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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안부
기사 입력 2022-01-16 20:47:20  

새해를 맞아 모두들 서로 문안인사를 전한다. “잘 지내시죠?”, “건강하시죠?” 예전 같으면 새해를 맞아 의례적으로 주고받았던 평범한 인사들이 요즘엔 진심어린 안부로 느껴진다. 코로나19여파로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을 념려해주는 "다정한 안부"로 들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발생 이후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근 2년간 우리는 여느해와 다르게 어수선하고 불안한 시기를 겪고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도 서보았고 재택근무도 경험했다. 식당에서 ‘혼밥’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 되여버렸고 막 소학교에 입학한 한 아이들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모니터 앞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방역전문가와 의료인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 정부의 과단한 결책과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덕에 코로나19발생 초기의 혼돈을 우리는 무사히 지나왔다.

코로나19발생초기 주변 사람들에게 위챗으로 안부인사를 건넸던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에 잘 지내는지, 별일은 없는지, 별일은 없겠지만 힘든 시기를 잘 지내자”는 내용이였다. 코로나19 발생초기에 호기롭게 이 시기를 잘 보내자고 인사를 나누었던 이들은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의 시기가 곧 지나갈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랬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안부를 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끝날 것 같지가 않은 코로나가 이어지는 요즘 일부 서방국가들에는 또다시 변이된 코로나 확진자수가 폭증하고 있고 국내 여러곳에도 확진자수가 늘어나면서 우리의 불안은 다시 커져만 가고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서로의 다정한 안부인사가 더 소중하고 누군가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용기와 힘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최근 한 매체가 이벤트로 실시한 "한해동안 가장 큰 힘이 되여준 한마디"사연공모에 가장 많이 접수된 말 역시 평범하지만 진심이 담긴 말이였다. 례를 들면 무뚝뚝한 아버지가 어느날 불쑥 다가와 해준 “네가 우리 집의 자랑이다.”란 말과 “겁내지 마, 내가 친구해 줄게.”라는 친구의 말 한마디에 용기를 냈다는 것이다. 또 취직으로 방황할 때 부모님이 해준 “꿈을 버리지 말자. 끝까지 도전하자.”라는 말이 가장 큰 의지가 됐다고 한다.

필자의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특별히 엄격한 독특한 분이였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여느 아이들처럼 엄마품속에서 엄살도 부려보고 재롱을 떤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였고 항상 엄마의 존재가 두렵게 느껴져 저만치 거리를 두고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성격의 어머니였지만 우리 4남매의 앞날에 관계되는 중요한 일에 들어가서는 추호의 주저도 없이 우리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고 항상 자녀의 선택을 존중하고 자녀를 끝없이 믿어주었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몫까지 대신해 우리 4남매를 끝까지 뒤바라지 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필자는 조금만 더 다정한 말로 엄마의 속깊은 사랑을 자녀들에게 표현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가 하는 생각을 종종 하군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기만 하면 첫마디가 “우리 딸 밥 먹었어?”라는 말이였다. 듣는 순간 코끝이 찡해나고 울컥해지는 것이였다. 무뚝뚝한 어머니의 이 한마디는 큰딸에 대한 가장 큰 ‘관심’이였고 ‘걱정’이였고 ‘배려’였던 것이다. 어머니의 이 말 한마디는 더없이 다정하고 애틋한 마음으로, 엄마의 속깊은 사랑으로 고스란히 전해졌고 필자한테는 더없는 용기와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인간은 이렇게 작은 말 한 마디에 울컥하면서도 용기를 내는 작지만 아름다운 존재이다. 코로나19로 지금 인류는 가장 외롭고 고독한 시기를 겪고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외로움은 깊숙히 똬리를 틀고 있다. 일부 서방국가들에는 고립에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있는가 하면 경범죄를 저지르고 ‘덜 외로운’ 감옥행을 택하는 로인들도 있다고 한다. 외로운 동굴에서 서로를 구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다정함이다. 강해지려면 다정해야 하고 다정해 지려면 부드러워야 한다. 부드러워지기 위해 우리는 더 필사적으로 서로를 ‘감각’하고 ‘의지’해야 하는 것이다.

농촌에 주재하고 있는 어느 빈곤해탈부축 간부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요즘 연변의 여러 농촌은 이미 빈곤에서 벗어나 촌민들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한 삶을 살고 있다. 하기에 요즘 그들에게 필요한 건 경제적인 도움보다 외로움과 고독을 이겨내는 따뜻한 안부와 작은 보살핌이라고 한다. 특히 젊은 층들이 대부분 밖으로 나가 대부분 60세 로인들이 촌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필요한건 누군가 찾아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고 힘을 낼수 있는 삶의 동력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는 것이다.

얼마전 뉴스에서 봤던 영국빈민가 소학교 교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코로나격리기간에 18킬로그람의 배낭을 앞뒤로 둘러메고 8킬로메터를 걸어 제자 78명에게 점심을 배달한 파울스 선생님, 그가 제자들에게 배달한 것은 간단한 점심식사 한끼가 아니라 고립된 공간에서 혼자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들이 코로나19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외로움과 고독을 이겨내게 하는 생명의 동아줄이였던 것이다.

‘진화의 생존자는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자’라고 한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다. 코로나19로 힘들고 외로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이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적지 않을 것이다. 이웃의 다정한 안부와 다정한 손길이 더없이 필요할 때이다. 새해의 스타트선에서 다시한번 서로의 다정한 안부가 그 어느때보다도 소중함을 실감한다.


장연하
연변일보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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