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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문화는 으뜸 브랜드
기사 입력 2018-08-30 13:43:26  

며칠 전 친구가 보내온 명함장을 보고서 실소한 적이 있다.

강소성 염성시의 한 호텔에 투숙중이던 친구가 찍어보낸 명함장 주소는 참으로 가관이였다.

(地址:江苏省盐城市人民南路与鹿鸣路交界处鹿鸣广场

주소: 강소성 염성시 시 인민 성 과 사슴의 울음소리 길이 접경 곳 사슴의 울음소리 광장)

한국인과 조선족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호텔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였으나 한어와 조선어를 쓰고 읽을 줄 아는 우리 립장에서는 참으로 억이 막히는 번역이였다.

한족들이 집중돼 살고 있는 곳에서 이렇게 틀린 문구의 광고나 명함장이 나도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건이 성사되여있는 곳에서 이런 꼴불견이 나타날 때에는 안타까움을 벗어나 미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연변의 8개 현, 시를 돌아보면 엉터리 간판이나 현수막을 읽어본 뉴스를 밤낮 사흘 동안 하고 해도 모자랄 정도이다. 민족자치법에 따라 조선말이 우에 혹은 왼쪽에 붙었다 뿐이지 내용은 엉망이다.

사전에도 없고 앞으로 한세기가 흘러가도 생겨나지 않을 문구들이 버젓이 간판에 붙어있다.

분명 <민족자치법>이 있고 <조선어문자조례>가 있고 현(시)마다 ‘번역국’이 있지만 기능을 상실한 콩팥처럼 려과작용을 못하고 있다.

주지하다싶이 연변은 지난 몇십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했다. 층집은 높아가고 도시는 밝아졌고 교통은 사통팔달했다.

바다도 열리고 하늘도 열렸다.

그러나 브랜드에 대한 고민만은 아직 제 궤도에 오른 것 같지 않다.

우리에게만 있고 남들에게는 없는 것, 그것이 무엇일가?

바로 ‘언어’와 ‘문화’다.

서구화된 한국식 문화에 비해 우리 특유의 문화를 갖고 있는 중국 연변의 문화, 연변의 상징적인 이미지는 바로 우리 ‘말과 글’이 살아있는 곳이다.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강소성 염성시의 ‘명함장’ 하나에도 우리가 이렇듯 실소하는데, 번화한 거리에 번듯하게 붙은 ‘엉터리’ 간판을 매일과 같이 마주했을 손님들의 ‘연변인상’은 과연 어떠했을가?

비행장 입구부터 시작하여 물갈이를 해보자.

벽돌장 찍듯 무감각하게 문구를 번역하지 말고 ‘아리랑’이나 ‘도라지’ 선률이 묻어나는 문구들로 민족적 이미지를 구축해보자.


허강일
연변일보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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