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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조잘거리는 소리 듣고 싶다
기사 입력 2019-03-14 09:35:17  

사슴은 비록 약한 짐승이지만 다른 동물보다 특이한 점 하나 있다. 자기의 새끼를 류달리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짐승 모두가 자기가 낳은 새끼에 대해 끔찍하겠지만 사슴 같은 동물은 드물다고 전문가들은 평한다.

새끼에 대한 사랑이 그렇게도 지극한 사슴에게 어느 축목사가 실험했다. 새끼를 낳는 어미에게 무통분만(无痛分娩)을 시킨 것이다. 약물을 사용해 어미사슴으로 하여금 고통없이 새끼를 낳게 했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그 어미사슴이 금방 낳은 자기의 새끼를 전혀 돌보지 않더라는 얘기다. 즉 모성애의 본능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그렇구나. 모성애는 산고의 아픔과 동반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랑중에서 우리는 모성애를 가장 거룩한 사랑으로 인정한다. 그 어떤 사랑도 모성애와 비견하지 못한다. 부성애도 위대하지만 모성애에 비해 손색이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 생명을 낳는 일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해산할 때 녀자는 죽음을 각오한다. 그래서 녀자는 약하지만 모성은 강하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经)>>중에 부모님의 은혜 열가지를 들었는데 대부분은 모성애에 관한 글귀이다. ‘아이를 잉태하여 품고 있는 동안 온 정성을 기울여 지키고 보호해주며 태교를 베풀어주신 은혜’, ‘순산하지 못할가 두려워하며 해산할 때 괴로움을 받으시는 은혜’, '서말서되(三斗三升)의 피를 쏟는 산고 속에 낳고서도 오히려 즐거워하시며 출산으로 인한 아픔과 괴로움을 모두 잊으시는 은혜’, ‘자식에게 혈유(血乳)를 먹이며 길러주신 은혜’…

이처럼 녀자는 출산할 때 생사를 넘나들어야 했다. 의학이 발달 못했던 옛적에는 난산도 많았다. 산모와 아기 두 생명중 택일해야 할 때 산모들은 추호의 주저함도 없이 자기의 생명은 뒤로 한 채 무조건 먼저 아이를 살리겠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녀성의 위대함에 또 한번 고개를 숙이게 된다.

새 생명의 탄생은 분명 기쁨이고 축복이지만 출산은 옛날도 지금도 산모나 아기에게는 목숨을 건 고난의 행로이다. 때문에 산모가 탈 없이 아이를 낳는 것만으로도 집안의 경사이다.

새해에 좋은 소식들이 날아든다. 우리 나라가 올해부터 무통분만 병원을 시험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가건강위원회에서 전국의 일부 병원을 중심으로 분만진통 치료의 시험운영안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전국범위로 확대운영하게 된다.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분만과정에서의 체력소모와 고통을 줄이는 ‘무통분만’의 요구가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한 적시적인 조치이다.

녀성들에게 좋은 세상이 왔다. 전에는 출산의 고통을 줄이려고 자연출산을 거부하며 제왕절개 수술을 선택한 산모들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출산의 고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만물의 최고 령장인 인간이 ‘무통분만’을 한다고 해서 인류의 모성애가 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

새해에는 나젊은 엄마들이 출산을 많이 할 것을 기대해본다. 요즘은 녀성이 참으로 편한 시대이다. 밥도 전기 밥솥이 스스로 감칠맛나게 지어주고 빨래도 자동세탁기가 알아서 해주며 식은 음식도 전자레인지가 깔끔히 덥혀준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풍요로운 세상이고 이젠 산고의 아픔도 없게 된다 하니 안 낳을 리유가 궁색해진다.

새해는 기해년이다. 기(己)는 황(黄)이고 해(亥)는 돼지이니 노란 돼지의 해이다. 세상은 ‘황금돼지의 해’ 라고 모든 것이 좋다고 하는 판에 이 천시(天时)를 꽉 잡고 출산을 많이 하기를 소원한다. 올해 태여나는 아기는 제 먹을 것을 충분히 가지고  나온다고 하니 밑바닥까지 추락한 우리 민족의 출산률이 상승해 령기있는 아기들이 고고성을 울리며 세상을 요란케 했으면 좋겠다.

총명하고 령리하며 똑똑하고 날쌔며 야무지고 끼가 있는 우리 민족 아이들의 출생은 우리 민족 뿐 아닌 세계 인류에 대한 공헌으로 된다.

알고 보면 사람이 저세상으로 갈 때 가지고 갈 것 하나 없다. 공수래 공수거이다. 명예도 헛 것이요 권세도 잠간이며 금전도 다 남의 것이 된다. 남는 것은 자식 뿐이다. 자식이 진정한 재산이다. 아이가 있지만 돈이 없는 자는 진짜 가난한 것은 아니다.

올해 태여난 우리의 아기들이 몇해 지나 골목골목 여기저기서 뛰놀며 재잘거리는 소리는 산새들의 지저귐소리보다도 더 귀맛 좋게 들릴 것이다.

세상을 깨우는 아이들의 조잘거리는 소리, 참으로 그것이 실컷 듣고 싶다.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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