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통보

 

   문화 산책

 

 

연변통보를 즐겨찾기에 추가합니다검색중국날씨공지사항  

동포뉴스포 럼독자마당독자 명칼럼연재물문서자료실이미지세상벼룩시장

사랑과 구원의 판타지에 앵글을 맞추다
기사 입력 2013-06-04 23:57:46  

[평론]사랑과 구원의 판타지에 앵글을 맞추다

- 오스카 수상자 리안감독의 영상작품과 원작소설

지난 2월 25일 미국 로스안젤스에서 제85회 오스카 시상식이 있었다.  세계영화인들의 최고의 축제에서 리안 감독이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 (少年派的奇幻漂流)”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시상을 앞두고 “신들러의 명단”의 메가폰을 잡았던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영화 “링컨”이 유력 후보로 점쳐졌지만 오스카의 선택은 리안감독이였다.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는 감독상외에도 음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까지 받아 총 4개 부문의 트로피를 앗아가며 최다 수상작으로 이날 최고의 승자가 됐다.

리안의 련이은 오스카상 수상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막언에 이어 세계에 중국인의 파워를 알린 또 한차례의 희사였다.
배의 침몰로 구명보트에 호랑이와 함께 바다 한가운데 남게 된 소년이 겪는 227일간의 놀라운 려정을 그려낸 영화는 지난해 제50회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여 최초로 상영되였다. 상영이 끝나자마자 기립박수와 함께 세계의 언론들은 하나같이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와 호평을 쏟아냈다. “마법과도 같은 놀랍고도 탄탄한 스토리”, “가슴을 깊이 울리는 혼이 담긴 수작!”, “할리우드가 기다려온 영화!”등등의 찬사가 영화에 몰부어졌다. 무엇보다도 리안 감독은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누구도 흉내 낼수없는 놀라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뜨거운 반응이였다.

  베를린, 베니스, 그리고 오스카상까지 수상하면서 중국인으로서 서방 세계까지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진정한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던 리안 감독의 이번 영화는 “역시 리안이다”라는 관객과 평단의 극찬과 함께 또 한번 오스카상 트로피를 거머쥔것이다.

스크린에 빠져들다

리안은 1954년 10월 23일 대만의 남부지방인 병동(屛东)이라는 곳에서 태여났다.
대입시험에 두번이나 락방할 정도로 그닥 우수하지 못했던 리안이 학교시절 유일하게 잘하는 일은 학교부근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것이였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멜로드라마와 무협영화,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들을 빠침없이 보면서 리안은 점차 영화에 투신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장남인 그가 영화 감독이 되는것을 견결히 반대했다. 고등학교 교장이였던 아버지는 유교적 가치를 중시하는 인물로서 영화는 한량이들이나 즐기는 저급한 문화로 취급하고 있었다.

아버지와의 오랜 설전끝에 리안은 1976년 대만국립예전 희극계(戏剧系)에 입학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수치로 여겨 아들의 행적에 대한 지인들의 질문을 회피할 정도였다. 이런 개인사로 인한 콤플렉스에서였던지 리안의 초기 3부작 “추수”, “결혼 피로연”, “음식남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여 아버지가 주인공이고 주요 화두였다.

졸업후 리안은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아 대학에서 연극과를, 이어 뉴욕 대학에서  영화제작석사과정을 마쳤다.
재학시절 제작한 단편영화 “서늘한 호수(荫凉的湖畔)”가 대만에서 “금이삭(金穗奖)”상을 수상했고 또한 졸업작품 “분계선(分界线)”이 교내 최우수 영화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그 탄탄한 기량을 선보이기 시작 했다.

대학을 졸업한후 취직조차 어려웠던 리안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숙망이였던 영화를 만들수 없었다. 서툰 영어수준때문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감독 지망생에게 제작자들은 신뢰를 보내지 않았고 리안은 매번 고배를 마시며 돈을 벌어오는 안해 대신 료리를 하고 아이를 돌보며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귀속될 수 없는 그의 경력은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보다 정체성의 혼란을 잘 다루는 감독이 되는 밑거름이 되였다.

그렇게 두 편의 씨나리오 “추수(推手)”와 “결혼피로연(囍宴)” 을 완성했다.  1990년 이 두 편의 씨나리오는 대만 신문국이 주관하는 씨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각본상과 우등상에 입선되였다. 그리고 이 두 작품은 대만정부와 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리안의 첫 영화로 완성되였다.

