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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취업제를 보면서 - 놀부의 주인정신(3)
칼텍스    조회 3,560    2007.01.09칼텍스님의 다른 글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이니 벌써 30년도 훌쩍 넘어버린 옛날의 일이다.

전교생이라야 300명이 조금 넘는 작은 학교에서 말 꽤나 하던 아이들이 두 패로 나뉘어 한동안 어줍잖은 설전을 벌였었다. 그 말싸움은 ''흥부가 좋은 사람이냐, 놀부가 좋은 사람이냐''하는 어이없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권선징악형 고전소설인 ''흥부전''에서 주인공인 흥부가 착한 사람이고, 흥부의 형인 놀부가 나쁜 사람이란 것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연히 나를 비롯해 몇 명은 ''동생 몫까지 가로채고 나쁜 짓만 일삼은 놀부가 나쁜 사람이다''라고 주장했고, 다른 애들은 놀부가 좋은 사람이라고 우겨댔다. 그애들의 말은 ''흥부는 주인정신이 없고, 놀부는 주인정신이 있어서 놀부가 좋은 사람이다''라는 것이었다. ''주인정신''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제대로 대답도 못 하면서도 그애들이 당당하게 우길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한가지 이유였다. 결국 그 논쟁은 대부분의 말싸움이 그렇듯 결론 없이 끝나고 말았다. 아마 그 시절에 국민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기억이 날 것이다.

그 논쟁이 시작되기 1~2해 전에 우리는 "~시월유신은 김유신과 같아서 삼국통일하듯이 남북통일 한대요." 이런 노래를 배웠고, 그 말싸움이 있고 나서 바로 그 ''주인정신''에 대해 배워야 했다. 노래를 못 부른다는 선생님의 핀잔을 들어가며 배운 ''유신의 노래''와 ''흥부 놀부 논쟁''으로 이어진 ''주인정신''은 박정희 대통령이 정권연장을 위해 단행한 유신개헌의 홍보에 광분했던 단적인 사례로 아직 내 머리 속에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아무리 정권 유지가 중요하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어린 학생들에게 놀부가 좋은 사람이라고 가르칠 수 있는지, 그들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 그러면서 요즈음 조선족의 방문취업제 대한 회사의 조선족들의 화제를 보면서 그 시절의 ''주인정신'' 교육이 갑자기 되살아나 씁쓸하다. 개인적으로 조선족의 방문취업제는 일단 환영하는 바이지지만 이 땅에는 조선족의 방문취업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큰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반대하는 일부 사람을 놀부라고 하는것도 어불성설이다. 물론 흥부전과 조선족의 방문취업제는 다른 문제다. 이것저것 다 양보한다고 해도, 과연 조선족이 한민족으로서 같은 주인의식이 있냐는 없냐는 대단히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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