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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뜬금없는 이야기(4) |
| 수국 조회 2,415 2020.02.24 | 수국님의 다른 글 |
딱 들어맞지 않을 수 있지만 우파들은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할 때가 많다. 그들에게 대체 무엇을 보전하고 지키려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을 듣기 전에도 자유, 도덕, 질서, 국가 등을 말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통념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하여 좌파측이 우파와 달리 이러한 것들을 경시한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질서와 국가를 논외로 한다면 말이다.
흔히 우파는 자유를 우선하고 좌파는 평등을 중시한다고 하는데 두 개의 가치가 괴리된 것이 아니므로 각 진영의 기준에 따른 자유와 평등의 접점이 다를 뿐 좌파에게도 자유는 소중하다.
그렇다면 도덕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에 대해서 보다 진보주의자들에게 도덕적인 깨끗함과 정치적 쇄신을 요구하는 걸로 봐선 좌파와 도덕이 상충한다고 할 수 없을 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한 인식을 밑바탕에 두고 있는 우파가 관용적이 될 때 도덕적 결벽성을 내보이는 좌파도 있다.
좌파가 도덕을 우파처럼 기치로 내걸지 않는 것은 그것이 지배논리가 되어 억압의 기제로 작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사람들의 자율적인 선택이 제약되는 것을 막고, 도덕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가 과도하게 지탄받거나 유리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도덕에서뿐만 아니라 어떤 길이 낫다고 헤아려지는 상황에서도 조언에 그쳐야 할 것을 타인이 따라야 한다고 강집(强執)하는 건 진정한 좌파가 할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류가 예견된다 해도 그것으로 판명된 것은 아니기에, 실수가 일어나더라도 이로 인해 성장할 수도 있기에 혹 누군가의 선택이 마뜩잖게 여겨진다 하여서 자신에게 남의 인생행로를 지정할 권능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님을 아는 게 좌파여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이런 오류와 실수로부터 비롯된 것들을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 좀 더 넉넉한 사회를 이루게 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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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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