37살나던 1992년, 리안은 드디여 생애의 첫 메가폰을 잡고 액션을 웨칠수 있었다. 그렇게 출품한 데뷔작이 바로 “추수”였다. “추수”는 뉴욕을 무대로 백인 며느리와 대만인 시아버지, 그리고 대만 화교들의 갈등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다루어낸 작품이다. 첫 작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원숙한 기량을 보인 영화는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수상했다.

다음 작품으로 내놓은 대만 출신의 류학생과 중국인 부모간의 갈등을 그린 “결혼피로연”은 대만에서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되였다. 더우기 이 영화는 대만 영화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으로 선정됐고 이어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작품은 처음으로 리안이라는 안존한 얼굴의 중국 영화인을 세계 무대에 조용히 등장시켰다.

1994년 리안은 경쾌한 가족 드라마인 “음식남녀”를 만들었다.

대만 최고의 료리사 집안의 이야기와 음식소재를 바탕으로 한 “음식남녀”는 아버지와 세 딸 사이의 세대를 넘어서는 상호리해를 90년대 대만사회의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속에서 이루어내였다.

당시는 스크린가에서 향항 깽영화나 무협영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던 시절이였다. 그와중에 등장한 리안의 “음식남녀”는 대만, 향항 영화가 단지 뒤안길의 깡패나부랭이들이 칼부림을 해대거나 또는 심산속 고수들이 복수심에 불타며 무림의 맹주자리를 다투것이 전부가 아니라는것을 일깨워 주었다. 영화는 그해 깐느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되였다. 이 영화 역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에 선정됐다.

초기의 리안의 작품에서는 동양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전혀 동양적이지 않은 이야기구조로 나름의 정신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1995년, 리안은 처음으로 자신의 첫번째 영어 영화인“리지와 정감”을 만들었다.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시대극인 영화는 서구인의 삶을 동양인이 섬세하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채로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영화로 리안은 다시 한번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다. 영화가 각종 상을 휩쓸면서 할리우드는 다시한번 그를 주목하게 되였다.

1997년 리안은 미국 중산층의 삶을 리얼하게 묘사한 “아이스 스톰 (冰风暴)”을 만들었다. 70년대의 윁남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미국의 상황속에 사회적, 도덕적 가치관의 방황속에서 붕괴되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였다.  영화속의 경직되고 회색의 톤에 휩쌓인 가정은 바로 70년대의 미국을 상징하며 각 구성원들은 각 세대를 대변하는 역활을 하고 있다. 점점 쇠퇴하고 기능이 축소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곰곰히 되씹어보게 하는 영화이다.

리안이 익숙한 대만의 풍토가 아니고 전혀 뜻밖에 1970년대 미국인들의 가족생활을 다룬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높은 작품성으로 깐느영화제에 초청되였고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상영되였다.

그 다음에 내놓은 영화 “라이드 위드 데빌 (与魔鬼共骑)”은 또 한번 평단과 그의 팬들을 놀라게 하였다.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인간의 광기에 대해 질문한 왕성도 높은 작품이였다. 치렬한 전쟁속에서 한 녀자를 사랑한 두 젊은이의 우정, 사랑, 복수 그리고 죽음을 그린 영화에서 리안 감독은 격렬한 전투씬과 총격씬, 속도감있는 추격씬등으로 액션 연출에 타고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액션 장면 속에서도 리안은 모든 영화를 통해 일관되게 지켜왔던 인간의 심리에 대한 랭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놓치지 않았다. 남북전쟁이 겪는 비극을 웅장한 액션씬들속에 버무려넣은 영화에서 그는 현란한 액션만을 보여주는 할리우드식이 아닌 “리안 스타일의 새로운 대액션”을 만들어냈다.

새 천년의 첫 문이 열리던2000년, 리안은 주윤발과 장지이, 양자경 등 쟁쟁한 톱스타들을 대거 이끌고 무협 영화 “와호장룡”을 연출했다.
  
리안감독에게서 “와호장룡”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여태까지 현대극 혹은 서양의 력사극에서만 실력을 발휘했던 리안이 내놓은 첫번째 무협물이기때문이다.

무협물의 대가들이 이미 많은 대작들을 내놓은 시점에서 만든 리안의 ”와호장룡”은 기성무협감독들의 작품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시한번 성공을 거두었다.

