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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과 국민의식
기사 입력 2020-03-08 18:01:00  

극한적인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 나라와 국민의 수준을 분명히 들여다볼 수 있다. 최근 무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그 감염범위가 늘어남에 따라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였다.

중국 당과 정부 및 인민들은 이번 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막강한 응집력과 단결력, 즉 멋진 국가이미지와 국민이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습근평 주석은 인민대중의 생명안전과 건강을 시종일관하게 첫자리에 놓고 코로나19 예방통제 인민전쟁, 총력전, 저격전의 승리를 따낼 데 대해 강조함으로써 전국 인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안겨주었다. 중앙 및 호북성을 비롯한 여러 지방정부에서도 일심협력하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전염병 폭발 초기에 일부 사람들은 확실히 불안에 싸이고 일부 리기적인 면도 드러냈다. 알베르 카뮈가 쓴 장편소설 《페스트》(1947)에서는 흑사병이란 재앙에 직면한 알제리 오랑시의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을 떠올리고 있다. 전염병을 피해 은신하는 시민들, 하느님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는 신부, 페스트에 맞서서 자신의 천직을 다하는 의사들 등 장면들은 재앙 앞에서의 부동한 인간들의 부동한 본성을 보는듯이 그려냈다. 최근 몇년간 전염병을 주제로 다룬 한국의 영화 《감기》, 《부산행》과 같은 작품에서도 강한 치사률을 가진 전염병 앞에 선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을 통해 인간의 리기심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위기 앞에서 인간은 흔히 나약해지고 인간본성의 가장 어두운 일면을 드러내게 된다. 특히 전염병이 발생할 때 인간의 공포심과 리기심, 타인에 대한 배척심리가 강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있었던 극단적인 사례들도 있다. 이를테면 에볼라 발병 이후, 에스빠냐의 어느 한 환자의 애완견도 감염되였는데 정부에서는 그 애완견을 안락사를 시켰다. 그러자 그 환자는 불만을 품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와 여러가지 도경을 통해 정부를 맹렬히 비난하였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대학교 학장은 아프리카 나이제리아 출신의 입학지원자들을 무턱대고 거부하였다.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의 한 간호원은 자신을 격리한 데 대해 거세게 반발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까지 하였다. 이번 코로나19의 사태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마스크를 먼저 가지겠다고 격렬한 몸싸움까지 하며 충돌을 일으켰다. 또한 덮어놓고 무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혐오하거나 인터넷 공간에서 언어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못난 행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기실 남을 위한 배려와 헌신정신 또는 리타(利他)정신은 결국 자기를 위한 것(利己)이기도 하다. 거리에 나설 때 마스크를 꼭 끼고 침을 함부로 뱉지 않으며 입을 팔소매로 막고 기침과 재채기를 하는 등 사소한 일들은 자신을 보호하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행위이다.

이번 코로나19 저격전에서 깊은 배려심과 희생정신으로 전체 인민들을 고무시키고 한마음한뜻으로 뭉칠 수 있게 한 아름다운 장면들도 속속 나타났다. 바이러스 감염을 무릅쓰고 불철주야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리고 있는 의료진들의 모습, 그들의 희생정신과 인간애는 14억 중국인민과 세계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극한적인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직책을 다하는 《페스트》라는 소설에 나오는 의사들처럼 이들의 인간다움이 있었기에 우리는 공포와 절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낮과 밤이 따로 없이 위기의 극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다가 일터에서 쓰러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늘어나는 환자를 수용하기 위하여 건축로동자들은 열흘 사이에 건축면적이 3만평방메터에 달하고 근 2천여개 병실을 갖춘 화신산(火神山)병원을 일떠세우는 기적― ‘중국속도’를 창조하여 세계를 놀래웠다.

필을 놓으면서 필자는 국가나 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 우리 모두가 철통같이 뭉친 강한 집단의식을 보여주어야만이, 우리 모두가 리기심을 버리고 서로 배려하고 포용하고 상생하는 성숙한 국민의식을 가져야만이 눈앞의 재앙을 일거에 깨끗이 물리칠 수 있다는 도리를 부언하고 싶다.



서옥란(연변대학 신문방송학과 교수)
길림신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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