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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한자어가 한국에 미친영향...(3)
漢族    조회 2,790    2007.08.04漢族님의 다른 글      
19세기말 우리 나라의 개화기를 전후한 한일 교섭 과정에서 일본의 언어가 우리말에 끼친 영향을 이야기할 때, 특히 한자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신문명어는 특별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역어(譯語)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이같은 유형의 한자어들에 대해서는 앞에서 다룬 고유 일본어 또는 일본식 표현들과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살핀다.
일본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국어의 한자어 부문에서 일어난 변화는 두 가지 양상으로 구별될 수 있다. 그 하나는 양적인 변화로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신문명어들이 대량으로 유입된 것이며, 다른 하나는 질적인 변화로서 동일한 형태의 한자어들의 의미에 개변이 일어난 것이었다. 개화기의 신문명어에 대한 연구는 주로 송민(1979, 1985, 1988, 1989)에 의해서 이루어진 바 있다. 또한 송민(1990;70-1)에 의하면 신문명어로 분류되는 한자어를 이른바 ‘비전통적 한자어’라고 지칭되고 있으며, 이러한 비전통적 한자어가 국어에 수용되는 시기는 최소한 1870년대부터로 잡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1876년에 체결된 한일 수호조약에 다녀온 수신사 김기수(金綺秀)의 견문 기록인 ‘日東記遊’와 ‘修信使日記’에 이미 그 초기적 실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1880년대에 이르러 김홍집(金弘集)의 ‘修信使日記’(1880), 이헌영(李櫶永)의 ‘日Ꟃ集略’(1881), 박영효(朴泳孝)의 ‘使和記略’(1882), 박재양(朴載陽)의 ‘東Ꟃ漫錄’(1884-5),등을 통하여 상당한 신문명어가 나타남이 확인되었다(송민,1988).
  이러한 단어들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학술, 제도, 천문, 지리, 신식 문물’ 등 사회 전반의 영역에 걸쳐 있다. 송민(1990;74-81)에서 제시된 신문명어의 예를 참고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空氣, 電氣, 地球, 郵便局, 銀行所, 電報局, 理髮, 寫眞, 大學校, 小學校, 公事, 領事, 內閣會議, 權利, 鐵筆, 鉛筆, 印刷, 牛乳, 針機, 電氣燈, 電線, 石油, 火輪船, 鐵路, 蒸氣, 洋鐵, 鐵絲, 紙錢, 磁石, 病院, 牛痘, 石硫黃, 時械
           <원전:李鳳雲, 境益太郞(1895)‘單語連語日話朝携’>

閣議, 開化, 警察署, 公使館, 敎會, 汽船, 內閣, 內務部, 代數, 停車場, 動物學, 東洋, 地球, 禮拜日, 陸軍, 六穴砲, 萬里鏡, 木星, 文法, 博物院, 算術, 商業學校, 植物, 新聞, 銀行, 人力車, 自鳴樂, 自針機, 自行車, 天文學, 下議員, 寒暑針, 顯微鏡, 形容詞, 花草學, 化學, 會社, 黑人
      <원전:J.S.Gale(1897)‘韓英字典’A Korean-English Dictionary에서>

한편, 당시까지 아직 한자어들의 정착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경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시기도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중국식 번역어와 일본식 번역어 사이의 경쟁이었는데, 뒤에 그 주류는 일본식 번역어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이는 결국 문호개방과 더불어 밀려들어온 일본식 신문명어가 훨씬 커다란 세력을 발휘하였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는데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말들은 거의 일본 쪽의 것들이다.

警時鐘/時鍾/自鳴鍾, 汽船/火輪船/輪船, 汽車/火輪車,  萬里鏡/遠視鏡/千里鏡, 時票/時牌/時械,  巡査/巡檢,  郵信局/郵便局,  自縫針/自針機,  海軍/水軍,  海關/稅關

일본에서 근대에 만들어진 한자어도 사실 두 종류로서, 하나는 중국 고전에 나타나는 어휘를 새로운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文明, 自由, 文學, 自然’등이 그에 속하는 어휘이고, 다른 하나는 완전히 신조된 것으로서 ‘大統領, 日曜日, 演說, 哲學, 美術, 進化論 ,生存競爭, 適者生存’등의 어휘들이다. 일본에서 번역된 이 ‘大統領’이라는 단어가 이미 1881년에 이헌영(李櫶永)에 의해서 우리 나라에 알려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891년에 이르기까지 국가 공문서에서조차 president의 음역인 ‘伯理璽天德’으로 줄곧 사용되고 있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송민,1990;73-4). ‘大統領’이라는 단어가 ‘國王’ 정도의 의미로 이해되고 있었던 것이었기에 이러한 구별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한자어 체계에 일어난 변화는 비단 새로운 단어 형태의 등장에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그 여파는 전통적인 한자어와 동일한 형태를 지닌 한자어들의 의미에 개신에까지 미치기도 하였다. 이는 한자어 부문에 나타난 질적인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가령, J.S.Gale(1897)의 ‘한영자전’ A Korean-English  Dictionary 에는 다음과 같은 단어들의 의미가 요즘의 의미가 아니라 아직도 전통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송민,1990;81-2).

