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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속의 고요(1)
여명    조회 196    2020.08.27여명님의 다른 글      
며칠전부터 태풍 바비 때문에 방송이나 언론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하루종일
재난방송을 내보냈다. 지난 2주간의 지리한 장마로 인한 비 피해가 큰 상태이고 복구도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다가오는 태풍의 강도나 위력으로 보아 자연스레 정부나 기관,
개인 모두가 걱정을 하고 대비를 했다. 물론 나도 공직에 있다 보니 나를 포함한 우리 직원
들도 지역주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대응 매뉴얼에 맞게 사무실에서 밤새
기상 상황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아님 너무 걱정을 많이 하고 대비를 많이한 탓인지
새벽 4시경 서울을 지난 태풍은 강도나 위력면에서 당초 예상했던것과는 다르게 상대적
으로 위력이 약하고 피해가 없이 우리 지역을 지나갔다. 전국적으로는 피해는 있을수 있겠
으나 다행히도 내가 사는 곳은 경기도중에서도 한반도 중간지역에 위치한 곳이라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가로수 한그루 쓰러지지 않는등 피해가 없이 지나간 것 같다. 또한 우리
지역에 피해가 없이 지나간 것 처림 모든 지역에 큰 피해가 없길 바라며 마음을 모았다.

다행히 빠른 속도로 태풍이 지나가서 한시름 걱정을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무실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도 밖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이었다. 태풍주의보가 해제되었다
는 문자가 알람으로 전해져 직원들과 가볍게 인사하고 발걸음을 집으로 옮겼다. 긴장이
풀리고 몸도 피곤해서 인지 발걸음 떼기가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젔다. 사무실에서 집까지는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다보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차를 두고 거리를 감상하며 홀로 걸었다.

새벽녘에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 사이로 멀리 보이는 성당의 불빛을 보면서 발길을 재촉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는 찾아보기 힘들고 가끔 도로변에 서있는 가로등 불빛사이로 약한 바람
에 살랑거리며 흔들리는 은행나무 잎이 아름답게 만 보였다. 태풍이 지나간 지금 이 자리 언제
그랬듯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 또다시 세찬 비바람이 불어와도 내일의 아침해는 다시 밝아
오듯이 오늘 나는 태풍속에서도 새벽의 고요함을 느끼는 그런 긴하루를 보낸 듯 하다.

지금까지 이글거리고 뜨거웠던 긴 여름이 지나고 다시 탄탄히 영글어가는 가을 곡식처럼 풍요
로운 마음으로 나를 반겨주고 나를 안아주고 나를 생각해주는 내 가족이 있어 거친 세파속에서
도 또 내일을 준비할 수 있듯이 어쩌면 나는 태풍속의 고요함을 매일 느끼면서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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