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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모기(69) | |||
| 올챙이 조회 3,654 2016.03.23 | 올챙이님의 다른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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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발전 하면 모기가 사람을 물지 않을까?” 어느 잡지에 실렸던 글중 한대목이였는데 읽으면서 피식 웃었다. 이 예측이 적잖게 틀린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수천 수만년 물고빠는 흡혈귀 본성을 유지하면서 살아온 모기가 인류과학이 발전한다고 채식주의자로 변할리 없을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러시아 시베리아 사하공하국 주민들이 방목하는 순록들은 여름이면 정말 괴로운 나날을 보낸단다. 무리를 지어 끊임없이 빙빙 원을 그리면서 달리는데 그건 바로 모기때문이다. 모기의 시달림과 그 스트레스때문에 지치고 야위어 죽는 순록들이 속출할 지경이라고 한다. 시베리아 순록들이 겨울철 혹한에 떨면서도 모기걱정을 안해서 참 좋겠는데 만약 겨울철에도 모기가 있다고 하면 얼마나 끔찍할까? 모기가 그 작은 체구에 털이 많지 않다보니 추위에 유독 약한것은 틀림이 없다. 그렇다고 모기가 춥다고 외투를 걸칠수도 없을테고, 하여튼 모기와 겨울은 절대 함께 양립할수 없는 상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누군가 인간과 동물의 구분이 사고를 하거나 도구를 이용하는 차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 했는데, 난 모기를 쫓는 방식의 차이가 아닐가 생각했다. 동물의 꼬리의 용도는 대개 모기나 파리를 좇는데 쓰지만 사람은 꼬리가 없고 대신 모기장이나 약을 이용한다. 동물이나 곤충중에 인간처럼 모기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아, 거미가 있네?!) 대신 과학이 발전하면 모기가 사람을 물지 못하도록 할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이스라엘 공군이 레이저 저격 시스템을 연구개발하여 실전배치까지 완료했는데 비행장 주변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를 향해 발사하는 RPG 로켓이나 박격포알도 레이저로 요격하여 파괴해 버린다고 한다. 앞으로 그 자동감지 시스템을 활용하여 창문턱에 작은 레이저포를 설치하면 모기장을 꿰뚫고 진입하는 모기들을 다 떨어뜨릴수 있단다. 모기나 곤충 같은 작은 물체에 반응 하지만 인간이나 변려동물 같은것에는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했단다. 인간의 머리가 참 총명하다는 것을 알수 있지만 한편 이처럼 모기는 이로운것이 없는 성가신 곤충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한국에 와서 느꼈던 의아함과 충격은 그 다른 것보다 바로 겨울철 모기였다. 겨울철에 어떻게 모기가 있을수 있지?! 겨울철에 모기한테 물리고 나니 그렇게 억울하고 화가 났다. 텃세를 부리는 한국사람들한테 무시를 받았을때보다 더 어이없고 억울했다. 그 수년후, 연변에 가서 7~8명의 친구들과 함께 식당에서 술을 마시면서 한국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한국은 우리가 생각 하는거하고 다른 점이 참 많다고 했다. 모두가 올챙이처럼 눈이 올롱해서 주윤발처럼 귀를 발쭉 세우고 듣는데 그중의 하나가 겨울철에도 모기가 있는거라고 했다. 그런데 대뜸 주변의 반응이 싸늘해지더니 모두 입을 다물고 얼음밑 개구리처럼 침묵을 지켰다. 모두 황당하다는듯 전혀 안믿는 눈치였다. 두번 더 해석까지 하면서 설명했지만 입가에 어색하고 야릇한 미소까지 띄웠다. 