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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언은 진실을 가리지 못한다
기사 입력 2020-03-15 18:10:15  

요언은 인간이 만들어낸 ‘바이러스’다.

현재 자연 속의 바이러스가 수백만종에 달하는중 우리 인류가 장악한 바이러스는 고작 3000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요언은 무에서 유가 되는 막수유(莫须有)의 존재이다. 어떤 사건이나 변이가 생길 경우 때와 장소에 맞춰 붙는 불에 키질하듯 요란스럽게 꾸며낸 풍문이다.

처음 시작은 짤막한 토막소식이 항간에서 한두 사람의 입을 통하여 파다히 퍼지면서 굉장히 부풀어진 스토리로 둔갑하는 것이 요언이 갖춘 형태의 특징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이 불가능하여 숙주의 복제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처럼 요언도 역시 혼자서는 존재가치가 유야무야해서 탑재할 운반도구가 필요한즉 흔히 타인의 입을 빌어 가지와 잎새를 펼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핸드폰을 사용하는 요즘 세상은 사람들이 손끝 하나를 리용하여 별의별 희안한 일을 다 만들다 보니 한낱 실없이 내뱉은 헛기침소리마저 순식간에 지구촌 방방곳곳에서 뜻밖의 폭풍을 동반한 해일같이 무시무시한 나비효과를 만들어낸다.

요언은 보통 두가지 심리형태이다. 하나는 고의적인 악성루머이고 다른 하나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 나타난 류언비어를 봐도 그렇다.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조사, 연구가 없이 극소수 사람들은 자기 주관적인 억측으로 아무렇게나 사실무근의 발언을 쏟아내여 가뜩이나 오리무중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사회의 민심을 혼란스럽게 휘저었다.

“어디선 사람이 얼마 죽었다오.” “이번 병은 걸리는 족족 몰살한다오.” 마치 지구의 마지막날이 온 것 같이 흉흉한 소문이 중구난방으로 터져나와 한때 예방, 대책 사업에 적잖은 애로와 난관이 조성되였다. 이에 정부에서 엄정히 대처하여 조사,처리하였는바 우리 연변에서도 이미 여러명을 사출해내여 법적 제재를 가했다.

그 버금으로 무책임한 발언이 사회에 남긴 부정적인 영향이다. 스타트는 악성루머와 좀 틀리겠지만 사회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그에 못잖게 오십보백보, 일맥상통하다. 직장의 동료거나 사회의 친구끼리 앉은 장소에서 누군가 부지불식간 혹은 심심풀이 삼아 뱉은 무심한 말마디가 듣는 사람들한테 빅뉴스로 급물살을 타서 사회의 볕물의를 일으킨다. 무서운 전염병일수록 떠도는 말추렴을 경계하고 랭철한 사고력으로 신중하게 대처할 대신에 아무렇게 쏟아내는 발언자의 입담에 귀가 솔깃해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그것도 모자라 재빨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걸로 만족감을 느낀다. 서로 찧고 빻고 하는 사이에 발 없는 말이 천리밖을 내닫고 종아리 보고 허벅지 보았다는 식의 엉뚱한 괴담으로 번진다.

요언이 번마다 발 붙일 곳이 있고 기승을 부리는 데는 그럴만한 사회적인 배경이 있다. 이를테면 아직 성숙되지 못한 사회군체의 취약한 정신적 측면과 도덕적 심리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17년 전 사스풍파를 겪었고 오늘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있지만 요언에 대해 사회의 군체가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의 차이가 그때나 지금이나 눈에 뜨일 만큼 현저한 변화가 없다. 마음 한복판에 소극적이고 굴절된 심리가 작동하여 어떤 소식이든 접하고 먼저 떠올리는 생각이란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가, 량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하는 좁은 인간의 도덕성을 갖고 분석하는 데 길들어져있다. 경악을 금치 못할 골목소식도 침방울 튕기며 열심히 전달하는 사람의 신뢰와 믿음에 따라 자신의 정서파동이 오르락내리락하는지라 넉넉치 못한 생각의 울타리가 늘 갖가지 어불성설로 흉흉하고 불안하다. 먼저 객관적인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옳바른 처사임에도 불구하고 요언의 가능성에 각별히 관심을 갖고 무게를 싣는 쪽으로 선택한다. 후날 사건이 정리되여 진실이 백일하에 속속 드러날 즈음에는 철썩 무릎을 치며 “암, 그렇고 말고.”하며 자신이 언제 요언을 날랐더냐싶게 도적고양이 뺨칠 정도로 능청을 부린다. 결국에 요언을 만들어낸 사람이 사회로부터 나쁜 인간의 취급을 받고 모든 량심적 가책이나 죄의식을 그 사람한테 덮어씌우는 반면에 대다수 사람들은 청백하고 무고한 신분을 되찾아 이왕의 평온한 삶을 누리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고 관례가 되였다. 맹목성과 무책임성이 낳은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앞으로 바이러스처럼 또 어떤 변이를 가져올지 근심이 앞선다.

진실을 금덩어리에 비유하면 요언은 금빛을 가리는 흙먼지에 비유할가. 땅속에 묻힌 금덩어리가 파내여 빛을 보일 때면 흙먼지는 아침이슬마냥 가뭇없이 사라진다. 지난해말부터 기습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몇달 동안 우여곡절, 간난신고 끝에 드디여 륜곽이 드러났다. 비록 아직은 발병원인에 대한 조사와 치료방법에서 획기적인 전변이 필요하지만 이미 거둔 성과만으로도 여직껏 민심을 교란한 온갖 류언비어를 짓뭉개버리고도 남는다. 어제날 요언에 흐리멍텅하던 사람들도 인젠 단합된 대오 속에 뭉쳤다.

요언은 퍼뜨리면 수치이고 물리치면 떳떳하다. 재난을 전승하기 위하여 노도같이 일떠선 온 사회의 거룩한 모습 앞에 요언이 더 이상 진실을 오도할 수도 설자리도 없음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구름이 어찌 태양의 진실을 가리랴…



최장춘
연변일보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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