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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깨고 장벽을 허물자
기사 입력 2018-10-25 02:23:32  

얼마 전 필자는 신문에서 “대림동의 XX초등학교 입학생 전원이 다문화 학생이다”라는 기사를 읽었다. “중국 동포들 사이에서는 중국 학생들의 비례가 많다보니 적응하기 쉽다는 이유에서 명문 학교로 입소문이 나있다”고 전했다.

현재 다문화 학생의 비중은 거의 60% 이상이다. “반면 한국 학부모들은 XX초등학교를 기피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다문화에 맞춰져서 오히려 한국 학생들이 상대적인 역차별을 느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기자는 “시 교육청 관계자가 한 매체에 ‘부담이 커 교사들이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 근무를 기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글을 읽고 필자는 이런 현상을 기사로 보도한 것까지는 뭐라고 할 수 없으나 아주 짧은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서두에서 언급했던 다문화 학생이 중간에 중국 학생으로 바뀌었고 “기피한다”는 단어가 두 번이나 사용한 것이 영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해당학교 이름은 물론, 학교사진까지 올라와 있었다.

기자가 좀 더 구체적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한 사회적 원인과 연관성에 대해서 설명을 했더라면 완벽했을 것 같다는 생각들었다. 아무런 설명 분석도 없이 이런 현상이 일어나도록 방치했을 그 화제속의 ‘시 교육청 관계자’의 말까지 그대로 인용하는 것은 다문화 사회와의 장벽을 만드는데 오히려 동조하는 격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대림동 근처에는 절반 이상의 주민들이 중국 동포라고 한다. 그들의 자녀들은 당연히 인근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중국 동포의 선조들은 고향이 남이든 북이든 여하를 불문하고 엄연히 과거 한반도 내에 적을 두었던 조선인 출신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제 강점시기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내정이 점점 불안해지자 만주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그들을 위주로 뭉쳐진 조선인 거주지역은 독립군의 은신처이자 근거지였다.

1945년, 일제가 패망하고 중국과 한반도의 국경이 명확해지게 되었다. 수없이 많은 조선인들이 만주 땅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희생되었고 살아남은 조선인들과 그 후손들이 중국이 해방되자 한반도로 돌아오지 못하였다. 1949년, 중국공산당이 중국에 정착한 조선인들에게 중국 56개중 한 민족인 조선족이란 이름을 붙여주었으며 공식적으로 중국 공민으로 인정해 주었다.

현재 중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다시 이주해온 중국 동포는 비록 살아온 배경은 다르지만 다문화 가족이 아닌, 한민족 한 핏줄의 겨레이다. 아직까지 난리 통에 헤어진 부모 형제를 찾지 못한 이들도 수두룩하다. 오매불망 모국을 찾아 온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만들어 놓은 장본인은 누구인가? 바로 다문화라고 이름 지어놓고 차별대우를 하는 이들이 아니었던가. 언론이나 영화에서 무조건 중국 동포를 흉악범이나 사기꾼 캐릭터로 둔갑시켜 놓고 그들에게 다문화 가족이라는 족쇄마저 채워놓지 않았던가?

최근 통계에 따르면 80만이 넘어가는 중국동포가 한국에 거주한다고 한다. 지속적인 재한 중국 동포의 인구 증가와 더불어 범죄도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례를 따져보면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런데 수시로 여론을 조성해서 대림동에 사는 한국 주민들이 너도 나도 이사를 가다보니 당연히 그들의 자녀들은 거주지가 아닌 관계로 대림동 XX초등학교에 입학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신입생들이 100%가 다문화 학생이라는 ‘서울 첫 사례’가 생겨난 것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가 “교사들이 대림동에서 다문화 학생들이 많은 학교를 기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는 교육청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언론에 그런 무책임한 말 한마디 던지는 것은 공무원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촌철살인이라고, 그 말 한마디가 고정관념과 편견 때문에 가슴에 멍이 들대로 든 대림동 주민들과 그 일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장차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차세대들에게 너무나 큰 돌멩이를 던진 것은 아닌지 심사숙고 해보길 바란다.

글로벌 시대, 우리는 누구나 이주민이 될 수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상대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고 이해해 보자. 예를 들어 먼 친척아이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내 집에 얹혀살게 되었다고 치자. 그 아이가 서울에서 살다가 왔건 시골에서 살다 왔건 팩트는 한 핏줄이라는 것이다. 살아온 배경이 다르다고, 사투리를 사용하고 잘못을 저지른다고 해서 무조건 질책하고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아팠던 과거를 어루만져주고 자립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인지상정이 아닌가.

인간은 혼자서는 살수가 없다. 인간은 어차피 한 무리 속에서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하면서 더불어 살아가게 돼 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다문화적인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민자이든 난민자이든 한 집단에 귀속된 만큼 구성원들마다 행복해질 권리가 있으며 각자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이 따로 있다.

사회란 어차피 무리이고 집단이다. 서로 동질감을 형성하고 어우러져서 살아가는 살맛나는 그런 사회가 되려면 왜곡되게 쓴 뉴스나 현실과 전혀 다른 허구의 영화 따위에 덩달아 장단 맞추면서 댓글마당에서 탈을 쓰고 춤을 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서 그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진다면 비로소 우리의 정신적 자질도 높아 질 것이다.

현시점 중국동포사회는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체계화된 단체와 모임, 그리고 특정한 맥락으로 이어진 여러 교류 활동과 동아리 활동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배우며 다른 문화를 포용하고 평등하고 다채로운 삶을 꾸며가고 있다.

일각에서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이 사회의 발전과 역사적 변화를 모르고 타인의 삶에 대해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편견과 갈등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다문화 사회에 대해 불평을 부리고 사화발전에 역행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남북 두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새로운 사회가 도래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국민들 모두가 차이와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반도는 큰 진통없이 온전한 하나로 통일이 될 수 있다. 통일의 대업으로 가는 열차에서 윤활 역할을 하고 남과 북을 이어놓을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할 80만 재한 중국 동포를 안아줄 준비가 안돼 있다면 삼천만 북한 동포들은 또 어떻게 포옹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해야 일은 머리를 맞대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통일된 민족이 함께 웃는 그런 사회를 만들데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중국 동포는 물론 북한 동포들를 포용하고 그들 사회를 적극 알려야 한다. 그들로 하여금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게 하고 평등한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자세와 사고방식을 가져야 대한민국은 다문화적인 선진국가로, 나아가서는 통일로 가는 길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김경애
흑룡강신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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