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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C-3 중국동포, 꿈과 현실 탐조한다(1)
기사 입력 2010-11-29 00:29:22  

영등포구 소재 수도통신학원 수강동포들이 휴식시간에 나와 어려운 사정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무연고 동포전산추첨탈락자에 부여하는 단기비자(C-3)입국자 기술교육 및 비자변경(H-2)정책이 출범하자 ‘코리안드림의 막차’를 타게 된 동포들의 한국 행은 줄을 짓고 있다. 연고가 없는 동포들에게 그토록 갈망하던 기회를 안겨주어 너무도 감사를 드려야 할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장미 빛으로 장식된 것이 아니다.이들의 출국 그리고 한국에서의 학원등록, 비자변경, 수강, 취직을 둘러싸고 한편의 애환에 젖은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다. 본지는 오늘부터 이들의 맥박을 짚어보고 그 삶의 현장을 진맥해본다.- 흑룡강신문 편집자]

돈을 벌러 왔지만, 너무도 고달프다

주말 강의 듣느라 버스,지하철 갈아타며 4~5시간 고행 길

왕복교통비 찜질방비용 식비 등 한번 수강 7~8만원 비용

12시간 야간작업 마치고 학원에 들어와선 수강 중 잠자기대부분

40~50대 저학력 동포들 학원강의 소 귀에 경읽기

[(흑룡강신문=서울) 김명환 기자,이용춘 권상철 =2010-11-24] ''꿈을 안고 돈을 벌러 왔지만 정말 지긋지긋해 납니다.우리 같은 사람에게 전기를 강의하다니 말 그대로 소 귀에 경읽기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11월14일 오후,영등포구 모 통신학원에서 수강을 마치고 나오는 40대 후반의 김모 여성(연변 왕청)은 기자와 대화를 나누기 바쁘게 울분을 토로하였다.

금방 들어와 일상 한국어대화도 알아듣기 어려운데 교과서는 외래어 투성이여서 펼치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남편이 간경화로 여러 해 앓다가 빚더미만 남겨놓고 재작년 사망하자 각기 대학과 중학교를 다니는 아들딸의 뒷바라지 중임이 김모 여성의 어깨에 놓여져 지난해 무연고동포시험에 참가했으나 추첨에 탈락하여 이번에 단기비자로 입국했단다.

고향에도 변변한 친척이 없어 이웃에서 돈을 얼마간 마련해 한국에 들어왔지만 두루 비용을 지불하고 나니 돈이 떨어져 경기도 성남에 있는 고향사람의 좁은 지하방에 비비고 들었다 한다.

학원에 등록한 날부터 일자리를 찾아 다녔지만 규정상 주말(토,일) 강의를 들어야 했기에 5일 근무를 한다니 받아주는 곳이 거의 없었다.

하는 수없이 일당으로 식당을 전전하기 시작하자 가는 곳마다 사람취급을 않고 주인과 월급쟁이 아줌마들이 번갈아 부려먹는단다.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팽이처럼 돌아쳐야 하니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말할 것 없지만 그보다 정신상 스트레스가 더 견뎌내기 힘들다고 했다. 이렇게 두 달 동안 감자탕집,순대국집,불고기집 등을 두루 옮기다 보며 워낙 가벼운 체중이 5키로나 줄었다 한다.현재 학원에서 수강하는 대부분 여성들의 처지가 자기와 대동소이 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주말이면 김밥이나 라면으로 대충 요기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부랴부랴 학원을 찾아오지만 걸상에 앉기 바쁘게 눈꺼풀이 내려와 책상에 머리를 박아야 한다고 했다.한 교실에서 수강하는 동포 중 자기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태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연변 안도에서 왔다고 하는 박모 여성(30대 후반)은 소학교에 다니는 딸애를 친척집에 맡겼는데 매달 40만원 보내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와보니 학원에 다니며 취직도 여의치 않아 스트레스만 쌓이고 자기생계도 유지하기 어려워 정말 이 선택이 맞는지 의심할 지경이라고 했다.

흑룡강성 가목사에서 왔다는 강씨 남성(56세)은 모 통신학원에 등록하여 학원측이 소개하는 직장에 다녔다.다리가 좀 불편한 이 남성은 매일 12시간 꼬박 서서 하는 작업이라 견뎌낼 수 없어 직장을 나와 대림동의 목욕관리사교육원에 별도로 30만원 비용을 내고 때밀이 기술을 배웠다.하지만 기술을 배우고 나서 학원측이 추천하는 사우나를 찾아 다녀도 평일에는 손님이 적어 겨울 밥벌이를 하는 신세였다.

5일 근무가 가능하다는 충남 천안에 있는 모 사우나에 소개를 받아 전철,버스를 갈아타고 갔으나,면접을 하고 나서 주말에 손님이 많으니 학원강의를 이유로 청가를 줄 수 없다고 하여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고 한다.
  
길림성 교하에서 왔다는 최씨 남성(53)은 학원 등록 후 서울에서 5일 근무가 가능한 직장을 찾는라 한주일 여기저기 돌다가 나중에 친구의 소개로 충북 보온군의 모 회사에 취직하였다.

영등포의 모 학원을 다니는 최씨는 금요일까지 심야작업을 하고나서 토요일 아침 일어나기 바쁘게 눈을 비비며 길을 나서 버스를 3시간,지하철을 1시간 갈아타며 학원에 들어선다.

이튿날 강의가 계속되니 돌아가지 못하고 찜질방에서 묵는데 왕복교통비,식비 등을 합쳐 이틀간 비용이7~8만원 들어간다고 했다. 찜질방은 워낙 밤새 손님이 나들어 소란스러우니 술을 취하도록 마셔야 잠을 일룰 수 있다고 한다. 한 교실에서 강의를 듣는 동포들 가운데 자기처럼 찜질방에서 밤을 새는 사람이 여럿이 된다고 했다.

저녁 8~9시경부터 시작하여 12시간 야간작업을 하고 이튿날 그대로 학원을 찾아 오는 동포들도 허다한 실정이다.

''우리 같은 사람에게 강의가 들어 올 리 있습니까? 세상에 이런 고역이 어데 있습니까?오히려 우리더러 반년 혹은 1년 학비를 내라는 편이 낫다고 생각됩니다.기술교육지원단이든 학원이든 동포들한테서 무턱대고 돈을 받아내자니 명목이 서지 않아 만들어놓은 방책이 아니고 무엇입니까?그것도 6개월 수강 후 시험에 합격 안되면 6개월 연장 수강 후엔 시험에 합격하지 않아도 무조건 비자변경이 된다고 정말 울지도 웃지도 못할 하니 억지정책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

기자가 11월 이래 수도전기학원,메디칼간호학원,신화통신,제일에너지학원에 다니는 동포들로부터 들어본 목소리는 이구동성 울분에 찬 호소라고 할 수 있다.

수강 중 현행 교육시스템에 불만이 폭발하여 학원생들이 교수님들 강의를 알아들을 수 없다며 책상을 치며 항변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어떤 학원에선 수강 중에 학원생들 집단소란이나 집단이탈 사례도 가끔 발생한다고 했다.

단기비자 입국 중국동포는 학력이 보편적으로 낮고,농촌 거주자가 대부분이며 연령도 40대50대가 주축을 이루는 현실에 자기가 원치 않고 또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기술교육 6개월 후 시험 합격자는 3~5% 추정하고 있으니 사실상1년 강행한다는 것이 참으로 중국동포를 포용하고 이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차원에서 출범한 합리적이고 현명한 정책인가 하는 불평이 서울과 수도권의 동포기술교육 학원이 있는 곳 마다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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