기존의 무협이 육체를 토대로 한 박투의 움직임 속에 인과 례를 중시하는 유가사상이 주를 이뤘다면 “와호장룡”은 감정을 토대로 부드러움과 비여있는 여백, 그리고 그 안에 깊은 사색을 담았다. 무협영화에 여백의 미를 담을수 있었던것은 리안 감독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와호장룡”은 제58회 골든글로브(金球) 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이어 제73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오스카 외국어영화부문상을 수상, 이 스크린으로 번안된 중국의 고전이야기는 처음으로 중국인에게 세계유수의 영화상중의 최고라 지칭되는 오스카상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세계가 이 중국인 오스카수상자를 주목하는 가운데 리안은 2003년에는 환상영화 “록색거인 헐크 (绿巨人 浩克)”를 만들었다.

할리우드에는 초인간, 박쥐인간, 거미인간과 같은 영웅판타지시리즈로 이어지는 영화의 한 쟝르가 있다. 할리우드식의 이러한 슈퍼영웅 영화는  간결한 흑백론리로 악당과 영웅의 대결과 영웅의 승리라는 그런 정서에 부응하는 작품들이다. 중국의 무협영화처럼 두터운 매니아층이 있다보니 이러한 영화시리즈들은 끊임없이 량산되고 있다.

사실 이 영화의 선택은 리안에게는 정말 어울리지 않을 쟝르였다. 감성과 정서, 심리를 묘사하는데 착중했던 감독과 액션과 기술을 중요시하는 환상물의 만남, 하지만 그 주인공이 서방인들이 좋아하는 영웅인물이였기 때문에 묘한 기대감을 낳았고 그 결과는 호불호가 엇갈리긴 했으나 리안은 그만의  영웅인물을 창조해 냈다. 판타지속에서 현실문제의 제기와 해결은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는 심리 드라마로 련결됐고 할리우드의 기술력과 전형적인 미국적 소재가 맞물려 또 하나의 리안식 영웅영화를 만들어낸것이다.  
2006년에는 화제작 “브로크백 마운틴 (断背山)”을 연출한다.

1960년대, 금지된 사랑에 호의적일수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리안 감독은 폭 넓은 감정의 너울 보다는 절제된 미학의 무늬를 선보이며 이 화제작을 연출해 냈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브로크백 마운틴”은 제63회 골든 글로브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그리고 78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또 한번 감독상을 리안에게 안겼다.

2007년 리안은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던 작품 “색, 계”를 만든다.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겪어야 했던 정한을 한 녀자의 감정선을 통해 그려낸 영화, 이성을 향한, 그리고 조국을 향한 사랑을 육체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그것을 넘어선 감정의 교류로 보여주었다.

리안은 “색, 계”를 통해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들어올렸다. 더불어 “색, 계”는 제44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장편영화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신인상 등 총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리고 리안의 “색, 계”는 탕유(汤唯)라는 걸출한 녀배우를 세상에 알렸다.

리안영화의 원작소설들

1, 동양적인 화법과 서양고전의 만남- “리지와 정감”

리안의 대부분의 영화들은 명저나 베스트셀러작품들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그렇게 리안이 맨 처음 만든 명작영화는 바로 제인 오스틴의 “리지와 정감”이다.

19세기 초 영국 시골마을의 한 귀족가정, 리성적인 성격인 맏딸 엘리너는 내성적이고 도덕적인 청년 에드워드를 사랑하게 되고 반면 열정적이고 감성적인 동생 메리앤은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청년 윌러비에게 첫눈에 반한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로맨스는 모두 고통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두 녀인은 서서히 사랑의 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작가는 리성과 감성이라는 두 가지 인간성을 련애와 결혼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도덕적으로 고찰하며 당시 만연했던 물질주의와 황금 만능사상, 그리고 결혼을 통해 출세를 꿈꾸는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소설의 저자인 제인 오스틴은 영국의 유명한 녀류소설가이다. 섬세한 시선과 재치있는 문체로 18세기 영국 중상류층 녀성들의 삶을 다룬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이다. 작품들은 모두 익명으로 발표되였고 생전에는 찰스 디켄즈등 소설가들에게 가려져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19세기 후반부터 평론가들의 격찬에 힘입어 문학 경전의 반열에 들게 되고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게 되였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더 큰 각광을 받았고 많은 작품들이 영화나 연극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와의 빈번한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격변기에 한적한 영국의 시골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련애담을 그린 오스틴의 소설은 력사의식과 사회 인식이 결핍되여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스틴의 소설이 개인들의 일상생활에 한정된 소우주를 그려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스틴은 누구보다도 세밀한 관찰력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으로 당대의 물질 지향적인 세태상과 허위의식을 풍자하면서 도덕의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당시에 류행하던 감상 소설, 로맨스 등 대중적인 문학 장르의 관례적인 기법들을 다양하게 실험하면서 리얼리즘에 립각하여 정교한 작품 세계를 창조했다.

