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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증후군
기사 입력 2017-11-01 13:29:21  

오랜간만에 친구들과 마주앉아 말보따리를 풀어 제끼고 즐거운 한 시각을 보낼 수 있었다.

그 와중에 한 친구가 자기 집 아이는 조선족 소학교를 다니는데 초중부턴 타민족 학교에 전학시켜 벼슬 공부를 시킨다며 ‘난쟁이 키 자랑’하듯 으스댔다.조선어는 소학교만 나와도 글 보고 소통하는 데 넉넉하다는  리유를 들먹들먹한다.중국인데 한어를 잘하면 족하고 민족어는 떠듬거려도 지장이 없고 한국에 가서도 밥벌이엔 부족이 없다며 주어섬겼다.그까짓 조선어라며 비죽거리는 모습에 기분이 말째지며 ‘삶겨지는 개구리’를 련상하였다.

지나간 19세기 말, 서방 과학자들의 실험 결과이다.개구리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순간에 뛰쳐나오지만 그의 최적온도인 15℃에 맞추고 서서히 가온하니 느긋이 잠겼다가 뜨거움을 느낄 때는 신경이 마비되여 도약력을 잃고 죽으러 가더라는 것이다.그들은 이 현상을 ‘개구리 증후군’으로 작명하였고 그후 점진적인 변화에 무감각하다 위기가 오면 ‘쪽도 못 쓰고’ 령락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비유어로 리용되었다.이를 연원(渊源)으로 변화에 둔감한 무신경이면 ‘변화무지 증후군’, 현실에 안주한 무사태평이면 ‘비전(希望)상실 증후군’이란 신조어가 파생되기도 하였다.

지난 세기 90년대 초,개혁개방이 급물살을 탈 때 조선족은 자기의 문화 특히는 이중언어에 힘입어 궁핍에서 신속히 해탈하고 민족사회 재건의 경제 및 사회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그래도 그 당시는 그 조선어 수준에다 힘만 있다면 밥벌이는 넉넉했고 상당한 적금도 이룰 수 있었다.다름이 아닌 민족문화가 불시에 괴력을 발휘하여 조선족을 중국의 민족 속에서 선두주자 자리에 밀어올린 것이다.이 사실은 문화 저력의 거대성을 립증하였다.이것은 또 그 차원의 문화가 그 력사에 적응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지난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의 바둑 9단 이세돌과 미국 구글그룹이 개발한 인공지능프로그램(人工智能程序)인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의 참패는 인류에게 새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였다.인간은 사상혁명을 앞세우고 미래 수요에 높낮이를 맞추는 고민을 해야한다는 계시이기도 하다.지능사회가 돌격해 오는 때 미래 인재의 핵심적 력량은 인간만이 가진 인본주의 정신과 광활한 정보력으로 타인과 심각한 교류를 진행하며 자신의 활동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한다.여기의 핵심은 더 고차원적인 이중언어 혹은 다중언어 능력이다.그 친구의 뜻대로 간다면 그 때의 그 아이는 마주해야 할 경쟁에서 사대육신(四大肉身)의 어느 쪽에 기능불구나 부자유가 발생할 것이 틀림없다.
우리나라도 지능화 발전의 전략 경보를 울리며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그런데 친구의 말처럼 자식을 가르친다면 변천을 따르기 커녕 되려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상승하는 온도를 느끼지 못한 것일가.오늘의 지식이 10년 간격을 두고 상당 부분이 무용물이 되는데 말이다.주입식 교육과 세간의 무사주의(无事主义)에 푹 젖은 ‘온수 속의 개구리’가 아닌가 싱거운 걱정이 앞선다.

기성세대는 후대에게 사유재산을 만들어 주기가 급급해도 더 큰 가치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옛날 어느 현자가 아들에게 고기를 주지 않고 그물짜기를 가르쳐 부자로 키웠다는 이야기는 명기할 귀감이다.포식한 배를 어루쓸며 매일매일을 까먹듯 하지말고 간혹 머리를 돌려 주변의 변화를 살피는 게 시대적 삶이겠다.갑자기 뭔가 느껴지는 때면 길몽(吉梦)도 대몽(大梦)도 죄다 탁발승 나무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내 친구가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도 늦다는 ‘토끼와 거북이 경주’의 교훈을 살리고 ‘삶겨진 개구리’가 되지 말기를 바란다.고부가치 자본인 민족문화에 눈을 돌리고 아이의 이중언어를 완벽한 원어민 수준에 인상하는 층계를 만들어 전승시켜야 한다.그리고 민족문화와 이중언어가 지능사회를 살아가는 활주로라는 귓띔을 귓등으로라도 들어줬으면 좋겠다.


김인섭
연변일보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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