圖書-개인적인 인장,도장. / 發明하다-변명하다,증명하다. /  表하다-(종기 등이) 돋다,솟다. / 發行하다-출발하다,길을 떠나다. / 放送하다-(죄인을) 풀어주다. / 職 業-직업,交易,부동산 등의 뜻. / 社會-희생물을 올리는 제사. / 生産하다-아이를 낳다. / 食品-맛. / 新人-신랑이나 신부. / 室內-남의 아내. / 自然-당연히,물론. / 中心-마음,심장. / 創業하다-왕조를 세우다.

이상과 같은 개화기 또는 일제 강점기에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매우 광범위한 일본식 한자어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현대 국어의 한자 어휘 체계는 그 어형이나 의미 면에서 중국어보다는 일본어에 훨씬 가까운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서양에서 발생한 신문명어들을 일본에서 먼저 번역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이러한 차용은  광복 이후에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계속되었던 것임은 물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다음의 단어들이 그러한 예들이다.

冷戰, 壓力團體, 微視的, 巨視的, 國民總生産, 團地, 公害,...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전문적 학술 용어의 분야에서 현저하다. 다음은 일본에서 최근에 나온 언어학백과사전(1992)에 나오는 언어학 관련 술어들의 예인데, 그 대부분이 우리 나라에서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말들이다. 이들만을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용어들이 한일 양 언어에서 공통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한자어로 된 술어에 관련된 이같은 상황은 다른 전문 분야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强勢, 格, 膠着語, 交替, 肯定, 能動態, 同義語, 動作主, 同化, 母音交替, 無聲, 反意語, 發話, 附加語, 副詞, 分布, 分節的, 相補的, 先行詞, 習得, 語尾, 語形變化, 聯想的意味, 容認可能性, 有聲, 類推, 隱語, 音響音聲學, 意味, 人工發話, 人類言語學, 恣意性, 接辭, 接續詞, 條件節, 助動詞, 抽象的, 破擦音, 形容詞, 活用, 會話의 公準, 喉頭音, 後天的, 休止......

일본에서 이같은 근대적 신문명어가 대량으로 탄생하게 된 것은 주지하는 바와 마찬가지로 명치 시대를 전후하여 일어난 일이다. 일본의 국어사에서도 이 시기에 일본어의 어휘 체계가 커다란 변화를 입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佐藤喜代治編,1977;281). 일본에서는 현대 어휘 성립의 기점이 된 것을 ꡔ百科全書ꡕ William Chambers(1800-1883), Robert Chambers(1802-1871) 공저의 Chamber's Information for the People(1833)을 문부성 주관으로 번역 시작(명치 6년). 번역자 47명, 교정자 14명, 기타 2 명의 인원으로 번역 개시. (명치 17년)에 이르러 完成. 개화기에 서양 문명을 섭취한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문헌으로 취급되고 있음. 91편에 달하는 내용 거의 모두가 번역이기 때문에, 역어 또는 신어의 형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서 주목된다. 역어 중에는 비판을 받은 항목도 많으며, 책 자체 속에서 출판한 시대에 따라 「明理學」을 「論理學」으로, 「敎導說」을 「敎育論」으로 바꾼 것이 보이기도 하며, 「固勢→慣性」, 「毛管引力→毛細管現象」, 「重球→振子」, 「寒溫器→溫度計」 등과 같이 현대 용어에 도달하는 과도기적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등 현대 어휘 성립의 기점으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

