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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철선생님의 자유로운 모습을 그리며
기사 입력 2006-10-21 14:05:01  

약간 흐린 날씨였습니다. 살짝 보슬비가 내렸습니다. 고인을 만나기에 적당한 날입니다. 고인에 대한 덕담을 나누며 18명 일행은 차에 앉아 훈춘영안의 두만강변으로 달렸습니다.

날씨가 흐렸음에도 산은 단풍이 아름다웠습니다. 해빛의 반사가 없어서인지 초록빛, 노란빛, 붉은빛이 한결 진했습니다. 무더기로 푸르고 무더기로 노랗고 무더기로 붉었습니다. 단풍은 서로서로 어울려 꽃구름을 만들며 산발을 따라 파도같이 흘러갔습니다. 색채를 듬뿍 머금은 유채화 같았습니다.

이렇게 약간 흐리고 살짝 보슬비가 내리는 날에 우리는 김학철선생님을 뵙기로 약정되였습니다. 2006년 9월 25일, 선생님께서 두만강을 따라 고향행을 하신지 5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침에 문인들과 함께 하남시장에서 제례상을 보는중에도 마음이 설레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우리를 반길것 같은 마음때문이였습니다. 실속없고 겉멋을 부리는것과 남에게 페를 끼치는것을 질색하는 선생님이시여서 제물을 아주 조금만 샀습니다.

서울에서 선생님의 작고소식을 듣고 혼자 선생님께서 떠나신곳을 향해 절을 올렸었습니다. 선생님의 돌제날에도 삼년제날에도 감히 뵐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장례도 간소하게, 참가자 명단도 12명으로 친히 정하실만큼 사회에 부담을 끼치지 않으려 애쓰신 선생님이십니다. 그런 그이를 아무 허락없이 뵈는것이야말로 선생님에게 욕보이는 일이라는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이날도 저는 선생님의 댁으로 찾아갈 때에 반드시 선생님께 약속을 드렸었던것처럼 먼저 김학철문화연구회에 사연을 여쭈고 사전 허락을 받았습니다.

두만강은 적당히 흐린 하늘을 싣고 조용히 흘렀습니다. 코스모스가 가득 피여나고 옥수수밭이 무성한 작은 오솔길을 지났습니다. 강둑을 넘어서자 멀리서 한가로이 양떼가 노닐었습니다. 깨끗한 자갈이 다양한 모습으로 무연히 펼쳐져있었습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두만강변에 푸른 바탕의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현수막에는 흰글씨로 이렇게 쓰여져있습니다.

김학철선생님 가신 5주기기념
저 멀리 선생님이 보입니다
이천육년 구월 이십오일

남으로 선생님의 고향이 보였습니다. 그곳으로부터 오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살짝 내리던 보슬비는 우리의 마음에 그리움의 이슬을 뿌려주고는 우리가 막 제상을 차리기 시작하자 금방 멈추었습니다. 제상을 마주한 선생님께서는 코스모스속에서 환히 웃으셨습니다. 가족과 후배문인들을 바라보며 아주 흡족하게 웃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깊은 절을 올리며 그동안 생각해두었던 말씀을 속으로 묵묵히 여쭤드렸습니다. 참으로 드리고싶었던 말씀입니다. 선생님의 저서들을 하나하나 자정이 지나도록 읽었었습니다. 선생님은 한몸을 다 바쳐 치렬하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분이십니다. 문학가의 자유를 향한 의지였습니다. 자유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부딪치셨던분이십니다. 나가사키감옥에서 3년여, 중국의 감옥에 10년 갇혀있으셨어도 그리고 로동개조의 인간지옥에 14년 갇혀있으셨어도 그것은 정신의 자유를 위한 대가였습니다. 인간에게 죽음만큼한 시련은 없습니다. 죽음만큼한 부자유는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죽음도 자신의 의지에 복종시켰습니다. 그것은 자유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인간의 자유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떠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태항산 격전의 나날에 작사하신 《조선의용군추도가》가 울렸습니다. 슬픔을 머금은듯 적당히 흐린 하늘가에 울려퍼졌습니다. 가을은 우우우 작은 바람을 날렸습니다. 일행 모두가 무릎을 꿇고 깊은 절을 드렸습니다.

조용히 흘러가는 두만강에 당신의 아들 김해양선생과 며느님이 코스모스를 뿌렸습니다. 하얀빛, 핑크빛의 코스모스가 핑그르르 돌면서 수면우에 싱싱한 이파리를 펴고 떠있습니다. 가시는 걸음 걸음/놓인 그 꽃을/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김소월시인의 시를 떠올려봅니다. 그우로 조용히 떠나시는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우리에게 손을 저으셨을테지요 멀리멀리 고향으로 돌아가시는 선생님의 뒤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지팽이도 짚지 않으시고 씩씩하게 걸어가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자유로운 모습이였습니다…

리혜선
연변일보 200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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