
한국 역사에는 빠져있지만, 터키나 ...
 알짬님이[9개 훈민족 계열 국...]
무적아. 쿠릴타이 연맹 국가가 한...


최근 많이 본 기사

독자 칼럼

오늘의 칼럼


Copyright 2006 연변통보 all right reserved.
webmaster@yanbianews.com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