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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을 꿈 꾸라
기사 입력 2021-02-23 13:14:39  

온리원이라는 말이 대세이다. 중한 수교 이후 넘버원이라는 말이 오래동안 류행되더니 요즘은 온리원 쪽으로 돌아졌다. 둘 다 영어의 한국식 표기인데 대충 그 뜻을 헤아려보면 넘버원은 ‘으뜸’이라는 말이고 온리원은 ‘하나’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왜 으뜸이 아니고 하나를 더 선호하게 되였을가?

넘버원은 언제라도 넘버투 혹은 넘버쓰리,넘버포 등에 의해 정복될 위험을 안고 있다. 어디 넘버들 뿐인가. 이름도 없는 무명소졸이 급속히 치고 올라와 무너뜨릴 가능성마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온리원은 오롯이 자기만을 고집하고 세상에 둘도 없는 혼자라는 리념을 내세우기에 대체불가인 것이다.

희유금속이 왜 비싸게 팔리는지 아는가? 철이나 구리 등 일반금속과 달리 매장량이 적은 데다가 한곳에 집중되여있으며 추출이 어려운 금속이 바로 희유금속이다. 리튬, 니켈, 인듐, 몰리브덴, 세슘 등이 바로 이 희유금속에 속하는데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량은 결코 많지 않지만 최첨단 IT산업,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산업의 핵심소재로 쓰이고 있으며 그래서 ‘산업의 비타민’으로까지 불리운다.

황금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오로지 리유라면 바로 그 희소성 때문이다. 온리원이 제대로 먹혀들어간 사례로 볼 수 있겠다.  

중국 영화계에 까까머리가 트랜드마크인 갈우라는 남자배우가 있다. 그는 금계상, 대중영화백화상 등 중국 영화계의 모든 영화상을 싹쓸이했고 제47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까지 받은 영화대가이다. 그런데 이 갈우는 당시 사람들의 심미관념으로 볼 때 결코 남자주인공의 형상이 아니였다. 당시 중국 영화계에서 남우주연으로 정평이 나있던 배우들로는 왕심강(《정찰병》, 《렬화 속에서 영생하리》, 《지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전파》 등 영화들에서 남우주연을 맡은 배우), 당국강(《남해풍운》, 《오늘 밤도 별은 찬란하네》, 《적수하를 네번 건느다》, 《높은 산 아래에 놓인 화환》, 《장정》, 《삼국연의》, 《건국 수령 모택동》등 영화와 드라마의 남우주연을 맡은 배우), 진도명(《말대황제》, 《강희왕조》, 《초한전기》, 《당산대지진》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남우주연을 맡은 배우) 등 쟁쟁한 배우들이였다. 그들은 말 그대로 당대 꽃미남들이였고 그래서 전국의 수많은 소녀팬, 아줌마팬, 할머니팬들의 우상이였다. 그러나 갈우는 워낙 형상이 우습게 생긴 데다가 젊은 나이에 번대머리까지 되였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형상창조를 위해 고심했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고 했던가. 마침내 갈우는 중국에서 판도를 바꾼 이름 난 드라마 《편집부의 이야기》에서 자신만의 특색연기로 대중들의 시선을 한몸에 집중시키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형상창조를 위해 번대머리를 아예 까까머리로 밀어버리고 지금까지도 그 까까머리를 고집하고 있다. 중국 영화배우들의 까까머리는 모름지기 저명한 소품배우 진패사와 갈우로부터 시작되였을 것이다.

갈우는 넘버원을 다투지 않았다. 결코 남우주연을 욕심내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개성 있는 형상창조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그랬기에 그는 더욱 연기파로 소문날 수 있었고 그의 연기는 오로지 갈우 한사람만의 독보적인 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갈우의 경우는 살을 깎고 뼈를 깎아서 천편일률적인 미를 추구하는 요즘과 사뭇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혼자만의 독보적인 존재가 결국 세상사람들한테 먹힌다는 것을 그는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서비홍을 모방하는 사람은 아무리 말을 잘 그린다 하더라도 서비홍을 영원히 초과할 수 없다. 그러나 당나귀를 열심히 그리고 당나귀그림에서 만큼은 가히 독보적인 존재라고 불리울 수 있다면 적어도 서비홍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자기홍보시대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비슷한 학력, 비슷한 실력, 비슷한 경력 등으로는 경쟁에서 이겨낼 수가 없는 것이다. 반드시 자기만의 특색을 발굴하고 그것을 극대화시켜야 비로소 세상의 인정을 받게 된다. 즉 세상에 단 한명 밖에 없는 자신을 홍보해야 하는 것이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상처투성이 넘버원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로 행복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온리원이 되여야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이 인정되는 순간 당신은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누구나 대체가능한 사람은 인재일지는 몰라도 그런 인재의 보편성 때문에 결국 인정받기 어렵게 된다는 말이다.

글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은 이미 글이 아니다. 같은 이야기도 다르게 표현될 때 그 가치가 인정되며 독자들을 자석처럼 끌 수 있는 것이다.

보도 블록은 아무리 아름답게 만들어져도 결국 보도 블록일 뿐이다. 그 보도 블록을 고이 모셔다가 집에 수석으로 소장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강변에 널려있는 돌들이라 해도 모양이 기괴하고 다른 돌들과 특이하게 생기면 수석으로 모셔져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름지기 이 ‘하나’를 추구해야 한다. 오로지 나만의 것을 창출해서 개성 창조에 주력할 때 비로소 훌륭한 작가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아마츄어는 넘버원을 추구하지만 프로는 온리원을 꿈 꾼다.



한영남
길림신문 20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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