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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가 죽었던 그날(4)
손오공 조회 2,129 2007.04.11			손오공님의 다른 글

서정주가 죽던 2000년 겨울 난 속으로 조용히 박수를 쳤다.
그래도 사람의 죽음앞에 박수를 치는것은 내 스스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잘 죽었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굳이 프랑스의 예는 들지 않겠다.
나찌에 협력한 지식인 수만명을 싸그리 죽여버렸다.
그들과 매춘을 한 여성도 남겨두지 않았다.
그들의 문명수준이 우리보다 잔인해서도 그들이라고 맏이못해 협력할수
밖에 없었던 지식인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서도 아닐것이다.

나에게 서정주는 모순덩어리 그 자체였다.
생명을 노래하던 그 입에서 어찌 태평양전쟁에서 나가 죽으라고 젊은이를
선동할수 있는가?
그가 순수시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그의 행동은 너무도 정치적이었다
기회가 될때마다 그는 정치에 참여했고 그러면서도 참여시와 참여시를 쓰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찬양을 받는다.
그가 오늘날 받고 있는 대접이 과연 무었때문이었일까.
그를 이용해 친일과 독재에 대한 면죄부를 같이 받으려는 세력은 없는가.
그가 쌓아올린 업적이 혹시나 사회의 현실에 대한 유기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었을까. 남들은 항일을 하면서 총들고 만주벌판을 누빌때 그에게는
일제와 협력한 댓가로 편안한 방에서 시에대해서만 생각할수 있는 시간
여유 혹은 군사독재와 싸우느라 수없이 글이 잘리고 투옥되고 그런 과정속에서도 그는 군사독재와 협력하면서 추켜세워지고 사회적 발언이 확대되고
교과서에 실리고 그런 과정이 그가 다른 시인보다 앞서나갔던 것은 아닐까.

그의 죽음앞에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수천명이 죽고 다친 학살의 현장속에서도 과연 전두환 독재를 찬양하며
사회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그냥 방구석에 앉아 시만 쓰는 것이 지식인이라는 사람이 해야할 짓인가.

지식인 이라는 것이 남들보도 많이 배웠다면 그만큼 사회에 대한 책임도 같이 져야 하는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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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