오늘에 와서 오스틴은 영국 소설의 “위대한 전통”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 여섯 편의 소설로 불운의 녀인은 200년 가까운 세월동안 전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매체가 지난 천년간 최고의 문학가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제인오스틴은 쉐익스피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제인오스틴의 책은 그때 사회와 상황이 많이 다르고 녀성의 인권이 많이 바뀐 지금도 많이 읽힌다. 사회의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어도 여전히 우아한 문체와 탁월한 심리묘사때문에 재미있게 읽히는것이다.

이제는 경전이 되여버린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스크린에 옮긴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더우기 동양인 감독이 서양의 고전작품의 메가폰을 잡는다는것은 일종의 모험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리안 감독은 동양인의 정적인 시선으로 원작의 의미를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내였다. 동양인의 “감성”적인 기술법은 너무나도 잔잔하고 아름답게 “리지”로 랭랭한 서양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그들의 찬사를 이끌어 내였다.

2, 의와 협의 경지가 빚어낸 수채화- “와호장룡 (臥虎藏龙)”

리안에게 첫 오스카상을 안겨준 영화 “와호장룡”은 세계적인 중국의 톱스타 주윤발, 장자이, 양자경등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정말 화려한 영화이다.

영화의 원작소설은 “철기은병(铁骑銀甁)”으로 20년대 상해의 작가 왕도려(王度廬)의 작품을 각색했다. 소설은 당시 고전협객소설의 초인적인 의식의 경지에서 벗어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였다.

청조 말엽,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리모백은 녀협객 수련과 이룰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 한다. 그는 사부가 자객에게 목숨을 잃자 강호를 떠날 결심으로 선대부터 전해내려오는 보검 청명검을 수련에게 맡긴다.

고관의 딸인 옥교룡은 강호의 삶을 동경하며 부모들의 결혼의 강요속에서도 마적단 두목 호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옥교룡은 수련과 우정을 쌓았으나 두 녀자의 인생이 갈라지고 대립하면서 증오가 사랑을 압도하게 된다. 남성들이 지배하는 사회를 거스르고자 했던 두 사람은 대결로 치닫는 운명을 어찌할수가 없다.

근대 중국의 통속문학 가운데 광범위한 독자들에게서 가장 뜨거운 환영을 받아 온것이 있다면 아마도 무협소설일것이다. 무협소설의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내용 전개와 호탕한 영웅과 협객들의 매력은 공리에 매이고 불리익에 처한 사람들의 가슴에 시원한 해방감과 대리만족감을 안겨 주었다. 무협소설은 이렇듯 중국 특유의 민속문학으로 정리되면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성인동화로 자리 잡게 된것이다.

무협소설은 근대에 들어와 두 가지 류형으로 그 뚜렷한 성향을 보였는데 하나는 중국의 전통 무술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초기격파(初技擊派)”이고 다른 하나는 그속에 남녀간의 애정을 주선으로 보여준  “원앙호접파(鴛鴦胡蝶派)”이다. “초기격파”의 대가로는 백우(白羽)등 작가들이 있고 “원앙호접파”는 바로 왕도려가 거두로 불릴만 하다.

왕도려는 “원앙호접파”의 많은 작가들중에서도 “비극협정파(悲剧俠情派)”라는 독특한 작품 류형을 창조하여 무협소설의 부흥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탁월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예측을 벗어난 줄거리와 치밀한 복선으로 작품의 구조를 탄탄히 하고 개성있는 인물을 등장시켜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왕도려는 모두 16부의 대하무협소설을 썼는데 그 가운데 대표작이 바로 리안의 “와호장룡”으로 개작된 ”철기은병”계렬의 작품이다.

