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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 큰골 사람들을 키운 찰진 땅
기사 입력 2012-11-23 12:12:12  

—도문시 량수진 남대촌을 찾아

도문시 량수진정부에 들렸다가 남대촌으로 들어가는 길, 암팡진 뒤산을 병풍삼아 옹기종기 모여앉은 벽돌집들이 산뜻한 파란지붕을 하고있다. 사실 남대촌은 소설가 최국철의 필치하에 많이 그려진 곳이다. 고 류연산선생이 적었듯이 “한겨울 장작불에 뜨끈뜨끈한 온돌우에 감자를 파묻은 화로불을 뒤적이며 둘러앉아 옛말을 듣는듯한 감수”를 느끼게 하는 최국철소설가의 장편소설 “간도전설”, 그리고 “광복의 후예들”이 바로 이 땅을 무대로 그려진것이다.


“황토땅, 내 고향의 슬픈 표상”

최국철의 “광복의 후예들”을 살펴보면 남대촌은 자그마한 분지로서 곡창지대인데 일찍 큰골로 불리웠지만 1934년 일본사람들에 의해 집단부락이 서고 토담이 서면서 남대촌으로 이름이 바뀌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최국철은 조선족문단의 대표작가의 한 사람으로 1962년 바로 이곳 남대촌에서 5남매의 맏이로 태여났다. 그가 문학자서전에 썼듯이 남대촌은 과거 비가 한줄금만 와도 황토길이 질척거려 안해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사는 그런 구차한 동네였다. 지난 세기 60년대 중기까지 마을 외곽에는 토벽자리가 황페하게 남아있었고 토벽아래로 호성하가 소오줌같이 지절거렸다고 한다.

“찰떡처럼 찰진 황토땅, 그것은 내 고향의 슬픈 표상이다.”

바로 이런 곳에서 최국철은 석탄을 주으며 가난을 배웠고 길가에 나뒹구는 언 소똥을 발로 차며 문학청년의 꿈을 키웠다.

그에게 있어 고향은 그를 품어주는 둥지 그 이상으로 아릿한 추억과 소설적인 발견이 무진장 깃들어있는 곳이였을것이다.

“고향은 나에게 고향자체만은 아니다. 그것은 끈끈한 민족의 삶이 적취된 터전이다. 그 원천적인 터전을 등지면 민족작가에게는 보람이 없고 문학사상을 운운할수 없다.”

문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그의 작품들을 완성시켰다면 고향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최국철이란 소설가를 낳았다고 말하고싶다. 최국철소설가의 필끝에 남대촌이 많이 묘사되였지만 이제 남대촌을 말할라치면 최국철소설가를 빼놓을수 없을것이다.


탄광이 먹여살렸던 남대

남대촌은 반일력사와 민족항쟁의 전통을 간직한 마을이다. 연변문물지에도 이름이 오른 “량수천자 15명 렬사수난지”에 나오는 반일렬사들이 바로 남대사람들이다. 량수진소재지에서 302국도를 따라 훈춘쪽으로 4~5킬로메터쯤 내려가면 길 북쪽에 솔골(송동구서쪽)이라 불리는 자그마한 산골에 지금도 기념비가 있다.

남대촌은 원래 조선족마을이였는데 건국후 산동사람들이 류입되면서부터 30여호의 한족들이 자리잡았다. 현재 287호가운데 조선족이 60%를 차지한다. 광서 7년(1881년)에 훈춘부도통조간국관할구역으로 획분되였지만 1910년에 왕청현에 귀속되였다가 1948년 다시 훈춘으로 귀속된다. 도문시에 귀속된것은 1992년이다.

이 황토땅 지하에는 석탄매장량이 풍부하다. 일제시기 일본인탄광이 들어서면서 대량으로 석탄을 채굴하였으며 지금도 마을 뒤산언덕에는 커다란 홈채기가 일제시기 탄갱흔적을 드러내보이고있다. 1980년 중기 촌민들이 개인 채탄업에 나서면서 남대촌 뒤더기에는 사인탄광들이 무더기로 생겨났고 미구에 마을에는 벽돌집 30여채가 일어섰다. 많은 촌민들이 선망의 “만원호”로 되였다. 이 시기가 진정한 남대촌의 경제실력증대의 시작이였다.

정부차원의 탄광보호정책이 출범된후 사적인 채굴업의 열기는 식어갔으나 경제의식이 튼 촌민들은 수박, 참외, 담배 등 공예작물재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 남대촌의 수박, 남대촌의 참외는 시장바닥에서 알아봐주는 “브랜드”이다.


괴짜주임이 이끄는 일등마을

어제날 “외눈박이 개딸년도 주기 싫어하”던 깡촌은 오늘날 교통이 편리하고 기초시설건설이 규모를 갖춘 마을로 일신했다. 조선족과 한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 마을은 2005년 주급민족단결시범촌으로 선정됐으며 이듬해엔 성급새농촌건설시범촌으로 지정됐다.

이 마을의 변화의 중심엔 괴짜촌주임이 있다. 촌민들이 모두 엄지손가락을 내드는 성급로력모범, 민족단결모범 김동길주임(61세)은 “소박한 왕바신”의 형상으로 유명하다. 그를 잘 아는 지인의 말을 빌자면 “촌민들과 지분지분 롱담을 잘하는 사람, 고기붙이를 즐기는 사람, 담배를 가장 많이 피우는 사람, 일욕심이 가장 많은 사람. 이른새벽부터 부지런을 떠는 사람, 주장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그의 투박한 손과는 달리 경제타산은 회전이 빠르다. 다년간 그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로 남대촌은 과거의 지긋지긋한 황토길과 작별하고 마을길 전체가 콩크리트포장도로로 바뀌였으며 철제울타리, 가로등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올해 김동길주임은 촌민의 돈을 한푼 쓰지 않고 60만원의 자금을 유치해 240여호에 주택온난공사를 해주고 산뜻한 색상의 페인트칠로 마무리해주었다. 올해 이상기후로 작황이 시원치 않은 촌민들의 마음을 헤아린 따뜻한 배려에 마을은 온통 그에 대한 칭찬일색이다.

요즈음 그는 또 마을의 저수지건설때문에 뛰여다닌다. 지하에 금,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이곳은 예로부터 물맛이 비렸고 음료수부족이 큰 골치거리였다. 이번에 김동길주임은 자금 50여만원을 유치하여 저수량이 400립방메터에 달하는 저수지를 건설함으로써 남대촌의 음료수부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것으로 보인다.

훈춘으로 가는 길에 수도 없이 지나쳤던 마을 남대촌을 오늘에야 취재에 떠밀려 들려보았다. 올해는 가을이 여느때보다 앞당겨진듯하다. 바람이 이 땅에 남은 마지막 습기를 거두어갈 기세로 살갗을 스치는 10월의 끝자락, 남대촌을 나오는 취재길이 묵직하다. 마을이 아스라이 멀어져갈 때까지도 내 뇌리엔 구수하게 수다를 널어놓으며 어데론가 바지런히 걸어가던 두 아주머니의 모습이 최국철의 소설속 떡쌀을 씻고 부침개를 준비하던 동네아낙네의 모습과 겹쳐 어른거린다.


글/사진 리련화기자
연변일보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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