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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언어를 먼저 통일시켜야 한다.(19)
金亨根    조회 4,346    2006.12.26金亨根님의 다른 글      
중국동포들 중에 한국인과 만남이 많은 사람들은 비교적 대화가 순조로운 편이나 시골에서 도회로 금방 나온 사람들은 같은 한국말을 한다고 해도 전혀 딴 나라 사람이다. 조선시대 사람과 현대 한국인의 만남이라고 할까? 사실 그들이 구사하는 언어를 현대 한국어라고 말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중국동포들과 대화에서 한국 사람들이 혼돈을 하는 것이 [일없다]와 [바쁘다]인데 북한 사람들도 자주 쓰는 이 [일없다]는 중국어의 [메이셜] 정도의 말로 우리말 [괜찮다]정도로 해석하면 해결되는데 문제는 [바쁘다]인데 한국말[바쁘다]라는 뜻 외에 [급하다][힘들다][어렵다][괴롭다][부족하다][가능성이 희박하다]등의 뜻을 갖고 있기에 한국인은 잘 새겨 듣지 않으면 도대체 무슨 의미의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있다. 앞뒤 문맥 상황을 보고 대충 짐작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어찌되었든지 [일없다][바쁘다]의 파악을 했다면 첫 관문은 통과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엄살일 수도 있다. 더욱 중국동포의 어휘 속에는 중국어 어휘가 혼용되어져 난감할 때가 있다. 중국어 명사에 우리말을 붙여쓰거나 우리말 명사에 중국어 동사나 형용사를 붙여 쓰는 경우다.출근, 퇴근을 상반(上班), 하반(下班)한다고 하고 [상부에서 허가했다]라는 말을 [위에서 피했다]고 하고 [전화를 친다고] 한다. 그러다가 때로는 중국어 원음을 그대로 빌려 쓰고, 때로는 중국어를 우리말 발음으로 바꿔쓰기도 한다.  임금을 공자(工資)라고 하는 것이 후자다. 원래 중국 발음은 [콩쯔]다.
거꾸로 중국동포들은 현대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예전보다 나아져지만 여전히 우리말의 수많은 영어 외래어다. 스타, 패션, 핸섬하다. 결혼에 골인하다, 등등 수 없이 많다. 최근까지 동북의 조선족 중등및 대학교에서는 주로 외국어로 일어를 가르치고 영어는 한족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거의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수년 전까지만해도 중국의 대학입시에서 우리 동포 학생들이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었다. 중국의 대다수 명문대학교들이 외국어 과목으로 영어를 선택한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뽑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동포 학생들은 커트라인을 넘긴 좋은 점수를 얻고도 일어를 선택한 이유로 명문대학 입학의 문이 좁아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 밖에도 동포들에게는 생소한 우리네 통속적인 표현이 적지 않다. 똑소리 난다. 웃기고 있네, 놀고 있네, 화끈하다, 싸구려, 바가지 쓴다, 질린다 등등..... 동포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말이다. 뿐만 아니라 동포 젊은이들은 존대어가 없는 중국어의 영향을 받아서 [아버지 밥 먹으세요][선생님 잘 자세요]같은 식이다. [진지를 드시다][주무시다]와 같이 주어에 맞는 존대어를 잘 가려서 못쓴다.
분단 반 세기 남북의 언어 이질화도 심하지만 중국 동포의 언어 이질화도 심각하다. 민족통일 이전에 언어의 통일이 그래서 아주 중용한 것이다. 언어는 민족의 혼이요. 민족 문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족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서는 더욱 체계적이고 진지하게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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