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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운전면허시험관(제5탄)(3)
2학년 조회 2,199 2014.08.28			2학년님의 다른 글

세번쯤 시험에 탈락하고나면 분명 [트라우마]라는것이 생긴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비록 학교를 다닐때 나는 시험을 즐겼었고...
4수에 대학입시를 치고나면 [만세]를 부르며 시험장을 뛰쳐나오는 나를 보고 정신병자취급을 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시험을 즐기는 편인 나도 네번째 면허시험장에 들어서니 머리가 하얗게 되는것이었다.

겨우 동영상교육을 마치고 책임강사의 강의를 듣는 동안에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었는지 도무지...

뭐 이제 세번이나 듣던 소리였으니 그건 괜찮았는데...
운전석에 올라서 핸들을 잡으니 어깨가 뻐근하다.

이날은 특별히 발을 잽싸게 놀려야겠다 싶어서 운동화를 바꿔신고 갔었다.
근데 오른쪽 발에 쥐가 올라올 지경으로 긴장되어...

어떻게 이날 차례진 B 코스를 달렸는지?

스피커에서 [전방 500미터 앞 유턴입니다]는 소리에 엉겁결에 차선을 바꾸려는데...
남자처럼 듬직하게 생긴 40대의 여자 시험관이 내 핸들을 꽉 잡아준다.
이쯤 되면 시험관들도 나를 아주 감싸주는 편이었다.

그렇지...아직 전방에 500미터나 남아있고 거기에 교차로까지 있으면 나는 차선을 잘못 들어서서 목적지에 유턴장소까지 도착 못하게 된다.

가까스로 교차로 하나를 지나니 또 제시어가 나온다.
[전방 300미터 앞 유턴입니다.]

이번에는 시험관이 손쓸 사이도 없이 나는 그만 차선을 바꾸어버렸다.
시험관은 아마도 한번 잡았줬으니 내가 알고 있을줄 알았는 모양이다.
[아니, 이런!]

그제야 나는 잘못 된줄 알았다.
유턴지에 가기전에 교차로 하나가 또 나타났다.

마침 적색등이어서 나는 당황한김에 용단을 내렸다.
이대로 유턴하면 그냥 실격이다.
직진하자!

그래서 둬미터 더 나가서 정차를 하고 녹색등을 기다렸다.

쌩! ㅎㅎㅎ

시험관이 놀라서 [어 어...]외마디 소리만 친다.

[전방 150미터앞 유턴입니다.] 이거야...이때에 차선을 바꾸어야 하는데 말이지!

나는 차선을 바꾸고 유턴을 하였다.

그리고 무사히 시험장으로 돌아왔다.

평행주차장으로 가려는데 시험관이 차를 세우라고 한다.

[실격입니다. 이건 뭐 어떻게 점수를 매겨야 할지 모르겠네요. ]

황당한 내 소행에 시험관도 저으기 놀란 모양이다.

[오늘 꼭 합격시키려고 마음먹었는데 이건 도저히 용납할수 없는 신호체계 위반에, 차선 변경 미숙 벌점에 ... 이런 분한테 도저히 핸들을 맡길수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옆에 있어서 한번 더 코스를 숙지시키느라고 핸들을 뺏지는 않았습니다.]

그래...

시험관은 엄격해야 한다.
핸들을 잡는 순간...나는 내 생명만의 주인이 아니다.
동승자에 길에 있는 모든 생명에 내가 일정한 [권한]을 갖고 있는것이다.

좋아...
이렇게 열번이라도 시험을 보자! 운전실력이 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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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