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통보

 

   칼럼기고

 

 

연변통보를 즐겨찾기에 추가합니다검색중국날씨공지사항  

동포뉴스포 럼독자마당독자 명칼럼연재물문서자료실이미지세상벼룩시장

피밭골과 비파골
기사 입력 2019-07-08 10:10:37  

연변지명에는 연변력사의 굴곡이 화석처럼 새겨져있다.

돈화시 흑석향 경독(耕讀)촌 지명은 최초에는 함경도 포수들이 이곳에 들어와 무더기로 피낟이 자라는 것을 보고 피밭굽이라 불러 온 데서 기원된다. 그 후 일본인과 경상도 상주, 강원도 여러 지역에서 이주민들이 들어오면서 마을이름이 비파(琵琶)목으로 붙여졌다가 교토(京都)라는 지명으로 굳어진다. 일본 옛 도시 교토(京都)와 일본의 오랜 불교사찰들이 밀집하여있는 비와호(琵琶湖) 이름으로 명명하여 의도적으로 땅이름을 외곡하였다.

그 시기 흑석향 지역의 지명을 살펴보면 나라촌(奈良), 하가산촌(和歌山), 시가촌(志賀), 미에촌(三重) 등 일본 긴키지방 지명들을 판박이로 옮겨와 이식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함경도 포수들은 그 때로부터 일본군과 저항하여 싸우기 시작했으며 1945년 가을 목단령 고개길 다리목에서 일본군 소분대를 전멸시킨다. 죽은 시체를 쌓아 무덤을 만들었는데 마치 작은 산처럼 솟아 있었다. 80년대초에 들어와 감쪽같이 무덤이 사라지고 다시 평지로 바꿔졌다. 항일전쟁이 끝난 후 이들 포수들은 마적과 손잡고 토비소굴에 들어가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다. 곡파가 쓴 《림해설원》의 토비무리에는 함경도 포수형상이 파편적으로 그려져있는데 그 맥락은 이런 흐름에서 엿볼 수가 있다. 해방 후 교토(京都)촌은 경독촌(耕讀)으로 땅이름을 바꾸어 표기한다.

항일무장투쟁사에 한획을 그은 봉오동전투에는 비파골(琵琶溝)이라는 지명이 등장한다. 원래 이름은 피밭골로서 일본군이 의도적으로 혹은 착각하여 군용지도에 비파골로 표기하면서 오늘날까지도 국내 학자는 물론 국외 학자들도 비파골이란 그릇된 지명을 그대로 옮겨 쓰고 있다. 1945년 가을 일본군은 투항하였지만 피밭골 사람들은 그해 겨울에 가서야 광복소식을 소금장사한테서 듣고 알게 된다. 50년대 말 숱한 농촌 인력이 쇠물을 녹이는 일에 동원되여 농사가 흉작이 들었을 때 린근 마을 사람들이 피밭골로 몰려들어와 피낟을 뜯어간 적 있었다.

연길해란강골프장 자리는 원래 관청메(일명 계림촌)라 불리던 마을 옛터이다. 겹겹이 산으로 에워싼 마을은 무릉도원처럼 남으로 해란강이 북파하여 흘러들어오고 마을 앞으로 작은 냇물이 동네를 감돌며 해란강과 합류되여 비켜나가는 형국이다. 마을 뒤로는 야트막한 동산이 솟아있어 전형적인 금계포란형 풍수경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거기에 력사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전개되여온 마을 취락들. 그 우에 겹겹이 쌓이고 쌓여 이루어진 인문지리경관은 우리가 보존했어야 할 귀중한 문화유산이였으나 2000년 문턱에 들어와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지금은 복원하기 힘든 곬으로 접어 들어가고 있다. 관청메에는 절당께, 진사래밭, 술기고래 ,닷돈고래, 세가달물, 사물깨, 삼밭구석, 부싯돌밭, 매방재데기와 같이 선인들이 삶의 흔적이 깊숙이 슴배인 땅이름들이 널려있다. 그 가운데 큰 피밭골과 작은 피밭골은 이미 해란호에 그 입구가 잠겨버리면서 력사 속으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산천초목의 경관은 선인들의 발자취가 새기여 풍경의 한계를 뛰여넘고 대대손손 이어진 풍토는 천년세월을 버텨나간다. 피밭골 지명을 좇아 선인들의 발자취를 조심스럽게 더듬어가노라면 피낟농사로부터 벼농사로 이어지는 이들의 운명적인 삶을 돌이켜보게 되며 긴 세월동안 입을 다물어버린 진실과 깊숙이 묻혀있는 력사와 우리가 넘어가야할 장벽과 마주서게 된다.