의 편찬과 1855에서 1858년 사이에 편찬된 ꡔ道譯法爾馬, 도 하루마, 일명,和蘭字彙ꡕ ꡔ도 하루마ꡕ란 화란인 Doeff가 번역한 Halma라는 뜻. Halma란 책 이름이자 곧 사람 이름 Francois Halma. 화란의 사전 편찬자로서 ꡔ蘭佛․佛蘭辭典ꡕ을 편찬한 사람임. ꡔ도 하루마ꡕ란 바로 이 책의 일부를 번역한 것임.
같은 책을 들고 있다. 번역자 Hendrik Doeff(1777-1835), 1811-2 년 경부터 번역에 착수 1855-8년 사이에 사본으로서 간행됨. 최대의 난일 사서(蘭日辭書)로서 현대에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만큼 실용성을 갖추고 있다. 수록 어휘 약 4만 5천 단어, 후쿠자와(福澤諭吉)같은 당시의 선각자들이 난학(蘭書) 학습 시에 참고하였던 중요한 사전임.
근대 일본어 성립을 연구하기 위한 필수적인 문헌. 특히 「病院, 視力, 分母, 花壇, 音響, 詩學, 文學, 文體, 人夫, 光線, 水準, 民俗, 戀人, 國家, 裁判所, 階級, 法律, 接吻, 平和, 平等, 本質, 日曜日, 自由」 등과 같은 다방면에 걸친 譯語가 등장한다. 이는 그대로 현대어의 한 淵源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佐藤喜代治編(1977;289)의 ꡔ화란자전(和蘭字彙)ꡕ 항에 의하면 이미 ‘北極, 南極, 經度, 緯度, 傳染, 消化, 水準, 蒸氣, 揮發劑, 動詞, 自動詞’ 등이 명치 이래로 성립된 한어가 나타나고 있다. 근대 일본인들이 짧은 시간에 구미 문명의 세례를 받아 이를 빨리 일본화하려는 생각에서 당대의 진취적인 인물들이 악전고투하여 이룩해 낸 결과라고 기록하고 있다.

(佐藤喜代治編,1977:795).  
일본에서는 이러한 외국어를 번역한 말, 정확히 말하여 의미상으로 대응하는 외국어를 가지고 있는 단어들을 역어(譯語)라고 부른다(佐藤喜代治편, 1977; 98-9). 그러나 역어에 재료로 사용된 말은 한자어가 화어(和語:고유 일본어)를 압도하고 있다. 그 이유로서는 한자는 그 수가 많고 의미가 세분화되어 있는데 반하여, 화어(和語)는 어휘 수가 적고 한 단어가 표시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한자어 하나 하나마다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임이 지적되고 있어서 흥미롭다. 가령 ‘看, 觀, 見, 察, 視, 睹, 瞥’ 등과 같이 더 세분된 의미로 나뉠 수 있는 것을 일본어로는 모두 'みる'라고 읽기 때문에 전문어에서는 한자어가 더 선호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佐藤喜代治편,1977; 98-9). 이는 고유 일본어와 한자어의 일대다 대응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 말인데, 의미의 폭이 넓은 하나의 고유어를 중심으로 분화된 의미를 가지는 다수의 한자어들이 대응 관계를 형성하는 사정은 국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양 언어의 언어적 환경이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국어의 일대다대응 현상에 관해서는 김광해(1989) ꡔ고유어와 한자어의 대응 현상ꡕ 참조.
이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들이 그처럼 쉽게 우리말에 침투되어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를 이해할 수가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이같은 신문명어의 대량 확산 현상은 우리말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한중일 삼국의 현대 국어 어휘 체계의 중요한 특징으로 지적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은 이미 16세기 무렵부터 서구와의 교섭을 끊이지 않았으며, 특히 근세에는 네덜란드와 교섭하면서 서양의 학문을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이른바 ‘난학(蘭學)’이라는 이름으로 에도(江戶:지금의 동경) 지역에서 융성하였다. 근대 일본의 많은 선각자들은 바로 이 난학(蘭學)을 통해서 서구의 문명에 입문을 하는 한편 스스로 시야를 서구의 다른 나라들에까지 넓혀 가면서 열성적으로 서양 문물을 도입하는데 앞장을 섰다.
19세기 중반에 일어난 명치 유신은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면에서도 커다란 전환의 시기였다. 언어도 이에 의해 크게 변화하였다. 역어가 범람하면서 차츰 정착되어 가는가 하면, 구어와 문어가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며, 동경어가 공통어의 지위를 점하게 되었다. 이 때에 이르러 서양 문화를 본격적으로 수입하게 되는 과정에서 한자가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그 중에는 일본인이 새로이 번역을 한 것이 많으나 중국의 고전 및 한역 불경 등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도 있으며, 중국에서 새로 만든 한자어도 있다. 전자의 예는 ‘形而上, 敎養, 國會, 國語, 巡査, 外務’ 등이며, 후자의 예로는 중국어에서 직접 또는 사전을 통해서 차용한 다음과 같은 예들이 있다. 森岡建二에 의하면

