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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인가, 학부모인가?
기사 입력 2019-03-14 09:49:04  

최근 전파를 탄 공익광고이다.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한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가라 한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 당신은 부모인가? 학부모인가? 부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 참된 교육의 시작이다”

너무나도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이런 광고까지 등장하지 않았나 싶다.

요즘 대학입시생을 가진 ‘학부모’가 ‘부모’가 되기란 참으로 어렵다. 어떤 부모가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자녀들에게 멀리 보라, 함께 가라, 꿈을 꾸라고 선뜻 말할 수 있을가?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입시는 치러지고,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점수와 학교 서렬에 따른 줄서기에 동참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멀리 보라.” 하고 싶어도 “앞만 보라.” 할 수밖에 없다.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하니까.

꿈은 자신의 진로이기도 하고, 인생관이나 가치관이기도 하다. 좋은 성적을 얻는 것과 꿈을 이루는 것은 사실 다른데, 우리 부모들은 ‘입시전쟁’과 ‘취업난’이란 살벌한 현실 앞에 대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몰아 붙인다. 그러다 나니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험을 잘 치기 위해 공부하고, 중점고중이나 중점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꿈이 되여버린 아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아들의 꿈이고 리상라고 말할 수 있을가.

유치원에서부터 고중까지 끊임없이 사교육에 매달리고, 대학입학 후에는 일찍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사회가 만든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을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틀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그야말로 모범생으로 키워지도록 닥달한다. 그리고 졸업 후 공무원으로, 대(공)기업으로 취직되면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의 인생이 성공한 것이라고 간주한다

필자도 막내아들이 올해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다. 막내아들이 태여날 때만 해도 우리 부부는 애만은 절대 사교육에 얽매이지 말고 모범생보다는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그런데 소학교에 입학하며 학부모라는 딱지가 붙으면서 필자의 이런 생각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여러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에 열중하는다른 애들에 비해 아들애는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을 키우는 데 빠져있다 보니 학습성적은 반급에서 중등수준에 머물러있었다. 그런데 반급의 여러가지 활동들이 성적순으로 많이 진행되자 아들애가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키우다가 나중에 좋은 대학에도 못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 시작했다.

아들애가 중학교에 입학하자 학부모들마다 자녀를 중점고중에 입학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여러 학원으로 전전긍긍하며 살벌하게 공부시키는 현실 앞에서 필자도 아들의 꿈을 위해 아들을 모험생으로 키우려 했던 생각을 아예 집어치우게 되였다. 아들애가 “그림을 그리는 게 너무 좋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되고싶다.”고 여러번 칭얼거려도 우선 중점고중에 가야 하고 중점대학에 가야 너의 꿈을 이룰수 있다고 못을 박았다.

생각 대로 아들애는 중점고중에 입학했고 우리가 원하는 중점대학에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대학시험을 1년 앞두고 아들애가 반기를 들고 나왔다. “지금이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미술공부를 시작해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아들애는 좋은 대학을 가는게 꿈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라며 아버지, 어머니 소원 때문에 자기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순간 필자는 학부모로부터 부모로 돌아와 과연 아들이 무엇을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지,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아들애의 꿈이 과연 무엇인지 곰곰히 생객해보았다. 그리고 번듯한 중점대학에 붙어야 한다는 부모의 허영심 때문에 아들애의 꿈을 묵살라버린 것 같아 얼굴이 뜨거웠다.

그때부터 아들애는 자기가 좋아하는 미술공부를 하면서 그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용케 이겨내며 즐거운 모습으로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다. 아들애는 올해 대학입시에서 좋은 대학에는 가지 못하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무척 가슴 설레여 하는 것 같다.

바야흐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준비된 자(조직)는 기회를 얻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조직)는 도태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아이들은 다가올 이런 변화를 헤쳐나갈 력량을 준비하고 있는가?

취업난은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이것은 정책 몇개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사회는 개성 있고, 창조적이고, 도전적이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인재를 원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부모로서 우리 자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심히 고민해봐야 할 때다. 부모는 더 이상 정비사가 아니라 정원사가 되여야 한다. 학부모가 아닌 부모가 되여 우리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 찾아주어야 하며 자존감과 자부심을 길러줘야 한다.

학부모로부터 부모로 돌아온 필자도 요즘 막내아들이 학벌과 환경을 뛰여넘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꿈에 도전하며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장연하
연변일보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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