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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절의 단상
기사 입력 2020-09-06 15:55:24  

그날은 9월 10일,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교원절이였다. 아침에 멀리 상해에서 사업하는 제자로부터 날아온 뜻밖의 선물을 받고 깜짝 놀라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선생님 아직 저를 기억하고 있습니까? xx입니다. 할머니와 둘이 서로 의지하면서 힘겹게 살아가던 저는 3년 내내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았지요. 그러면서도 명절에 선생님께 한번도 인사를 못 드린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한결같이 저를 관심해주셨고 사랑해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의 저그마한 성의를 보내니 선생님께서 어서 빨리 건강을 찾고 옛날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기원합니다.”

편지를 읽는 내내 기어이 눈굽이 축축히 젖어오면서 마음이 먹먹해왔다. 졸업한 지 거의 20년이 되여오는데 자기 스승을 잊지 않고 문안을 전해온 제자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에 이름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쳤고 세찬 감동이 밀려왔다. 제자에게서 날아온 편지와 위로금을 보면서 지난 내 생애를 돌아봤다.

30년을 교직에 몸 담아오면서 수많은 학생들과 어울려 기쁨과 괴로움과 슬픔과 눈물이 있는 생활을 온몸으로 경험하였다. 특히 스승의 날이 되여 학생들이 안겨주는 카네이션이나 빨간 장미를 받고 그들이 불러주는 스승의 노래를 들을 때면 가슴 벅찬 설레임을 맛보게 된다. 한편 스스로에게 자문해보기도 했다. 진정 나자신이 참으로 존경받는 스승이라고 자부할 만큼 잘해왔느냐고? 학생들이 목청을 돋우어 불러주는 “별들이 조으는 깊은 밤에도/ 꺼질 줄 모르는 밝은 저 불빛…”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는 깊은 감동과 함께 ‘그래 내가 너희들에게 좋은 선생이 되여주마. 훌륭한 스승은 못되더라도 적어도 손가락질은 받지 않고 열심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되여주마.’ 라고 몇번이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되뇌이군 하였다.

그런데 요즘 심심찮게 들리는 “선생은 많아도 참된 스승은 없다.”는 말에 내 마음은 몹시 무겁다. 교육계에 몸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신성한 책임감 앞에서 절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 교원으로서 미래를 위한 성스러운 교단에 서서 사명감을 안고 열심히 지식을 가르치며 학생으로 하여금 옳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훌륭한 품성을 일깨워줌은 너무나 당연한 직분이고 의무이며 책임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직분과 성스러운 책임감이 야금야금 좀 먹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 나도 과연 옳바른 교사였던가? 하늘을 향해 한점 부끄러움이 없이 교원의 삶을 살아왔던가? 자기의 의무와 책임 만을 하려드는 직업인으로서의 교사는 아니였던가? 아이들에게 삶의 참된 가치관과 먼 후날의 꿈을 함께 심어주고 사랑의 얼을 심어준 스승으로 살아왔던가? 라고 반성해보면서 떨리는 가슴으로 반성과 겸허의 옷깃을 여민다.

그러노라니 새삼스레 스승의 날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 1985년 1월21일 6기 전국인대상무위원회 제9차 회의에서 매년 9월 10일을 교사절로 정한 의미는 미래를 육성하는 모든 교원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닐가? 예로부터 교원을 존중하는 것은 우리 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전통미덕이였다. 그래서 우리 말 속담에도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도 있는 것이 아닐가? 그만큼 조국의 기둥으로 될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을 육성하는 스승의 역할은 사뭇 크기에 교원이라면 사회의 존중을 받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응당하다는 것을 말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그 스승의 날이 언제부터인가 차츰 학부모들이 선생님에게 선물을 안겨주는 날로 되여간다. 물론 아이를 가르치느라 수고하신다고 선물을 드릴 수는 있지만 이렇게 해야만 선생님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사는 형편이 달라서 한 학급에서 학부모들이 백프로로 선생님에게 선물을 드릴 수는 없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총명하고 눈치가 빨라 선생님에게 선물을 하지 않은 학생은 자연히 주눅이 들 것이고 티없이 순수한 우리 아이들은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이다.

신성한 교사절이 선물을 주고 받는 명절로 되여간다니 현시대 교육의 현실에 은은히 가슴이 저려온다. 누구를 탓해야 하나? 자기 자식을 잘 부탁한다는 학부모의 그 절절한 마음, 아니면 선물로 학부모의 성의를 가늠하는 선생님들의 얄팍한 마음? 우리 교육의 페단에 심히 우려가 된다. 이러한 바르지 못한 현상이 언제면 사라질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 아린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다시 한번 스승의 의미를 떠올린다. 문득 시인이며 수필가인 백진숙 선생님이 쓰신 수필 <마중물>에서 본 구절이 떠오른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리치는 부모님에게서 배우나 더 큰 지혜와 깨달음은 스승과의 만남에서 이루어 진다.”고 너무 마음에 와닿는 지당한 말이다.

스승이라면 우리 학생들을 응당 일시동인해야 하고 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며 부모님들로부터 선물을 받는 값어치로 학생들을 가늠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스승이라면 우리 아이들을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이 세상 모든 것을 너그럽게 포옹할 줄 알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참된 인간으로 키워야 한다. 또 인생에서 좌절하고 실패했을 때 자신을 반성하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줄 아는 인간으로, 잘못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알며 인생을 고민하고 항상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모든 일에서 쉽게 포기할 줄 모르는 성실하고 정직한 인간으로, 또한 나누는 폭을 확대시키는 만큼 자기를 이기는 능력과 진리를 발견하는 지혜를 소유한 성숙한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 키워야 한다.

훌륭한 교육자라면 퍼올려도 퍼올려도 마르지 않는 지식의 샘물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적셔주어야 하고 참된 인생의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우리 민족에게 밝은 미래가 있을 수 있다.

스승의 날에 떠오르는 단상을 적으면서 교육자로서 스승의 참된 자세로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가는 것은 사뭇 중요한 직책임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스승의 바른 자세로 자기의 직분을 참답게 리행하는 것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교육자로서 응당 갖추어야 할 삶의 옳바른 자세가 아닐가…



류서연
연변일보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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