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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의 고뇌와 그 가치를 말한다
기사 입력 2018-05-05 16:12:33  

청명날 고향에서 일생을 볼모로 내밀고 문학의 일로에서 매진하는 몇몇 문사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오가는 한담에서 이들이 바로 속세의 부귀영화와 주지육림을 멀리한 민족사회의 주보이고 민족문학의 버팀목이라는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민족문화의 터전이 황페해지고 민족문학의 자리가 좁아터진다는 탄식을 들으며 불안해졌다. 면식도 익히기 바쁘게 우수에 잠긴 그들을 뒤로 하며 유감(有感)도 남았다.

개혁개방은 조선족사회의 새 지평을 열었지만 전통적 인문지리학 구조는 밑둥부터 바뀌고 있다. 또 그 변화 물결과 세계화 조류가 합류되면서 조선족사회에는 인구대이동,인구격감, 교육위기, 등등 ‘전신증상’이 병발(并发)하여 그 존망 자체를 걱정하는 소리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다. 더구나 민족문화를 아예 리탈하는 인구도 량산되고 있으며 가무는 문화터전에 불부채질한다는 것도 민족 내부의 사실이다. 이 불가역변화가 민족문학의 뿌리를 세차게 흔들었고 오늘도 진행형이다.

첨단과학의 발전으로 문학의 생산방식, 류통방식과 소비패턴이 격변하고 있다. 하여 재래적 문학은 과학기술 발전과 엇박자를 치는 데 합점을 이루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전 지구가 한마을로 축소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는 그만두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까지 인터넷 통신망으로 련결되는 시대이다. 문학인들의 원고지는 모니터로 바뀌고 연필은 키보드로 바뀌고 있다.전통적인 문학과 문학 향수 타입이 혼선을 빚으며 헛갈리여 말 그대로 앞이 흐리마리하다.

격렬한 물질추구 욕망과 인간의 리성, 륜리 관념이 세찬 파동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민족공동체의 해체를 부르고 리념 혼돈을 조성하여 민족문화 허무주의와 그에 따르는 부산물을 량산하고 있다. 물질주의에 넋을 잃은 사람들은 무한경쟁과 재부의 축적에 혈안이 되였을 뿐 그까짓 민족문학은 내 생존과 아무 관련이 있냐는 듯 머리를 돌리고 있다. 민족문학이 이 살벌한 시대에서 류리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제4차산업혁명이 시대적 화두가 되고 그 물결이 급속히 세지고 있다. 20년 뒤면 인간은 육체로동과 정신로동과 잡무에서 탈피하여 행복하게 살 것이라며 미래학자들이 예측을 꽃피우는 현실이다. 인간의 물욕과 과학발전의 동반물인 민족문학의 공허증후군을 해소하고 민족 가치관과 륜리 공백을 메우는 것이 조선족사회의 급선무로 나서고 있다. 하여 민족문화 본연의 기초에서 문학의 미래를 재정립하고 새 도로를 개척해야 할 심중한 력사적 과제는 지성인들의 몫이 되고 있다.

시대가 굴러가며 변해도 조선족 작가들이 류념해야 할 신조라면 나의 작품은 중국특색이 선명한 민족문학이여야 한다는 점이다. 작가들은 중국 문화를 위주로 한 타문화에서 혼합영양을 흡수하고 량종측지(侧枝)를 접목하고 우성형질(优性形质)을 융합시키는 시대적 기법을 창조하는 것으로 민족문학의 승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타문화와의 슬기로운 조화야말로 민족문학 빛발의 광원이고 민족문학 영광의 소재이며 민족문학 존속의 원천이 된다. 또한 문화융합이 유연하게 실현된 작품이여야 민족문학의 독자성을 지키는 문화 장치와 방어선이 될 수 있다.

만약 문학시장의 개발에 나선다면 융합문학이란 포인트를 기치선명하게 홍보해야 최대의 시장효과를 올릴 것이다.

민족문학이 비록 가파로운 아리랑고개를 넘고 있어도 우리 작가들은 창작을 지속하며 민족의 희로애락과 참된 인간성을 살려내는 소임을 다 하고 있다. 생존, 자본과 과학이란 삼두마차가 끌고 가는 이 시대에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문학인들의 고뇌는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 작가들의 고민은 사회, 경제나 과학 발전의 간단한 부작용이 아니고 반드시 겪어야 하는 발전통이고 성장통이고 지나야 할 통과의례로 봐야 마땅하다. 우리 조선족은 기복이 많은 력사시련을 겪으며 혹독한 고민이 없었던 나날이 없었던 같다. 그렇다면 이 가난한 문인들의 고뇌와 고민을 민족운명의 축도라 봐야 할 게 아닌가.

그래도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락관적 정신과 ‘낮게 나는 새가 먹이를 많이 먹는다.” 는 실리적 태도를 결합시키며 힘들더라도 미래와 발부리를 갈마보며 나가야 한다.그러면 우리 문인들의 고뇌 집적은 새시대 문학을 숙성하는 ‘발효효모’ 로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들이 고난이 점철한 올리막 걸음을 숙명으로 감내할 때 그 의지는 민족 문학의 새 천지를 개척하는 원동력이 될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김인섭
연변일보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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