(1) 수학 용어 ‘立方根, 數學, 比例, 方程式’
(2) 기독교 용어 ‘天使, 洗禮, 黙示, 敎會’
(3) 정치․법률 용어 ‘條例, 內閣, 民法, 主權’
(4) 천문․지리학 용어 ‘熱帶, 半球, 星座, 地平線, 黃道’
(5) 화학․물리학 용어 ‘凝結, 結晶, 電氣, 炭酸塩’
(6) 의학 용어 ‘膽汁, 血管, 氣管, 消化, 傳染’
(7) 기타 ‘敎師, 眞理, 學校, 批評, 原稿, 牛乳, 鉛筆’

등 광범위한 내용들이 중국어로부터 들어 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佐藤喜代治편,1977;281). 한편 중국어가 변형되어 들어온 것으로는

‘船房→船室, 鐵路→鐵道, 現銀→現金, 博物院→博物館, 大槪之論→槪論, 結氷点→氷點, 養病院→病院, 白面人→白人, 留在→在留, 加增→增加’

같은 말들이 있고, 다음과 같이 중국어의 문자 순서를 바꾼 역순어도 있다.

‘健康, 惡行, 慣習, 事實, 運命, 貯蓄, 認識, 抵抗, 統一’

일본에서 만들어진 역어가 실용화된 것은 영․난학 계의 학자들에 의해서 먼저 문법과 이화학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佐藤喜代治편,1977;281). ‘代名詞, 前置詞, 主格, 接續詞’, ‘酸素, 窒素, 無機, 細胞, 花粉, 雄(雌)蕊’ 등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그 예이다. 번역을 한 학자의 이름이 확실하게 전하는 것도 있어서 나카무라(中村正直)에 의해 번역된 ‘結果, 理論, 官僚’ 등의 단어, 니시(西周)에 의한 ‘演繹, 歸納, 哲學, 歸納的, 抽象的, 具體的, 意識, 義務, 觀念, 道德, 觀察’ 등의 단어, 기타 소설가 등에 의해서 만들어진 ‘郵便, 建築, 發見, 洋服, 日(月,火,水,木,金),土曜日, 國(公,官,私)立’ 등의 일상어들도 있다 (佐藤喜代治편,1977;281). 이같은 여러 분야에 걸친 한자어들의 대량 확산은 근대 일본어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지적된. 종교, 학문, 기술 등 전문어들에 특히 많고, 문명 개화의 시대에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한자를 사용한 것이다. 그 후 우리 나라에 대한 일본의 영향이 점점 강해짐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우리말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번역어로서의 한자어는 제도, 학문 등 문화의 각 영역에 걸쳐서 사용되게 되었다. 새로 만들어진 한자어들 중에는 중국으로부터 차용한 것에다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사용한 것들이 있다. ‘常識, 良識, 哲學, 郵便, 悲劇, 喜劇, 冒險’ 등은 신조어이고, ‘銀行, 保險, 代數, 幾何, 化學’ 등은 중국으로부터 차용한 것, ‘觀念, 演繹, 良心, 福祉’ 등은 예전에 사용되던 한자어를 역어로서 채택한 예이다. 역어도 처음에는 일정했던 것이 아니라 ‘法敎→宗敎, 理學→哲學, 血脈→靜血脈→靜脈, 血→血液, 金→金屬’ 등의 과정을 거쳐서 정착하였다.

서구의 신문명어들이 일본인의 손에 의해서 주로 한자를 이용하여 대량으로 번역되었는데, 이 말들이 일본어 체계 속에 자리잡는데도 우여곡절이 심하였으며 시간도 상당히 걸렸다. 이 말들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이미 한자를 잘 알고 있었던 우리 나라에서는 물론 심지어는 한자의 원산지인 중국에서까지도 별다른 저항감을 보이지 않고 급속도로 수용해 들여감으로써 널리 유포되었다.
이러한 신문명어의 표현을 위한 한자 번역어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현재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지 실로 난감한 실정에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말들이 일본에서 먼저 조어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것은 민족적인 수치라고 여기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어에서부터 물리, 화학, 생물, 예체능 분야에 이르기까지에서 사용되는 상당량의 교수 용어들이 일제 한자어이므로 이를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현재까지도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교육 신문, 95년 4월 24일자). 이러한 사정은 중국의 경우에도 비슷했던 모양인지 중국의 공산 혁명 시절에 ‘공산주의, 민주주의’를 비롯한 정치 사상 관계 술어들이 대개 일제임이 밝혀져 고민했었지만 어쩌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제 한자어가 현대 국어의 어휘 체계, 특히 한자어 부문에 끼친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다. 근대에 일어난 일제 한자어들의 유입은 국어의 어휘 체계의 특징마저 변화시켜 놓았다. 만약에 이들을 모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언어 생활이 불가능하게 될 정도인데 이는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그 사용의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했던지 현대의 한일 양 언어는 특히 한자어 부문에서는 다음의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은 정도로 한자어들을 공유하는 상황이 되어 있다.

