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통보

 

   칼럼기고

 

 

연변통보를 즐겨찾기에 추가합니다검색중국날씨공지사항  

동포뉴스포 럼독자마당독자 명칼럼연재물문서자료실이미지세상벼룩시장

지배와 자동
기사 입력 2019-07-08 09:04:56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윤동주 집안이 1886년 종성군 동풍면 상장포에서 북간도의 자동(紫洞) 현재의 자동(子洞)으로 이주하였다는 설법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견해는 자동(紫洞)과 자동(子洞)을 동일한 지명으로 착각한 그릇된 주장이다. 사실 자동(紫洞)은 지배굽이 현재 개산툰을 말하고 자동(子洞)은 자동골을 말하는 것으로서 서로 다른 지리적 공간 장소를 뜻한다.

오랜 옛적부터 개산툰 기차역으로부터 종이공장일대에 이르는 산굽이를 따라 바위너덜이 수직절벽을 이루며 병풍처럼 둘러서있었다. 초라한 땅막집과 농막집들이 띄엄띄엄 들어앉았고 북으로 앞 물학성(지금은 폐촌)과 뒤 물학성 사이에 국시당 언덕이 자리하고 봄이 오면 과일 꽃들이 구름처럼 만발하였다.

옛 선인들은 일찍 이 일대를 지배 혹은 지배굽이라고 불러왔다. 오늘날에 와서 지배굽이라는 땅이름은 력사 뒤안길에 사라진 죽은 지명으로 되어 있지만 먼지가 두텁게 쌓인 문헌자료에서 확실한 증거를 끄집어 낼 수 있는 귀중한 단서를 제공한다. <<계림유사>>에는(紫曰質背)이라는 글이 적혀있는데 자주색을 뜻하는 옛 사람들의 말은 지배(質背)였다는 것이다. 지배 소리와 근접한 제비는 중국 고서에서 (紫燕)으로 적혀있고 제비꽃은 그 빛깔이 자주색과 보라색으로 피어난다. 지배굽이 바위들을 유심히 관찰하여 보면 특유의 붉은 자색 빛깔이 눈에 띤다. 먼 옛날부터 차곡차곡 쌓이고 깎이고를 반복한 자색바위마다에는 파란만장한 선인들의 골곡 진 삶이 묻어나 그 부스러기마저 신비의 징표로 느껴진다.

두만강 류역에는 안주인을 부르는 호칭으로 호세미라는 낱말이 오래 동안 사용되어 왔다. 호세미는 집 녀자주인을 높이 이르는 말로 알려지고 있으나 원래는 점쟁이 무당 비구니를 말한다. 골짜기마다 삼밭과 뽕나무가 자라고 집집마다 베틀로 베와 명주를 짜는 소리가 들려왔던 두만강 류역에서 호세미들의 발놀림, 손놀림에 쿵터덕 쿵, 척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베틀에서 나오는 명주천은 흔히 보라색 물감으로 염색한다. 이들이 오래전부터 자색과 보라색 옷을 선호하게 된 것은 두만강 류역 재가승들이 승려를 존귀한 존재로 여기고 자색 옷을 입으면서 유래된다. 민간에서도 녀자들의 저고리 자색 옷고름과 동정. 자주색 댕기, 이불깃과 베개의 붉은 자색 헝겊, 손발톱에 물들이는 봉선화 보라색 빛깔 등은 모두 불교에서 말하는 축귀와 벽사의 의미가 담겨있다.

화학염료가 등장하기 이전에 오랜 력사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선인들은 풀뿌리로 재가승들은 진주조개로 염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린근 사찰과 놀랄 정도로 한데 뒤얽혀 있는 지배굽이 지명은 불교적 색채가 짙게 깔려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리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은 사람아"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 "찔레꽃"은 오늘날에 와서 2절까지만 불리지만 원래는 3절까지 있었다. “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 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꾀꼬리는 중천에서 슬피 울고 호랑나비 춤을 춘다 그리운 고향아.” 연변과 함경도에서는 노루를 놀가지라고 부르듯이 찔레꽃을 찔구배꽃이라 말한다. 노래 작사가가 황해도 신천군 태생임을 감안하고 우에 가사에서 꾀꼬리는 예조리(노질이)로 바꾸어 음미하여 보면 “찔레꽃”노래는 그 옛날 알구배꽃 천지꽃 백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연분홍 봄 물결이 흘려들던 지배바위와 비슷한 두만강연안의 풍경을 펼쳐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세월의 무게가 두텁게 쌓이고 쌓인 지배바위굽이에서 우리 선인들의 이민사가 힘겹게 걸어 나왔다. 아무리 위대한 력사도 그 력사를 지킬 능력과 의지가 있는 후손이 있어야 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릇된 력사에 끌려가다 보면 우리 력사는 결국 빈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다. 오늘도 훼손 방치되어 빛을 보지 못하는 이주력사의 일번지 지배바위굽이는 잡초만 무성한 채 내버려져 있어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허성운
연변일보 2019-06-25


