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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는 언덕에서
기사 입력 2015-11-16 12:28:44  

쇠창살 사이로 보이는 청자 빛 고운 하늘이 열리던 어느 날, 구부정한 산허리를 오르는 성묘객들의 행렬이 가을을 전해 주고 있었다. 땅거미 내리는 어스름 녘, 먼 하늘가에 메아리 울리는 취침나팔 소리에 나의 지친 몸은 싸늘한 마룻바닥의 새우잠 속에 빠져 들고 있었다.

어슴푸레 여명을 타고 달리는 철마의 울음에 밤새 꿈길을 해 메이던 내 마음은 고향으로 달렸다. 그리고 그 어두운 공간에도 금빛 햇살이 기어들고 있었다. 오늘은 반가운 소식이 오겠지……?

애타게 기다리던 소식은 붉게 타오르던 단풍잎이 차가운 바람에 지듯이 끝내 빛바랜 낙엽이 되어서 어디론가 흩어져 가버렸다. 시리도록 창공이 두 눈에 아롱거리던 날, 육중한 쇠 음향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불어 닥치는 가을바람에 눈시울을 적셨다.

모든 것이 인연이었다.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흩어져 갔을 뿐이었다. 그토록 안타깝게 기다리던 마음은 가지 끝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듯이 허망하고 쓸쓸하기만 했다. 난 응어리진 아픔을 안고 홀로 울었다. 모든 것이 보기 싫었고 증오스러웠다.

채 아물지도 않은 아픔을 찾아 겨울이 오고 미친 사람처럼 헝클어진 마음이 차가운 겨울 거리를 누비는 바람이 되어서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길거리에 나가서 누구라도 붙잡고 뒹굴며 짓밟히던 낙엽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었다. 목적 없이 비틀거리던 발자국을 따라 함박눈이 내리면서 낙엽의 얘기는 새하얗게 지워지고 은빛 찬란한 발자국들도 따스한 햇볕에 녹아서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귓가를 간지럽히는 신록의 계절이 시야에 가득 차 오고 있었다. 인연 따라갔던 세상은 인연 따라 다시 오고 있었다. 그랬다.

나뒹굴던 낙엽은 눈 속에 파묻히고 그 위에는 다시 한 번 새싹이 돋아나고 목적 없이 떠돌던 방황의 한 구석 자리에도 영롱한 눈동자들이 슬며시 투영되어 오고 있었다. 그 밝은 빛줄기를 따라서 舞鶴山 허리를 오르던 발걸음이 조용한 어느 山寺에 머물렀을 때, 발걸음은 고요의 정적에 잠겨 들었다.

난 비로소 가을 산을 느끼며 창공을 보게 되었다. 그랬다. 일체의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해서 오가는 것이다. 이제는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서서 저 높은 창공을 마음껏 날자. 그리고 여름내 찍어 두었던 싸리비로 서럽게 울며 흩날리던 고운 빛의 낙엽들을 누군가의 발길이 닿기 전에 쓸어 모아 불에 태우자.

바작바작 타오르며 하늘 높이 연기되어 흩어지는 낙엽들의 이야기를 주워 모으자. 흰 눈이 그들을 지워버리고 차디찬 감촉이 피부에 스며들기 전에 그들만의 아름다운 밀어를 누구에겐가 들려주자.

무수한 발길이 낙엽을 짓밟고 지나갔어도 그들은 결코 울거나 슬퍼하지 않고 포근한 대지의 품 안으로 돌아가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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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통보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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