한국 사람들이 그대로 이해하는 한자어
  89
60%
조금 설명하면 쉽게 이해하는 한자어
  30
20%
한국 사람으로서 알기 어렵거나, 오해할 수 있는 한자어
  30
20%
합계
149
100%
표 ) 이 통계는 일본어 교육용 기초 어휘 2,899 항목 중에서 ‘か’ 항에 해당하는 한자어들만을 가지고 분류한 것임.(木村益夫,1965;75)

이 통계는 일본어 교육을 위한 2,889 개의 기본 어휘 중에서 한자어들을 뽑아, 그것을 한국인에게 가르치고자 할 때 한자어들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한일 양 언어에서 사용하는 공통 한자어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이다. 이 표가 말해 주고 있는 것은 결국 기초 한자어의 60 % 정도는 한국인에게 특별히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이를 바꿔 말하면 현대의 국어와 일본어는 한자어 부문에 있어서 60% 이상을 공용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기초 어휘의 범위를 넘어서 전문어 부문까지 확대하여 조사를 한다면 이 비율은 더욱 심화될 것이 틀림없다.
일제 한자어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문제를 둘러싼 고민은 비록 기분은 좋지 않은 것이 틀림없지만 그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데에 더 큰 딜레마가 있다. 이들을 모두 조사해서 당장에 제거하여 버리게 되면 우리의 언어 생활 자체가 당장에 불가능해 질 것이라는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일제 한자어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너그러운 시각을 가지는 일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단어들은 성격상 일본어라기보다는 일본인에 의해서 먼저 번역된 한자어, 즉 이 글에서 이미 명명하여 사용하고 있듯이 ‘일제’이기는 하지만 사용이 불가피한 한자어라고 생각해 둔다면 마음이 다소 편해질지 모른다. 이런 점에서 우리 나라 사람으로 신문명어에 해당하는 한자어들에 대해서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을 일본인이 먼저 만들었다는 점뿐이다. 사실 이러한 말들은 일본인이 만든 것이 많기는 하지만 한자를 재료로 하여 조어되었으며, 일본의 한자음(Sino-Japanese)으로 발음될 뿐이다. 한자 문화권에서 한자어를 공유하게 되어 온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지만 한자로 된 말을 우리는 우리의 한자음(Sino-Korean)으로 발음하며, 중국에서는 중국의 한자음(Sino-Chinese)으로 발음한다. 결국 이 말들은 한자 문화권에서 공유하는 언어적 자원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을 통해서 유입된 것일까 하고 반성해 보니 심정이 매우 착잡하다. 글의 주제 자체가 일본어의 간섭 과정에 대한 조망이었던 까닭에 집필과 퇴고의 과정에서 일본식 표현들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문장 작성이나 단어의 선택상 불가피한 상황들이 있었다. 여기에는 아마도 필자의 일본어에 대한 깊지 못한 지식도 더불어 작용하였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의 우리가 처해 있는 우리말의 부끄러운 상황일 것이다. 어떤 나라의 말이든지 외국어의 영향을 하나도 받지 않은 언어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 문제와 관련되는 특이한 상황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말 속에 유독 일본어의 잔재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매우 개운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단시일내에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야말로 우리의 세대에서 청산해야 할 일제의 잔재라고 지적되는 경향이 강한 것도 현실이다. 그 방향은 두 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고유 일본어의 처리 문제인데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은 이미 강렬한 바 있었으며 실천에 옮겨진 사례도 많아서 조만간에 그 청소 작업은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일제 한자어 부분은 그 광범위성으로 말미암아 장기간 문제로 남을 것이다. 이를 청소하기 위한 방법은 아직 뚜렷한 것이 없다. 가령 각종 술어들을 고유한 우리말로 바꾸는 방법 같은 것이 있을 터이나 그간 상당 기간에 걸친 실험의 결과도 그리 만족스런 것은 아니었다. 결국 지금까지의 한자어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치더라도 앞으로 만들어지는 각종 전문 술어들은 어떻게 해서든 한자가 아닌 고유한 우리말을 소재로 삼아 만들어 나가자는 합의 같은 것이 나올 수 있다면 일제 한자어 문제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지금보다 훨씬 강력하고 실제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언어 정책 기구가 국가에 상설되어 이러한 일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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