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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짜리 우표’ 헤프닝과 스마트폰시대
기사 입력 2018-11-30 18:06:06  

수년 전 세모의 어느 날 체신국에 갔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던 일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날 필자는 오랜만에 체신국으로 우표 몇매를 구매하러 가게 되였다. 필자의 차례가 되여 카운터에 다가서면서 별생각없이 1원짜리 한장을 내밀며 “8전짜리 우표 4매만 달라.”고 했더니 카운터의 녀직원이 눈을 올롱하게 뜨고 필자를 쳐다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게 아닌가? “손님두 참, 지금 8전짜리 우표가 어딨습니까?” 카운터 녀직원이 튕겨주는 한마디에 필자는 얼굴이 확 붉어졌다. 외계인을 바라보듯하는 카운터 녀직원과 고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필자는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인터넷시대에 ‘8전짜리 우표’를 구매하러 갔다가 망신스럽게 돌아서는 자신이 민망스러웠다.

사실 이건 단순히 우표의 가격대를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지구촌 어디에도 통할 수 있는 오늘날 우표의 존재는 지난 시절의 퇴색한 통신징표로 우리의 삶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자매체에 의한 통신술의 눈부신 변화가 우리더러 고루의 삶을 바꾸도록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1896년 마르코니가 무선전신을 성공시킨 후 인류는 통신술의 위대한 변혁시대에 진입하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가정용 전화통신기의 사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우리 나라의 경우 전화기의 일반가정 정착은 개혁개방 이후로 볼 수 있다. 아주 오래동안 전화기는 서민층에게 있어서 쳐다볼 수조차 없던 사치품이였다. 일상의 모든 통신은 체신국을 거쳐야 가능했던 세월이였다. 8전짜리 우표를 편지봉투 상단에 척 붙이면 국내 어떤 지역도 편지발송이 되였으니 막부득이한 경우에만 체신국 전화 유료 서비스에 의존할 정도로 국민들 삶의 질은 형편 없었다. 현대문명과 등진 페쇄된 삶의 전형적인 형태가 아닐 수 없었다.

필자의 경우 가정에 전화기를 설치한 시간은 1990년-개혁개방 10년 후이다. 전화기의 가설과 동시에 전화번호가 체신국의 전화번호책에 공개되면서 필자는 마치도 하루밤 사이에 현대문명인이 된 듯한 그런 흥분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그로부터 불과 3~4년 후 고정전화가 서민층에 미처 보급되기도 전에 이동전화가 출현한다. 거기에 서양에서 애완견 목에다 착용한다는 무선호출기(bp机)까지 가세하면서 연변에도 무선통신시대가 본 격적으로 열리였다. 그때만 해도 2차대전 때의 휴대식 군용무전기처럼 둔중하게 생긴 이동전화를 들고 허리띠에 bp기를 착용하고나서면 그야말로 선망의 눈길을 끌만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가정의 고정전화 가격으로 현지 이동전화의 편리를 누릴 수 있는 시티폰(小灵通)이 시민층에 확산되는 듯싶더니 몇년사이에 음성과 문자 메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각종 류형의 깜찍한 핸드폰들이 줄줄이 선을 보인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 미처 적응하기 바쁘게 휴대전화의 기능은 물론 팩스 송수신 및 인터넷 접속 등의 데이터통신 기능에다 TV와 라지오 시청취 등 의 방송서비스와 카메라, MP3, 무전기기능, 문서작성, 금융거래까지 가능한 “다기능 복합단말기”라고 불리우는 스마트폰시대가 다가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재래의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1년 사이에도 세상이 몇번씩 달라지는 눈부신 변화 앞에서 필자와 같은 반컴맹족들은 그저 체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인류의 첨단과학기술 창의력에 따른 결정체이고 개혁개방은 낡은 사회체제에 대한 부정과 새로운 체제확립을 위한 개혁 및 개방 정책으로서 서로 다른 개념임은 분명하다. 개혁개방과는 무관하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자체의 기술루트 대로 기능을 발휘한다. 문제는 인류가 창조한 과학기술첨단결정체를 국민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사회 경제적 체제보장은 스마트나 컴퓨터 플랫폼이 만들어낼 수 없다는 점이다.

19세기 말엽에 인류가 무선통신시대에 들어섰고 20세기 초반에 전화기가 유럽의 가정들에 들어왔지만 세계 대부분 나라의 국민들이 가정전화의 혜택을 누릴 수 없었다. 우리 나라도 개혁개방 이후에야 국민들의 가정에 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오늘날 세계가 스마트폰시대에 들어섰지만 아프리카 일부 나라를 비롯하여 아직도 눈부신 변화의 시대와 외면하고 사는 나라들이 꽤 있다.

인류가 창조한 물질문명을 마음껏 향수하자면 정확한 사회 체제와 튼튼한 국력, 그리고 국민들의 여유 있는 삶이 동반돼야 함을 설명하는 사례라 하겠다.

오늘날 우리 나라는 휴대전화만 스마트해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도 스마트해지고 있다. 남녀로소 할 것 없이 스마트폰에 빠져 스마트폰시대를 즐기고 있다. 개혁개방이 안아온 강성대국, 풍요로운 국민의 삶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개혁개방의 혜택으로 한국을 비롯하여 해외 여러 나라에 나가있는 수십만 조선족들은 오늘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영상 화면을 통해 연변의 고향집 부모혈육들과 실시간으로 서로의 그리운 얼굴을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향수를 달랜다. 시공간의 아무런 구애도 없이 자유자재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과학환상소설 같은 상황이 개혁개방 대환경이 배태한 정보화혁명이라는 위대한 변혁으로 안받침되면서 짧디짧은 시간 안에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어찌보면 스마트폰이 국민의 삶을 견인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팽창되는 물질향수의 욕구가 스마트폰이 이에 부응하도록 채찍질하는 게 아닌가 한다.

‘8전짜리 우표’는 지난 시절의 력사유물로 우리 삶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체신국의 개념도 달라지려 하고 있다. 스마트폰시대에 걸맞게 체신국 대청에 들어서면 즐비하게 진렬된 온갖 스마트폰 매장과 실무창구들이 전통적인 체신국의 생태를 무자비하게 위협하고 있다.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체신국의 리성적인 변화가 요청될 때이다. 개혁개방은 진행형이고 그 동력으로 계속 탈바꿈하게 될 통신기술의 발전이 기대된다.


채영춘
연변일보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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