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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자유만은 아니다
기사 입력 2019-01-08 18:46:59  

‘무연교정’이란 슬로건으로 학교에서는 지난 학기부터 흡연하는 교원들을 배려하여 마련했던 ‘흡연실’을 아예 없애버렸다. 하지만 흡연실이 없다 하여 모두 금연한 건 아니다. 지정된 장소를 잃은 흡연하는 교원들은 어느 때부턴가 층마다 주어진 중앙현관에서 창문을 열고 흡연하면서 제딴엔 불만이 가득했다. 헌데 창문을 열었지만 담배 연기는 렴치없이 복도에서 마음대로 감돌았다. 무언의 발로, 별로 아름답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렬악한 환경 속에서도 흡연애호가들은 뻔뻔스레 버티고 있다. 나도 그 속의 일원이다.

어느 날 점심휴식시간이였다. 그 날도 아주 자연스럽게 3층 중앙현관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한 녀학생이 슬그머니 내 옆에 와서 말했다.

“선생님, 담배가 건강에 그렇게 좋지 않다는 데도 계속 피우세요?!”

나는 인츰 합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무슨 대답을 하랴! 학생의 관심 어린 충고인데. 그래도 그냥 묵묵부답으로 넘기기엔 어딘가 어색하다는 생각에 “네, 관심에 감사합니다.” 하고 얼버무릴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가벼운 충고였다면 한 남학생이 나에게 한 말은 그대로 충격이였다.

“선생님, 학생들한테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면서 우리 앞에서 스스럼 없이 공기를 오염시켜도 되나요?!”

스쳐만 들을 수 없는 너무나도 무거운 말이였다. 그 한마디 말은 그 날 하루 아니, 며칠이고 내 머리를 괴롭혔다. 어딘가 본의 아니게 무책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의 곬은 어느덧 교정이라는 작은 공간을 훌쩍 뛰여넘었다. 이미 공중오염의 반렬에 오른 흡연이다. 페암이나 심장질환을 일으킨다는 건 삼척동자도 잘 아는 사실이지만 ‘담배의 협박’은 거기서 스톱이 아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흡연의 최대의 위해성은 ‘구강암’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북미 (北美)의 구강암 환자 약 75%는 모두 흡연이 원인이라는 것으로 보도되였다. 흡연의 위해성은 바로 매일 흡연하는 것, 그리고 흡연의 년한이 길수록 구강암을 쉽게 유발한다는 데 있다. 구강암을 방지하려면 당연히 금연해야 한다. 모골이 송연한 사례지만 대처할 방법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리고 흡연은 자신의 건강 뿐만 아닌 제3자, 특히 비흡연자에게도 간접 피해를 크게 끼친다. 하기에 흡연은 자연히 공중도덕과도 직결된다. 이미 개인적인 차원을 벗어나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으며 전사회의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문득 “몸에 그렇게 좋지 않다는 담배를 왜 피우는지 정말 리해할 수 없다”며 늘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잔소리하던 안해의 말이 떠오른다. 나름 대로 ‘흡연은 향수’라고 큰소리 떵떵 쳤고 ‘남자의 전리품’이라고 주해까지 달아가며 으시댔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나날이 얼굴이 붉어지는 호언장담이다. 몰라도 너무 모르는 무지와 몽매인 것 같다. 이처럼 좋은 세월에 좀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안해에게 숙어들어야 할 시점이 아닐가? 물론 안해가 말해서 끊었다고 말하기는 싫어도.

나에게 충격을 준 그 남학생은 그냥 편히 대화할 수 있는 선생님이라는 믿음에 롱 삼아 한 말일 수도 있지만 나의 생각은 거기서 멈출 수 없었다. 적어도 말이 힘을 잃은 경우라겠다. 그 어떤 변명도 모두 궤변이다. 확실한 답을 주려면 오직 몇십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흡연행위를 철저히 끊어버리는 길 밖에 없다.

좋으나 궂으나 함께 했고 기쁘나 슬프나 변함없이 나를 따라준 ‘지기’같은 담배다. 그만큼 지독하게 사랑해온 담배지만 오늘의 시점에서 보면 퇴로가 없다. 나를 위하여 집사람들을 위하여 그리고 학생들을 위하여 이 세상 비흡연자들을 위하여 오직 담배를 끊어야만 한다. 도리는 대낮같이 환하지만 오랜 세월 한일자로 쏟아부은 정을 단칼에 베기란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오직 나를 희생해야 마음이 편할 수 있다. 따져보면 사실 그런 것도 아니다. 자신을 벼랑 끝에 세우는 일 같지만 오히려 나를 위하는 일인 것을 모르고 산 궤변이다.

지금 흡연은 공중도덕이 허용하는 범주를 벗어나고 있다. 흡연, 더는 자유만은 아니다. ‘무연지구’(无烟地球)를 바라는 이 세상 사람들의 지향 앞에서 자기 고집을 부리면 ‘야만인’이 될 수 밖에 없다.

흡연, 시원히 터놓고 말하면 호박 쓰고 ‘무슨 굴’로 들어가는 망측한 짓거리가 아닐가?!


최화길
길림신문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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