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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가다 판에 중국인들 정말로 많더라.(39)
추풍령 조회 2,760 2012.03.20			추풍령님의 다른 글

요 며칠 동종업계에서 바빠서 도와달라고 하여 경기도 바닷가 쪽의 허허벌판에 있는 공공건물 신축현장에 가서 소방설비 전기분야 결선 일을 하였는데 예전엔 벽돌을 쌓는 조적이나 미장, 철근 같은 단순 노가다 일을 하던 중국인들이 요즘은 전기 일까지 하고 있어서 놀라서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일하는 사람들이 온통 중국인들이라 한국말 했다가 중국말 했다가 하면서 떠드는데 귀가 아파서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

거기서 그들을 지도 감독하고 있는 한국인 소장에게 왜 한국 사람을 쓰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외진 곳에는 한국 사람들이 와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중국인을 쓰면 돈도 싸고(일당 10만원) 말도 잘 들어 좋다는 것이다.

내가 중국 사람들이 전기 일을 할 줄 아느냐고 물었더니 등이나 콘센트 정도는 할 줄 알며 기타 기술이 필요한 난해한 쪽은 그냥 배관을 깔고 전선을 도면에 있는 데로만 가닥수를 맞춰서 입선을 해놓으면 한국 사람들이 와서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변전실의 수배전반 결선이나 기타 각종 기계설비들의 결선은 전부 깨끗한 차림새의 한국 사람들이 와서 하고 있었다.

다른 한국사람 감독이“그래서 이 분야에도 이렇게 사장님을 부르지 않았느냐?”고 나보고 되묻기에 일견 수긍이 가서 고개를 끄덕이긴 했으나 뭔가 찝찝한 느낌은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수백가닥의 전선이 단 하나도 바뀌면 되지 않는 이런 일들은, 한국 사람도 나이가 많아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틀리게 하는 경우가 많아 평상시 직접 하는 편인데, 젊고 빠릿빠릿한 놈들은 배우려는 놈들이 없어 그렇게 하고는 있지만 이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 볼 때 정말 걱정이 된다.

어릴 때 큰 고생 없이 자랐고, 상위 10%도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던 시절에 대학을 나왔고, 젊은 시절 펜치 한번 잡아보지 못했던 본인 같은 사람도 현장에 가서 일을 하면 밥맛도 좋고 재미가 있으면서 인건비(내가 직접 발주 받은 공사 현장에서 다른 엔지니어를 부르지 않고 운동 삼아 일을 하면 하루 일당으로 최하50만원, 일이 잘 풀리면 일당 150만원이 넘을 때도 있음)도 절약하여 할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꼴에 개나 소나 다 가는 듣도 보도 못한 대학들을 나왔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몰라도 먼지가 많이 나는 현장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중국 사람들이 바글 될 수밖에 더 있는가?

세상에 펜대 잡는 놈들이 있으면 똥 퍼는 사람도 있어야 하거늘 모두들 펜대만 잡으려고 하니 그런 일이 모두에게 있을 리 만무하고 앞으로의 이 나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올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연변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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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