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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가깝지만 멀어야 하나
기사 입력 2017-08-21 21:28:44  

사돈의 사전적 정의는 “남녀의 혼인으로 발생하는 인척관계 또는 이런 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 상대편의 친척을 일컫는 호칭”이다. 그러나 사돈의 어원은 의미심장하여 그냥 넘어가기에는 심히 아쉽다.

고려시대의 명장 윤관(尹瓘)과 명신 오연총(吴延宠)은 1107년 나라의 부름을 받고 북방의 녀진족 정벌에 나섰다. 윤관은 도원수, 오연총은 부원수로서 생사를 같이 하며 어깨 겯고 싸워 녀진을 평정했다.

피로써 맺어진 두 사람의 우정은 더없이 돈독하였는데 나중에는 서로의 자녀를 결혼시켰으며 그 뒤에도 좋은 사이를 한결같이 이어갔다.

백화가 만발한 어느 봄날, 집에 담가둔 술이 향기롭게 잘 익은것을 본 윤관은 문득 오연총이 간절해져 하인에게 술동이를 지우고 오연총의 집을 향해 떠났다. 가는 길에 개울이 하나 있어 윤관이 개울가에 이르니 간밤에 내린 비로 개울은 불어서 건널수가 없었다. 윤관이 서성이는데 마침 오연총도 술을 들고 개울 맞은켠에 서있었다. 오연총도 윤관에 대한 그리움을 못이겨 윤관을 찾아 떠난 길이였다.

개울을 건널수 없어 서로 안타까워 하던 차에 윤관이 먼저 “각자 가져온 술을 상대가 가져온 술이라 여기고 마시자"고 건의했다. 그래서 두사람은 등걸나무(查)에 걸터앉아 서로 머리를 좋아리며 (顿) “한잔 듭시다”하고 권하면서 스스로 술을 따라서 마셨다. 이로부터 서로 자녀를 결혼시켜 맺은 사이를 사돈(查顿)이라 했다고 한다.

이처럼 친밀한 사이와 지극한 우정을 내포한 사돈의 연원과는 달리 우리 민족의 전통사회에서 사돈관계란 조심스럽고 불편한 관계였다. 사돈을 만나면 분위기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해서 “사돈네 안방 같다”라고 표현했고 구속스레 먹는 음식은 “사돈과 함께 먹는 음식”에 비유했으며 사돈은 정중히 모셔야 한다는 뜻에서 “사돈 모시듯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듣기 거북스러운 표현 하나 있으니 다름아닌 “사돈집과 뒤간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이다.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사돈이기에 ‘멀수록 좋은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대사회는 이 속담과는 역으로 변화하고 있다. 거주조건의 변화로 아파트문화가 형성되였기에 실내에 화장실(뒤간)이 있으며  계획생육정책하에서 태여난 요즘 세대들은 대부분 독생자녀들이라 사촌도 없어 사돈 사이가 자연히  물리적으로는 가까운 사이로 되여 가고 있다.

사실 사돈이란 남남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가장 가까워야 하고 또한 가장 가까울수 밖에 없는  인간관계이다. 혼인이란 쌍방이 귀한 아들, 곱게 키운 딸의 결합인데 이 이상 더 후한 선물이 어디에 있으며 이 이상 더 중한 의리가 어디에 있을가마는 이것을 망각하고 여의치 못한 사돈사이로 살아가고 있으니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다.

사돈들이 합작하여 한건 이루자고 해도 힘에 부치는데 사소한 일로 노여움에 젖어 서로 흉허물 보면서 껄끄러운 사이로 한 세상 살아간다.

자녀들이 부부싸움을 할라치면 인생선배로서 합리한 조언을 곁들여 젊은 부부를 화해시키는것이 아니라 자기 자식만을 두둔하다보니 오히려 부부 사이를 악화시키고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

그뿐인가? “집 사달라고 해라”, “차 사달라고 해라”, “아이를 봐달라고 해라”라고 자식을 사촉함으로써 사돈을 머리 아프게 만든다. 부모들의 작간으로 자식들이 리혼까지 가는 경우가 과연 적지 않다.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추억에 젖어 동창회를 자주 갖게 된다. 얼마전 고중동창회에서 화제는 돌고돌아 자연히 자녀들의 혼사얘기로 이어졌는데 특히 내지거나 국외에 거주하는 동창들은 자녀들의 혼기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선족 사위나 며느리를 삼아야 하겠는데 조선족이 희소한 곳이다보니 타민족과 통혼할가봐 크게 걱정들을 하고 있었다. 대화중에 서로 자식들의 나이를 묻다가 그러면 조건이 비슷한 자식들을 맞선 보여 동창끼리 사돈 맺으면 될거 아니냐고 의견이 모아졌다. 일이 쉽게 풀린다고 쾌재를 부르는 판에 한 동창이 재를 뿌렸다. “여태까지 좋게 지내던 동창 사이가 사돈을 맺은후 사이가 비틀어지면 어쩌나? 예로부터 사돈사이가 매끄럽지 못했었는데.”

이 말을 듣는 순간 다들 서글퍼졌다. 과연 사돈이란 가깝지만 멀어질수밖에 없는가.

사돈관계가 맺어지면 서로 리해하고 서로 상의하며 모든 일들을 둥글게 만들어가면서 젊은 부부들에게는 방향판이 되여주는것이 사돈의 도리인데도 말이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돈에 관한 고루한 속담들을 이제 우리는 잊어야 할 때다.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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