"가장 대중적인 장르를 통해 중국 고전 문화의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 리안에 의해 20년대 중국 시중에 나돌던 무협지는 지극히 중국적인 정서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영화에서는 두 개의 욕망이 주축이 되는데 어찌보면 신세대와 구세대의 갈등이라 할수 있다. 그 욕망은 강호의 오래된 고수인 리모백과 그의 다음 세대인 옥교룡 두사람으로 대변된다. 영화에서 리모백과 옥교령,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마적단의 소호는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복층구조를 이루면서 집단의 대립, 그리고 그들지간의 좀처럼 섞일수 없는 세대차이와 갈망의 차이를 보여준다.

동양의 정중동(静中动)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화는 원작과 쟝르의 의미를 뛰여넘어 리안의 동양철학에 대한 사고와 리해를 보여주었다.

3, 금지된 춤- “브로크백 마운틴”

오헨리상, 풀리쳐상 수상 작가인 애니 프루의 단편 소설이 그 원작이다.

중국에서는 2005년 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된 “근거리- 와이오밍의 이야기 (近距离- 怀俄明故事)”라는 애니 프루의 단편집속에 11부중 맨 마지막 작품으로 수록되였다.

1960대의 어느 여름. 와이오밍주에 소재한 록키산맥의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곳에서 양을 방목하는 아르바이트 일로 잭 트위스트와 에니스 델마르는 서로 만난다. 수백마리의 양떼 외에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끌림을 경험하나 아르바이트 일도 끝나 헤여지게 된다. 이후로 와이오밍주에 남은 에니스는 아름다운 녀자와 결혼하여 두딸을 낳았고 텍사스 주로 간 잭도 결혼하여 아들을 낳고 처가편의 사업을 도우며 살아간다. 4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제이크가 와이오밍주를 찾아온다.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혼란에 휩싸인 채 두 사람은 사랑과 죽음을 경험한다.

척박하고 황량한 땅 와이오밍, 모래먼지가 서걱거리는 산언덕에서 소, 말, 양, 개등의 가축들과 땀냄새 나는 남자들이 엮어 내는 이야기들은 건조할 정도로 딱딱거리는 문체를 타고 진행되지만 우리들에게 일정 정도의 거리를 주는 소재들은 또 단순한 매력을 가지며 뜨거운 전률로 다가온다.

각종 수상 실적에서 알수 있듯이 이 금지된 춤에 관한 영화는 또 한번 관객들을 놀래웠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는 그냥 왔다가 사라지지만 이 영화는 당신과 함께 남아있을것이다. 이는 련인들이 남자들이라서가 아니라 그 스토리가 삶과 갈망, 그리고 진정한 로맨스로 가득차있기 때문이다."고 평단과 관객은 민감한 소재의 영화에도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  

영화는 서정적으로 표현된 영화속 풍경과 달리 가혹한 인간 조건과 주인공 심리에 대한 은유를 밀도있게 그려보이고있다.

4, 치명적인 욕망- “색. 계”

“색. 계”는 1930~40년대 상해에서 작품활동을 했던, 중국의 현대문학사에서 “희세의 재녀 (旷世才女)”로 불리는 장애령의 단편소설을 각색했다.

항일전쟁시기, 대학가에서 항일연극에 투신했던 왕가지(王佳芝)는 애국적 열정에 불타는 청년 광유민(邝裕民)이 주도하는 항일단체에 가입한다. 광유민에 호감을 느낀 왕가지는 그가 주도한 상해의 친일파의 주요인물 “역선생 (易先生)” 암살계획에 동참한다.

그녀의 임무는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역선생의 마누라에게 접근하여 신뢰를 쌓은후 역선생에게 다가가는것이다. 몸을 던져 역선생의 마음을 얻은 왕가지는 연기가 아닌 실제 사랑을 느끼게 되며 곧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

사랑때문에 시대와 력사라는 보다 큰 무대로 뛰여든 주인공은 처음에는 욕망의 기운을 전해오는 강력한 상대를 와해시키기 위해, 나중에는 그러한 자신을 주체할수없어 신들린 연기에 매달린다.

“색. 계”는 상해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장애령 스스로가 가장 아끼는 작품이였다고한다. 1950년대에 초고가 완성되였으나 30년가까이 탁마를 거쳐 1978년에 “망연기(惘然记)”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였다.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시대의 굴곡에서 녀성의 시각으로 시대상이나 삶의 욕망등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본 물의를 빚은 작품이다.

