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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 ‘귀화’로는 버틸 수 없다
기사 입력 2019-10-30 14:40:58  

최근 중국축구가 깊은 슬럼프에 빠져있다. 중국 국가대표팀이 약체로 여겨지던 필리핀에 0대0으로 비긴 데 이어 중국 U-19 국가팀마저 전력 차이가 큰 인도네시아에 1대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깊은 실망에 빠진 팬들은 중국축구가 현재는 물론 장래까지도 암담할 수 있다며 자조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8일, 중국 U-19 국가팀이 인도네시아와 가진 평가전에서 1대3으로 패배한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결과다. 중국은 미래를 내다보는 U-19 국가팀에 지난 몇 년 동안 천문학적인 투자를 해왔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2020 AFC U-19 챔피언십을 앞두고 약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자신감을 챙기려 했으나 오히려 졸전 끝에 패하며 최악의 팀 분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중국축구협회의 U-23 정책으로 인해 슈퍼리그와 갑급리그에서 출전하며 거액의 연봉을 받는 유망주들이 인도네시아 선수들과의 기술과 속도, 체력 등 면에서 전면 열세를 보이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한편 중국 국가대표팀도 15일 엘 케손, 무뢰 등 간판선수를 총출동시켰지만 피파 순위 127위인 필리핀과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승점 1점을 얻었지만 피파 순위가 무려 59단계나 낮은 필리핀에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인 것은 중국으로서는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가 없다. 이날 엘 케손, 무뢰, 양욱, 호준민 등 선수들로 이뤄진 공격진은 끊임없이 필리핀 문전을 공략했으나 결정력 부재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전 필리핀에 결정적인 기회까지 내주며 패배할 뻔한 경기를 치렀다. 경기 후 필리핀 밀로예비치 감독은 “무승부라는 결과에 만족하지만 사실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라며 아쉬워까지 했다.

이런 암담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계속해서 외국인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18일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굴라트, 아란, 페르난디오와 알로이시오 등 4명의 브라질적 선수들이 이미 중국 여권을 받았고 중국 공민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미 귀화를 마치고 중국 국가팀에 합류한 리가, 엘 케손까지 중국이 쓸 수 있는 귀화 선수 카드는 총 6명이다. 현재 관심사는 새로 귀화를 마친 4명의 선수가 언제 중국 국가대표팀을 대표해 경기에 출전하느냐이다.

굴라트와 아란은 2015년 1월부터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었다. 반면 페르난디오는 2015년 7월 중국에 왔다. 국제축구연맹의 5년 거주 규정에 따라 이들은 2020년부터 중국을 대표해 국가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 반면 2014년 1월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한 알로이시오는 이미 중국 국가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기준에 부합됐다.

현재 중국 국가팀은 엘 케손을 품었지만, 여전히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중국은 2승, 1무(승점 7점)로 A조 2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11월 14일 1위 수리아와 A조 4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2차 예선은 A~H조 1위 8개 팀과 소조 2위 중 상위 4팀이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중국이 만약 원정에서 수리아에 패한다면 A조 1위 확보가 힘들 것이다. 때문에 리피 감독이 다음 A매치 명단에 알로이시오를 포함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만약 알로이시오가 국가대표팀에 뽑힌다면 엘 케손에 이어 두 번째로 혼혈이 아닌 외인 선수가 중국 국가대표팀에서 뛰게 된다.

일시적인 전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귀화 정책이 중국축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판단이 든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슈퍼리그 구단들은 대기업 자금의 힘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해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런 형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중국이 축구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발전 단계가 필요하기에 절대 서둘러선 안 된다. 14억의 인구가 있는 중국에 부족한 건 절대 선수가 아니다.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체계와 기술을 우선 갖춰야 한다.

리피 감독도 “중국에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즐기는 문화가 많지 않다. 선수 대부분이 늦은 나이에 축구를 시작한다. 이 같은 문화를 바꿔야 중국축구가 강해질 수 있는데 문화를 바꾸는 건 길게 봐야 하는 일이다. 만약 당장 성적을 원한다면 외국인 선수들을 귀화시켜 싸우는 수밖에 없다.”라며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지속해서 표해왔다.

귀화야 얼마든 할 수 있지만, 단기간 처방에만 매이는 게 중국축구의 가장 큰 문제다. 지금까지 중국축구는 당장 급급한 걸 해결하는 것만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국축구의 발전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축구가 선수 귀화로 언제까지 버틸 수는 없다. 중국축구의 결책층이 눈앞의 성적보다도 먼 앞날을 내다보는 생각과 문화를 바꿔야만 할 것이다.


리병천
동포투데이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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