베스트 ‘엄부자모(严父慈母)’가 그립다
클릭하면 본문으로 이동 우리 말에 ‘엄부자모(严父慈母)’란 격언이 있다. 문자 그래도 ‘엄한 아버지에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말이다. 지난날에는 자녀에 대한 가정교양, 특히 자녀들의 인성교양, 례절교양, 사회교양 등 자녀교양의 절반은 아버지들이 분담하였다. 물론 그 교양방식과 교양내용과 교양태도가 어머님들과는 판이하였지만 말이다. 만약 아이들이 어른들한테 버릇이 없거나 동네에서 자녀들에 대한 고소가 들린다면 아버지들은 서슴없이 ‘회초리’를 들었다.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더보기2019.11.26

 ‘엄부자모(严父慈母)’가 그립다
우리 말에 ‘엄부자모(严父慈母)’란 격언이 있다. 문자 그래도 ‘엄한 아버지에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말이다.

지난날에는 자녀에 대한...
  2019.11.26
 무장애시설이 주는 계시
이른바 무장애시설이란 사회적으로 장애인들의 출행, 장애인들의 생활, 장애인들의 사업에 편리를 도모해주기 위해 대량의 물력과 대량의 인력을 모아서 조성한 시...  2019.11.26
 제2의 사춘기 그리고 졸혼
“사춘기는 부모에게서 독립하려는 나름의 몸부림이다. 만약 사춘기가 없다면 평생을 데리고 살며 먹여 살려야 할 것이다”

몇년 전 막내아들이 심한...
  2019.11.26
 끝날 줄 모르는 백색전쟁
지난 세기말에 급부상한 백색공포는 비닐봉지에 포위된 인간들의 아우성이였다. 사용하기 편리하고 단가도 비싸지 않은 비닐봉지는 세상에 나...  2019.11.26
 옷단장은 인격이고 례절이다
옷단장은 패션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선보이는 행위문화이다. 인간의 품위가 높고 낮음을 첫눈에 알아보는 비결이 패션문화에 담겨져있다. 일전 어...  2019.11.18
 아이에게 행복의 코드를 쥐여주자
천하 부모들의 한결같은 희망은 자식이 유족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일념일 것이다. 내 아이를 위하여 풍찬로숙하며 허리가 휘여도 일신을 달갑게 들이미는 ...  2019.10.30
 ‘쓰러’지는 모교를 보면서
요즘 또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모교가 ‘건재’해있다는 것이 커다란 자랑거리나 위안이 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얼마전에 위...
  2019.10.30
 가속발전시대 소외된 우리들의 삶
수년전 CCTV에서 ‘과학적 발전, 휘황한 성과’를 주제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인들의 물질생활수준의 향상을 보도하는 뉴스프로에서 기자들의 "당신은 행복하냐"...  2019.10.30
 국가급 풍경구와 ‘옥에 티’
연길 사람이라면 ‘모아산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아산은 그 산세가 완만하고 험준한 구간이 별로 없...
  2019.10.30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이태전에 중국당대문학작품선집에 수록된 산문 몇편을 번역한 적이 있다. 그중 <훌룬부이르의 메아리>라는 제목의 산문 한편이 기억난다. 훌룬부이르초원...  2019.10.08
  
12345678910>>>Pages 235
     
오늘의 포토
먹거리 천국: 중국 조선족 설용품 시장

자게 실시간댓글
 해탈님이[6.25 전쟁시 한국...]
미군의 한국군에 대한 평가는 그냥 ...
 알짬님이[주한 중국군의 장점 ...]
조만간 한국군이 중공 인민을 지켜...
 해탈님이[홍콩사태를 지켜보면...]
알~~~ 참이슬 병속의 미꾸라지가 ...
 알짬님이[홍콩사태를 지켜보면...]
머라카노? 저런 걸 확증편향이라고...
 알짬님이[도저히 이해불가한 한...]
깔려보믄 안다. 태산도 뭉갠다 아...
 해탈님이[홍콩사태를 지켜보면...]
마~~~ 오래만에 행차 했구먼... ...


최근 칼럼

독자 칼럼

오늘의 칼럼


Copyright 2006 연변통보 all right reserved.
webmaster@yanbianews.com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