장애령의 소설은 “반생연(半生緣)”, 원녀 (怨女)”, “붉은 장미, 하얀 장미 (红玫瑰与白玫瑰)” 등으로 영화화된 작품이 적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쪽과 완성도가 높은 쪽으로 뽑으라면 리안의 “색계”일것이다.

소설은 단편소설로서 단숨에 읽을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짧지만 영화”색, 계”는 무려 2시간 반이 넘는 긴 편폭으로 원작의 정수를 세세하게 재해석해냈다.

리안 감독은 어느 인터뷰에서 “색.계”의 원작 소설을 읽으며 녀주인공이 다른 정체성을 빌려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그가 생각하는 영화적인 철학과 동일하다는 생각에 흥미를 느끼고 작품을 스크린에 올릴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리안 감독의 적지않은 영화들은 금기에 다가선 개인과 집단 사이 욕망의 충돌을 동서방 모두가 접할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로 이야기해왔다.

이 작품의 원작과 영상물의 다른 점은 바로 정사씬이다. 소설에서는 정사씬이 전혀 없지만 영화는 무엇보다 파격적인 정사씬때문에 상영이 되자 곧 사회의 물의를 일으켰다. 리안은 영화에서 제목처럼 지독히도 리안스러운 색을 관객들에게 뿌렸다. 영화는 파격적이였으나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하염없이 지독하여 보는 이의 리성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색계”를 그저 19금 영화로만 생각했고 평단에서는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놓고 언쟁이 높았다.

수위를 넘는 정사씬은 혹여 영화를 멜로나, 에로수준으로 가볍게 생각한 이들에게는 흥미거리로 되겠지만 사실 영화가 보여주고자하는것은 상업효과를 노린 싸구려 멜로물이 아니다. 영화에서의 정사씬은 가혹한 시대가 만들어준 성적 긴장감으로 대단히 폭력적인 퍼포먼스의 느낌을 전하하면서 인물의 심리에 단단히 밀착되여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행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정사씬으로 하여 원작이 전하고저 하는 메세지를 더 그윽하게, 농밀하게 담아낼수 있었다.

암살 대상을, 자기의 적을 사랑하게 된 녀자. 결국 그를 죽음에서 탈출 시키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비뚠 사랑에서 탈출하지 못하고마는 녀자, 영화에서 주인공은 결국 자신이 연기하던 캐릭터에 자아가 녹아들며 욕망과 책무가 역전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른 정체성을 빌려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가혹한 시대와 맞물리며 그녀 스스로를 비극 속에 몰아넣은 것이다. 여기서 “색(色)”은 “계(戒)”를 넘어설수 있지만 다음순으로 “계(戒)”를 넘는다는것은 곧 존재의 파멸을 의미한다. 그 제목이 보여주듯이 영화는 경계를 넘어선 사랑과 그 파국을 그려냈다. 사랑에 대한 관념과 금지된 사랑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였다.

그리고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는 이 영화때문에 이변이 일어났다. 한 감독이 2년 간격으로 같은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것이다.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2007년 “색, 계”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촬영상 2개 부문을 석권한것이였다. 여태껏 리안만이 이루어낸 기록이였다.

5, 구원의 방주-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

작품은 2002년에 영국의 가장 권위있는 소설상인 제34회 부커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출간되자 곧 전 세계 40여 개국언어로 번역되였고 이 소설은 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1963년 에스빠냐에서 카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여난 저자 얀 마텔은이 작품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들은 카나다로 이민을 떠나게 된다.

동물들을 싣고 카나다로 떠나는 배에 탑승했던 가족들은 뜻밖에 폭풍우를 만나게 된다. 배는 침몰하고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오른 소년 파이만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구명 보트에는 소년외에도 얼룩말과 하이에나, 오랑우탄 그리고 벵갈 호랑이가 전설속 “노아의 방주”에서처럼 함께 몸을 싣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배고픔에 허덕이는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소년과 벵갈 호랑이만이 배에 남게 된다.