사람들이 살면서 상식하고 전혀 다르거나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 일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그 경우가 아닐까 느껴졌다. 자기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서야 절대로 믿을수 없다는 그런 경우 말이다. 엄청 추운 연변땅에서 살아온 사람들한테 겨울철에 모기가 살아있다고 하면 그 누구도 믿을수 없을테고 아무리 따뜻한 남쪽의 한국이라고 해도 겨울철인데 어찌 모기가 있을수 있겠냐고 생각했을꺼다. 아, 이래서 나라와 민족, 이념의 차이에 따라 서로의 생각이 다를수밖에 없고 서로 직접 겪고 경험해봐야 이해를 하고 납득을 할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족을 만나기전 한국인들은 공산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머리에 뾰족한 뿔이 돋아있고 심장부위에 붉은색 보슴털이 나있는가 생각했단다. 어쩌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림책을 보면 지주집 아낙네는 얼굴에 주근깨가 또도독 박혀있고 무조건 표독스럽고 앙칼지게 생겼고, 자본가는 팔에 털이 부숭부숭하고 멧돼지처럼 버등이가 나와있었다. 남조선은 길가에서 머리가 더부룩한 거지들이 깡통차고 뼈가 앙상한 손을 내밀고 “기부미, 기부미..”하면서 기어다니고 한켠에선 전주대를 한손으로 짚은 미군이 여자를 강간 하는가 여겼으니 말이다. 전번에 한국으로 오면서 택시에서 모기 얘기를 했더니 한족기사가 제꺽 “아니 왜 겨울에 모기가 없냐? 지금 난방이 잘되는 아파트라 겨울철에도 모기가 있다.”고 했다. 어느 신문에서도 연길에 겨울에 모기가 극성을 부린다는 기사까지 읽었단다. 내말에 코웃음 치던 그 친구들도 지금쯤 허황하게 들렸던 그 얘기가 맞다고 생각하면서 쑥쓰러워 하지 않을른지? 사람들은 흔히 자기가 모를때, 자기가 이해하지 못할때, 자기가 겪어보지 못한 일에는 무조건 아니라고 부정하고 비웃는 습성이 있는가 본다. 전번에 한국에 오기전 20여살의 한 조선족청년이 나한테 했던 인상깊은 말이 아직도 계속 뇌리에 떠오른다. “삼촌, 난 한국 사람들을 도저히 리해를 할수 없는게 아침에도 사워를 한단 말임다. 날마다 샤워를 하는것도 정말 리해를 할수 없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저녁에 샤워를 했는데 왜 또 아침에까지 샤워를 함까? 정말 정신이 이상하지 않으면 별란 사람들이라 생각했슴다. 정말 너무 하더란 말임다. 그리고 아침만 치솔질 하는게 아니라 점심에도 밥먹구 치솔질하고 저녁에도 또 치솔질하고 때마다 하더란 말임다. 하하하.. 야, 내 살다살다 정말 별란 사람들 다 봤슴다. 크하하...한국사람들은 진짜 웃김다! 푸하하.. “ 난 그냥 맥주잔을 내려다 보면서 씨익 웃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청년은 그래도 약과였다. 용정시 삽합으로 잠시 갔었는데 얼마동안 머물던 그집에서 저녁마다 샤워를 했더니 모두가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여러곳에서 모여온 십여명 사람들이 서로 수군거리면서 흉을 보는게 분명했는데 사흘이 지나자 참지 못하고 그집 할머니가 전기세가 든다고 버럭 화를 냈다.(전기를 사용하는 온수기였음.) 그들은 하루에 한번씩 샤워를 하거나 날마다 속옷과 적삼을 바꾸어 입는 걸 계속 이상하게 지켜보고 수군거렸다. 그들속에는 30여살의 어여쁜 여자 두명이 있었는데 그녀들은 내가 간후 일주일동안 샤워 한번 안했었다. 그들의 눈에 아주 이상하게 보였듯이, 연변청년의 눈에 저녁마다 샤워를 하거나 아침에도 샤워를 하는 한국사람들이 정말 어이없고 이상하게 보였을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달에 한번 목욕을 했거나 겨울철에 겨우 한두번 목욕을 하며 생활했던 연변 사람들에게 하루에 두번씩 목욕을 한다는것이 어쩌면 너무 상상밖의 일일것이다. 더구나 양치(칫솔)질은 하루에 한번 하는거로 굳어져 있는 대부분의 조선족들에게 때마다 칫솔질하는건 진짜 너무 이상하게 생각될테고. 하지만 지금 날마다 샤워를 하는 조선족에게 하루쯤 샤워를 못하게 하면 얼마나 불편한지 한번 물어보시라. 