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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地方)과 지방(脂肪)
기사 입력 2019-04-24 16:12:36  

요즘 내가 관심하는 것은 다이어트이다. 최근의 다큐멘터리에서 소개한 “일일일식”(一日一食), 수많은 체널에서 다이어트를 소개하며, 다이어트 실패로 겪은 “요요현상”의 고통을 얘기할 때, 나도 빨리 몸의 “비게 덩어리”를 처리해야지, 단단한 근육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지 하면서 다이어트에 집중하고 운동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지방”하면, 나의 뱃살(脂肪)이 떠오르지, 내가 먹고, 자고, 일하는 공간과 장소로서 지방(地方)은 점차 잊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하여 보면, 먹고, 자고, 일하는 작업장과 쉼터로서 지방, 그리고 노동의 안락성과 만족도가 높은 지방(地方)이 내 뱃살을 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확 떠올랐다.

얼마 전 중국의 장수마을(長壽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곳의 사람들은 이미 “100세시대”를 앞당겨 실현했는 것이다. 산 좋고, 물 맑은 호수, 세상과 격리된 공간에서 조용하게 전통문화를 유지하면서, 규칙적인 생활, 오염되지 않은 식수와 하늘이 내려준 유기농 건강식품은 이들의 장수할 수 있으며, 날씬한 몸매를 가진 비결인 것 같다. 조금 더 한국, 일본 등 장수지역을 보면, 풍토인정이 장수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오늘날 지방의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베이징, 서울, 동경의 수도권보다 높거나, 비만도는 떨어지고 있다는 유의미한 통계자료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수도권의 수명이 좀 더 길게 나올 수 있으며, 날씬한 사람도 수도권이 좀 더 많을 수 있다. 즉 개인의 건강은 이미 정치경제적 공간으로 더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설사 베이징에 황사와 스모거가 엄중하여 자연환경은 열악할 수 있지만, 중국의 빈곤한 농촌지역보다 훨씬 수명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다이어트의 실패를 지극히 개인적 문제로 보고 있으며, 비만은 개인의 “탐욕”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사회적으로 보는 것이 “도시병”으로 귀결시키지만, 비만자가 사적영역에서 이야기할 때, 개인의 비만을 사회적 요인으로 귀결시키면, 주변사람들의 놀림을 받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비만자에 대하여 동정보다 멸시가 앞서며, 집단의 문제보다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사실, 오늘날 한국과 중국의 지방(地方)의 문제도 중앙-지방의 관계에서 볼 때, “비게덩이리”인가? “탄탄한 근육질”인가의 논쟁의 지속이다. 고속산업화, 도시화, 성장시대에 지방은 말라꽹이로 변하고 수도권은 뚱보로 변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이유는 “그래도 싸움에서 덩체가 큰 놈이 이긴다”는 슬로건이었다. 그래서 거대한 동경, 서울, 베이징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동경은 벌써 다이어트의 시대를 감지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지방분권화를 실시하였고, “착한 성장, 똑똑한 복지”로 전환에서 베이징, 서울보다 앞서고 있다. 그러나 동경은 주택가격 폭락의 뼈아픈 대가를 치르면서 다이어트비용을 지불하였다.

그러나, 베이징과 서울의 탐욕은 끝이 없다. 황사, 스모그가 가중되지만, 베이징에 인구와 주택은 오히려 과밀화되고, 농촌지방의 공동화는 더욱 심각하여 지면서, 대도시의 다이어트 실패와 그로 인한 “요요현상”이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수십년간 지방은 수도권을 위해 20대 청춘의 탄탄한 근육질을 소모하면서 헌신하였지만, 50대에 들어서 얻은 걷은 수도권이 다이어트를 위해 던진 “비게 덩어리”이다. 이것조차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형국책사업을 기획하여 정신없이 받어 먹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중국의 지방도시들은 정신없이 번쩍번쩍 빛나는 정부청사를 짓고, 땅을 팔아 부동산을 개발하면서 수도권이 예전에 하는 방식대로 “큰 수도, 강한 수도”를 벤츠마킹하여 “크고 강한 지방”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있으며, 그 간판을 도처에서 볼 수 있다.

지방이여, 이제는 20대 청춘의 지방이 아니다. 우리 몸 전체의 고속성장은 지나갔고, 장기는 50대에서 100세까지 노후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고령화시대에 처해있다. 중앙이 던져 준 “비게 덩어리” 얻어 먹어면서 눈치 보아야 하고, 정신없이 먹어치워 뚱뚱한 몸매에 입술에 기름이 번지러 발리면, 촌스럽고 아둔하다고 비웃음을 받고 있는 것이 지방이다.

중국과 한국의 지방들은 이제는 번쩍 정신 차려야 한다. 내 몸을 수도권에 맡겨서 절대 “근육질”이 좋은 몸매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지방의식을 갖고, 지방분권화를 해서 내 몸은 내가 알아서 관리해야 조금이라도 오래살 수 있고, 날씬한 몸매를 가질 수 있다.


예동근
흑룡강신문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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