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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랑기 - 10 심양에서 만난 조선족 아줌마
김삿갓    조회 3,671    2007.01.07김삿갓님의 다른 글      
날씨가 춥다보니 몇 년 전의 일이 떠오른다. 심양에서 업무차 들렸다가 우연히 만난 한 조선족 아줌마가 그러고보니 생각난다. 이 아줌마는 아줌마라고 하기에는 조금 아깝고, 그렇다고 해서 아가씨라고 하기엔 좀 걱정스러운(처녀로 다시 결혼하긴 좀 힘들거 같아서) 그런 여자였다
그 조선족 아줌마는 내가 장춘에서 4일간 장사를 하다가 수금을 끝내고 심양으로 내려가려 했을 때 그 동안 알고 지내던 32세 된 조선족 남자가 자기도 심양에 볼 일이 있다며 함께 가길 원해서, 그와 같이 심양으로 내려와 식사를 하기 위해 서탑 바로 옆에 조선족 인력 시장을 지나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었느데, 나와 같이 온 조선족 남자와 그 여자는 어릴 적부터 한 고향에서 성장하여 서로가 잘 알던 관계였나보다
식당 등의 일 자리를 구하려고 심양 인력 시장에 나와 있던 그녀는, 우연히 객지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게 되자 너무 기뻐하며 그를 반긴 것이었다. 나와 일행인 조선족 남자가 그녀에게 왜 여기에 와 있냐고 묻자 직장을 찾아 왔단다
그가 또 결혼 해 잘살면서 집에나 있지  무슨 돈을 벌려고 여기까지 왔냐고 묻자, 남편이 속을 썩여서 가출했단다
그말을 들은 우리는 날씨가 무척 추운 데다가 오전 11시 가 다 될 데까지 직장도 못 구하고 잇는 그녀가 안쓰러워서 식사도 못하고 이렇게 아침 7시부터 이곳에 서 잇었다며 떨려서 말도 잘 안 나오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보니 그녀는 정말로 덜덜 떨고 있었다. 비록 내가 그 여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세상에 어떤 남자가 이런한 상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따뜻한 곳에서 밥이나 한 끼 사 먹이자면서 그녀를 데리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식당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 꽃을 피웠다
젊은 두 사람은 정겨운 눈빛으로 히히덕거렸고 나는 완전히 그들 사이에서 나이 많은 들러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 초라해지는 신세가 순간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그 조선족 남자보다 한참 나이 만은 형이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체면상 차마 겉으로 내색하지 못하고 들러리에 충실할 수 밖에......
그리고 여관에 가서도 나는, 그들 두 사람이 니캉내캉 짝짜쿵 손뼉 부딪치는 소리와 야릇한 신음소리를 옆방에서 들으며 외로운 밤을 혼자 지새워야 만 했다.
날이 참 오늘같이 추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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