술마시고 밤새 땀흘리며 잤거나, 그냥 툭 까놓고 밤에 섹스를 하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면 얼마나 거뿐한지 물어보라. 더우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 좀하고 샤워를 하고 출근을 하면 얼마나 상쾌한지 한번 느껴보시길,., 여름철 땀 흘려 일한후 점심에 샤워를 한번 하면 얼마나 날것처럼 거뿐한지 한번 경험해 보시라. 그것을 느껴보지 못했으니 그렇게 비웃고 한심해하고 어이없어 하는게 아닐까? 해서 한국사람들은 중국인들은 제대로 씻지도 않고 먹고는 양치도 안하는 비위생적인 사람으로 생각 하는건 아닐까? 칫솔질은 아침에만 한다는 규정이 없고 그 목적이 치아에 달라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것이다. 연애를 하는 연인들이 데이트하러 나갈때 꼭 칫솔질하고 나가는것도 그 이유인데 그렇게 상쾌함을 느끼고 차츰 무엇을 먹은후이면 양치질 하는것이 습관으로 된거다, 조선족들도 자기와 다른것을 비웃거나 어이없어 하는대신 우리가 미처 모르고 깨닫지 못하는 다른것이 있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면 어떨까? 예전 장백산에 실렸던 소설 “인생”을 읽어본적이 있는가? 농촌여자 교진이가 교원이 된 고가림이한테 버림받을까봐 물떠가지고 나와 칫솔질 하는데 무식하고 미개한 동네아줌마들이 손가락질하고 비웃던 모습들 말이다. 21세기에 들어서고도 한참 넘었는데 아직도 우리 조선족 중에 적지않은 청년들이 그 시골농촌 아낙네들 같은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다. 아직도 수많은 조선족들이 비웃고 어이없어 하는 한국의 샤워문화, 칫솔질 문화는 한국사람들의 입장에서 볼때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한국에서 일하다보면 식사를 한후 한국인들은 모두 칫솔과 치약을 들고 이딲으러 나가는데 조선족들은 얘기를 하거나 스마트본을 보느라 여념이 없다. 한국인들은 이를 닦으면서 조선족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일주일이 넘도록 목욕을 안한 30대 조선족 아가씨들이 하루에 한번 샤워를 하는 사람을 비웃고 어이없어 했다는 얘기를 한국인들이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황당해 하던 연변 청년보다 더욱 어이없어하고 한심해 하지 않을까? 앞에서 동물은 모기를 쫓을때 흔히 꼬리를 사용하고 또 꼬리가 없는 시베리아 순록은 끊임없이 네굽을 안고 헐떡이며 달린다고 했다. 꼬리도 없고 네굽을 안고 뛰지도 못하는 인간은 대신 총명한 머리로 모기장이며 이젠 소형 레이저포까지 연구해서 모기를 퇴치하려고 한다. 이젠 인공적으로 만든 드론 모기까지 있는 정도다. 우리 조선족들은 그런 레이저 포를 개발하지 못할지라도, 하루에 두세번은 목욕하는것이 아주 상쾌한 일이고 때마다 칫솔질 하는것이 치아건강에 아주 좋고 깨끗한 일이라는 정도쯤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에서 돌아오는 기차간 탁자에서 30대의 조선족 여성이 깍지손을 끼며 했던 인상깊은 말이 떠오른다. “ 한국에 돈벌러 가는것보다 우리보다 앞선 사고방식 배우러 가세요. 정말 느껴지는 것이 많을겁니다.” ps, 나도 성가신 남쪽의 모기들에 시달리다가 한가지 깊이 깨달은 것이 있다. 전등불 주위에 진공청소기 주둥이를 갖다가 휘두르니 모기가 싹 빨려 들어간다는 사실.. 아, 단순하고 성가신 모기보다 인간의 장점은 사고를 한다는것 아닐까? 최소한 '피만 뽑아가려고 끊임없이 밀려드는 단순하고 성가신 모기 같다.' 는 소리만은 듣지 말아야 할것 아닌가? 스스로 동북아의 유태인이라 자처하는 우리들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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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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