이로부터 허허바다 한가운데 좁은 구명보트우에 한마리의 호랑이와 함께 남게 된 열여섯살 인도소년 파이의 놀라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게 된 어린 소년이 좁은 배에서 그것도 맹수인 호랑이와 기묘한 공생 관계를 유지하며 8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살아남아서 륙지까지 다닿는다. 거기까지만 해도 책은 충분히 흥미롭다. 하지만 저자는 책속에서 단지 흥미로운 표류담에 그친것이 아니다. 독자들에게 익히 알려진 표류담을 다룬 명작들은 적지않다. “로빈손 표류기”, “파리대왕”, “15소년표류기”…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생존의 이야기이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상기 작품들이 건드리지 못했던 근원적인 문제에 질문을 던지고있다.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를 동시에 믿는 한 소년의 사유와 모험을 통해 “삶을 어떻게 볼것인가”라는 궁국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은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건드리고 있다. 이 작품을 읽노라면 생존을 위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그속에서 보여주는 나약함과 강인함을 모두 경험할수 있지않을가 싶다. 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과연 무엇으로 부터 구원을 받으려 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하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리안 감독은 영화에서 최대한 원작의 결을 유지했다. 그 결과 틀속에 아름다운 이미지의 향연과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의 호흡을 맞추어 냈다. 완벽에 가까운 이야기와 영상을 통해 리안은 그의 전작들이 보여주었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의 앵글로 믿음, 용기, 희망등의 가치를 들여다보며 인생을 관조한다.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는3D 기술로 제작한 영화이다. 생애의 첫3D영화에서 리안은 눈부신 3D 기술과 드라마틱한 허구의 세계를 접목해 현실적인 관점에서 풀어냈다.

태평양을 눈앞에 끌어다 놓은듯한 3D 효과를 만끽하면서 리안의 이 신작을 통해 우리는3D영상뿐이 아닌 인생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경이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세계속의 대표적인 중국인 감독

매번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항상 자기 색을 잃지 않고있는 리안은 중국 문화권의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영국의 고전과 미국 력사, 대중문화를 자신의 영화로 끌어들인 인물이다. 리안 영화가 다루고 있는 중국 유일의 무협세계, 영국 녀인의 사랑이야기, 처절한 남북전쟁, 가상의 록색괴물사이의 공통점은 얼핏 보면 찾기 어렵다. 하지만 이 광범위한 소재가 리안의 영화세계에서는 하나로 묶여 사랑과, 구원, 정체성등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리안의 예술세계를 리해할수 있는 키워드이다.  

끊임없이 사랑을 통한 구원을 이야기해왔던 리안 감독, 그의 작품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변하지 않는 열정의 그런 진취적인 자세는 그로하여금 지역과 출신의 한계를 넘어 동방과 서양, 쟝르와 쟝르 사이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탈근대적이면서도 탈경계적인 예술가로 부상하게 했다.

이렇게 여러부의 작품을 통해 리안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변화, 동양과 서양, 그 문화의 충돌과 교감속에 인간의 정체성, 세대간 차이에 초점을 맞추고 놀랄만한 화해를 이끌어내는 섬세한 연출력과 더불어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면서 국제적인 립지를 넓혀 “세계속의 대표적인 중국인 감독”, ”아시아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참고문헌-

色,戒  (北京十月文艺出版社)
近距离- 怀俄明故事 (人民文学出版社)
少年派的奇幻漂流 (译林出版社)
李安传: 十年一觉电影梦  (人民文学出版社)
悲喜人生— 李安电影研究 (广西师范大学)
存在.权力.归宿:李安电影的身体美学 (周非)
李安- 好莱坞语境下的华语文化实践 (第2届中国电影论坛论文集)

“연변문학” 2013년 6월호


오늘의 포토
일본, ‘코로나 19’ 감염자 수 계속 증가

자게 실시간댓글
 朴京範님이[신체접촉이그렇게 큰...]
그렇게 성이슈를 傳家의 寶刀처럼 휘...
 朴京範님이[영웅 없는 한국인, ...]
한국내 여진몽고족의 입장에서는 자...
 로동적...님이[오늘의 한반도를 보면]
한족으로 동화가 시대의정신이라고??...
 준이님이[범죄 피의자가 자살하...]
언론을 포함하여 한국의 문제는 공인...
 준이님이[영웅 없는 한국인, ...]
객관적으로 본다면 적어도 6.25에서 ...
 준이님이[오늘의 한반도를 보면]
한반도 일은 한반도가 알아서 하면 ...


최근 많이 본 기사

독자 칼럼

오늘의 칼럼


Copyright 2006 연변통보 all right reserved.
webmaster@yanbianews.com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