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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대학 조선족들의 이야기(2)
기사 입력 2019-05-21 07:38:15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이전의 북경대학 조선족들의 상황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 건국대학 손염홍(장춘 출신) 교수의 저서 《근대 북경의 한인사회와 민족운동》(서울, 역사공간, 2010년 출판)은 북경대학에서 공부했던 일부 조선인들의 기록을 수록하고 있다.

손염홍 교수는 저서에서 《불령단체관계잡건-조선인의 일부–지나 각지》(제1권 1919년 3월 작성, 제2권 1922년 1월 작성, 제3권 1924년 월 작성), 조선총독부 북경 파견 통역관이였던 키후지 고쿠기(木藤克己)의 《북경 재류 조선인의 개황》(1927년 5월 작성) 등 일본 자료들을 인용하여 고룡환, 장자일(통주 로하중학 졸업후 1917년 북경대학 입학), 김용환, 김호영, 서범석(1921년 북경대학 정경학과 입학), 소완규(1920년경 북경대학 문예과 입학), 량명(북경대학 문과), 리대위(1921년 북경대학 졸업), 리윤재(1921년 북경대학 력사학과 입학), 리정규(북경대학 경제학과), 리유동(1927년 북경대학 졸업). 차응준(1923년 북경대학 입학) 등 여러 조선인들이 북경대학에서 공부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 부경대학 조세현 교수도 저서 《동아시아 아나키스트의 국제교류와 연대》(창비, 2010년 출판)에서 1920년대 초에 리정규가 북경대학 생물학 리석증 교수의 도움으로 경제학과 2학년에 편입되였다고 했다. 기실, 현시점에서는 당시 북경대학 학적부를 조사하기 어렵고, 설령 찾아본다고 하더라도 국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확인이 곤난하지만, 이러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사료임에 틀림없다.

님 웨일즈의 《아리랑》의 주인공인 김산(金山, 본명 장지락)은 1921년에 북경협화의과대학에 입학, 후에 현재 해정구 중관촌 일대에서 활동했던 기록이나 주문빈(周文彬, 본명 김성호, 1928년 북경 통주 로하중학교에서 첫 당조직을 설립)렬사의 동생인 김상호가 연경대학에서 공부했던 사실, 지금도 북경대학도서관에 1920년대 초에 신채호, 류자명 등 독립운동가들이 북경에서 만든 《천고》(天鼓) 잡지가 보관되여있는 등 여러 사실에 비춰본다면,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이전에도 북경대학에서 다수의 조선인이 공부했을 것이라는 점은 짐작이 가능하다.

개혁개방 이전에 북경대학 졸업생들중 모교에 교원으로 배치된 분들외에, 비록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과학원, 중국인민대학, 중앙민족대학, 료녕대학, 길림대학, 연변대학, 심양시과학기술대학, 사천성 성도지질학원, 계림야금지질학원 등 전국 여러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에 배치된 분들도 있다.

이분들도 자신들의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이룩했다. 그중 특히 언급해야 할 것은 2007년에 작고하신 중앙당학교 최룡수 교수의 연구 및 활동 업적이다. 최룡수 교수는 1962년에 북경대학 철학학부를 졸업하고 길림전력학원에 배치되였다가 1978년에 중앙당학교 철학연구실에 전근되였다. 20세기 80년대 초, 중앙당학교에 연수하러 왔던 조남기 장군과의 만남을 계기로 그분의 말씀에서 많은 계발을 받고 조선족혁명렬사들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관련 연구에 온갖 심혈을 기울였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던, 특히 관내지역에서 활약했던 리철부(본명 한위건), 한락연(본명 한광우), 양림(본명 김훈), 김산(본명 장지락), 주문빈(본명 김성호) 등 조선족혁명렬사들의 업적을 연구, 발굴하고 널리 알렸으며, 《조선혁명가들의 항일투쟁》, 《연안에서의 조선혁명투사들》, 《수도에 있는 조선족 로혁명가와 그 유가족들》 등 여러편의 연구론문을 발표했다(《최룡수문집》, 북경, 민족출판사, 2010년 출판). 최룡수 교수의 연구, 선전과 노력으로 인해 북경의 조선족 로혁명가 자녀들 간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들의 일환으로 2005년에는 한국 로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주문빈렬사의 녀동생 김신정, 김산렬사의 아들 고영광, 한락연렬사의 아들 한건행 등 세분이 선대들에게 주는 대통령 표창상을 수여받았다. 또한 최룡수 교수의 정신을 본받아 중국조선민족사학회 한락연연구전업위원회가 2017년 7월에 정식으로 설립되였으며, 한락연을 비롯해 관내지역에서 활동했던 조선족혁명렬사들에 대한 연구가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9월, 북경조선족애심장학회가 주문빈렬사의 모교인 북경시 통주구에 있는 로하중학교를 찾아 학교내의 렬사의 동상과 혁명렬사비, 학교기념관 및 주문빈반을 참관했으며, 주문빈렬사장학금에 조선족단체로서 처음으로 인민페 1만원을 기증했다. 이러한 것들은 최룡수와 같은 선대 학자들이 조선족 혁명렬사들을 연구, 발굴하고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1956년 북경대학 아랍어학과를 졸업한 한국해외문명교류연구소 정수일 소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연변 팔도태생으로 과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는 현재 한국에서 실크로드 력사분야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비록 80여 세의 고령이지만 《실크로드사전》, 《해상실크로드사전》, 《실크로드도록》, 《해상실크로드도록》 등 방대한 연구서적을 련이어 출간함으로써 오늘날 일대일로연구에 중요한 참고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신강 키질석굴연구에서 연변 룡정출신의 화가 한락연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북경대학 조선족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 선대들의 이야기나 잘 알려지지 않은 력사기록들이 아직도 너무 많이 발굴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력사, 선대들의 업적을 잊지 않고 기록해야 만이 그들의 정신과 문화를 전승해나갈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매우 시급한 것으로 전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 지원이 참으로 절박하다.


리성일
인민넷 조문판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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