연변의 황량한 황무지를 하나도 남김없이 기름진 옥토로 바꾸어놓았던 선인들 눈물겨운 력사를 밝히는 일을 미루고 미루다 보면 우리는 영영 변화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지금처럼 피밭골과 같은 땅이름들을 서서히 잊힐 수가 있는 것이다.


허성운
연변일보 2019-06-05



 불효자는 웃는다
“이제 한 10년을 살겠는지.” 엄마가 소파에서 돈지갑에 항상 넣고 다니셨던 내 사진을 들여다보며 외우시던 말씀이다. 그러나 내 지갑...  2020.05.18
 좋은 때는 빨리 간다
원래 사흘만 쉬던 5.1절을 무려 닷새나 쉬였는데도 지나오고 나니 금방이다. 정년 퇴직을 하지 않는 한 아무리 긴 휴일도 결국에는 출근으로 마무리된다. 하물...  2020.05.18
 비움의 행복
얼마 전 독서모임에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들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넘쳐나는 물건 속에 허우적대던 시간들을 돌이켜보...  2020.05.18
 양꼬치의 의문의 1승
북경시가 4월 30일 0시부터 방역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낮추면서 5.1절련휴기간 인원 류동이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5월 1일,  2일,...  2020.05.18
 전염병류행기간, 우리네 삶의 이야기
지금 세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한 대혼란을 겪고 있다.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코로나페염 세계적 대류행(pandemic)을 선언했고 5...  2020.05.18
 문화는 민족사회의 추진기와 안전띠
국내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즘즈문하다 싶더니 국외에서 일파만파로 확산되며 세상인심이 바늘방석에서 내려 가시방석에 올라앉은 분위기이다. ...  2020.05.18
 우리가 하나 될 때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 내가 연변대학에 다닐 때의 일이다. 우리 학급에 흑룡강성 오상에서 온 친구가 있었다. 성미가 서글서글한 그였지만 처음 한동안은 연변...  2020.05.06
 늑대에게서 배우는 기업경영
늑대에 관한 전문가들의 글들을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사실 우리는 여태까지 늑대에 대해 잘 모르고 지내왔던 것이다. 늑대...  2020.04.27
 체면문화의 허와 실
“량반은 얼어죽어도 겨불은 안 쬔다”는 말이 있다. 겨불냄새가 싫은 데다 화기마저 신통치 않아 체면이 깎인다고 여겨 동지섣달에 몸이 꽁꽁 얼어도 아예 돌아...  2020.04.27
 ‘기록’에 대한 새 인식과 재정비
요즘 조선족 마을에 비상이 걸렸다. 흘러간 력사의 발자취를 읽어볼 자료마저 없어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길림지구 아홉명의 3040후 지성인들이 ‘기록’친목...  2020.04.21
  
12345678910>>>Pages 240
     
오늘의 포토
일본, ‘코로나 19’ 감염자 수 계속 증가

자게 실시간댓글
 동지님이[ 김일성은 왜 인천상...]
6,25 썩후에 김일성이 연안파들을...
 무적함...님이[홍콩안전법 예측 대실...]
쓰러기대학 나온해탈이 국가인전법에...
 해탈님이[홍콩안전법 예측 대실...]
묵향이라 칭할수 있는 삼은 1.5명.....
 대무신...님이[홍콩안전법 예측 대실...]
그래서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1국 2...
 대무신...님이[홍콩안전법 예측 대실...]
묵향=가리마??
 묵향님이[홍콩안전법 예측 대실...]
가리마는 여전합니다.


최근 칼럼

독자 칼럼

오늘의 칼럼


Copyright 2006 연변통보 all right reserved.
webmaster@yanbianews.com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