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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한국영화포스터(2)
ㅎㅎㅎ 조회 26,161 2007.06.09			ㅎㅎㅎ님의 다른 글

상당히 의미가 있었던 영화 였죠

영자의 전성시대
1975년 작품
감독 김호선
주연 : 송재호, 염복순, 최불암
1975년 흥행 1위(서울관객 36만명)

영자의 전성시대가 상영할 75년도는 외화의 인기가 우리영화를 훨씬
능가하던 시기였죠. 그런 시기에 스팅을 제치고 서울관객 36만명이라는 기록적
관객동원을 하여 당당히 그해 흥행 1위의 영화가 된 이 작품은 결국
'호스테스 영화 전성시대'를 열었습니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생각만큼 어둡고 비참한 영화는 아닙니다. 등장인물이
때밀이, 창녀 등으로 사회의 밑바닥 삶을 그린 영화지만 나름대로 밝고
희망적인 노력을 하는 영화입니다. 오히려 비슷한 부류의 영화인 '매춘'
'어둠의 자식들' '노는 계집 창'등의 영화가 훨씬 어둡고 비참하죠.

송재호(창수)와 염복순(영자)

이 영화는 생각만큼 파란만장하지 않고, 송재호와 염복순의 진실한 사랑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영자(염복순)는 시골에서 올라온 젊은 처녀로 부잣집 가정부로
서울생활을 시작하죠. 창수(송재호)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 서울에 올라와 배운것
가진것 없이 생활하는 공장의 일꾼이죠. 영자는 창수가 다니는 공장의 사장집에서
일하고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창수가 군대에 입대하게 되어 헤어지게 되고
사장집 아들에게 강제로 겁탈당하고 내쫓긴 후 공장, 버스차장 등으로 일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벌지만 사고로 한쪽 팔을 잃게 되고, 자포자기하여 창녀가 됩니다.
군에서 제대하 창수는 때밀이 노릇을 하면서 살아가다가 우연히 영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를 빼내주려고 노력하죠.

통속적인 신파극적인 스토리지만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울면서 시간끌기'가
거의 없는 영화입니다. 또한 또하나의 고질적 병폐인 '삶에 대한 가벼움'도 없죠.
이 영화에선 누가 죽거나 자살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한쪽팔을 잃고 창녀로 자포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영자이지만 의외로 영화속에서 어두운 장면, 슬픈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최불암, 30대 시절이지만
요즘과 크게 다름이 없는 외모. 여기서도 노인으로 등장

이유리와 비슷한 외모였던 염복순

이 영화는 이후의 한국영화의 줄기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문예물, 반공물, 액션물등
다양한 장르였던 6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기에서 침체된 70년대를 맞이하였는데
이 영화와 '나는 77번 아가씨'등의 히트로 수많은 호스테스영화와 아류작들이 쏟아졌고,
'한국영화=여배우 옷벗기는 성인영화'라는 단조로운 등식이 성립되었죠. 이후 10여년동안
한국영화는 성인에로물형식을 벗어나지 못했고, 어둠의 자식들, 애마부인, 매춘등의
대 히트는 그런 주류를 계속 이어가게 만들었죠.

오히려 영자의 전성시대는 그다지 야한 영화도 아니고, 그다지 파란만장하거나 어두운
영화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에도 비극이라고 하기에도 다소 애매한
결말입니다. (마치 초원의 빛이 연상되기도 하는)

이 영화가 히트한 이후로 아류작도 많이 나왔지만 무엇보다도 '영자의 전성시대2'
'영자의 전성시대 87'등으로 이 영화의 상품성을 이용해 먹는 작품이 나왔다는 자체가
한심하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영화의 실제 속편으로 같은 해 '창수의 전성시대'가
또 나옵니다. 등장인물과 스토리까지 이어지면서. 영자와 창수라는 두 남녀 주인공을
꽤나 우려먹은 셈이죠. 병태와 영자, 영자와 창수, 히트하면 속편을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나
헐리웃 모두 마찬가지죠.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강조되는 것은 한 여자에 대한 진실하고 변함없는 사랑이죠.
물론 창수는 백마타고 나타나는 멋진 남자가 아니며 헐리웃 영화인 '프리티 우먼'과 같은
신데렐라 스토리도 아닙니다. 그리고 극적인 반전이나 풍파가 많은 영화도 아니고.
두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소박하게 이어지는 영화죠. 염복순과 송재호가 거의 주도해
나가는 영화이면서 최불암, 이순재, 도금봉등이 출연하죠. 나이가 1살밖에 차이가 안나는
최불암과 송재호지만 송재호는 20대 청년으로 나오고 최불암은 늙은 노인으로 등장하죠.
(최불암의 외모는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송재호는 아주 앳된 얼굴인데)

유명한 때밀어주는 장면, 야한 장면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감동적이고 따뜻한 장면임.
한쪽팔이 없는 영자를 위하여 목욕을 시켜주는 창수

후반부에 특별출연하는 이순재(오른쪽), 60,70년대 제법
영화에서 날렸던 이순재는 나이가 들어서도 끊임없이 TV에
출연하였고, '대발이 아빠'로서 이미지 구축에 이어,
요즘은 '거침없이 하이킥'의 인기로 광고에도 출연중.

이 영화로 화려하게 등장한 염복순은 의외로 이후 큰 스타가 되지 못했죠.
창수의 전성시대, 미스염의 순정시절 등 몇편의 영화와 TV에 출연하고 이후 이렇다할
작품을 남기지 못하고 활동도 비교적 빨리 접었죠. 나름대로 괜찮은 외모와 분위기를
가진 배우였는데. 요즘 배우인 이유리가 염복순과 외모가 아주 비슷하다고 느껴지네요.

영자의 전성시대, 겨울여자, 별들의 고향, 내가 버린 여자등은 한국영화의 부진기였던
70년대 외화를 능가하는 관객을 동원한 나름대로 의미깊은 작품들이죠. 특히 영자의
전성시대는 한 시대의 주류가 된 호스테스영화의 시발점이었고,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란
점에서 되새겨 볼만한 영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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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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