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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것과 얻은 것
기사 입력 2018-03-05 17:13:03  

50년이 지났다.

이른바 지식청년이라는 감투를 쓰고 상산하향 (上山 下乡) 운동의 급류에 휘말려 ‘광활한 천지’로 내몰렸던 지가 올해로 꼭 50년이 된다.

반세기가 흘러 ‘지식청년’, ‘집체호’는 시간적, 공간적 개념으로 되여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려 하는데 저 산너머에 묻고온 청춘비극의 가슴 허비는 황홀한 악몽과 그리운 추억으로 점철된 그 시절의 애틋한 정감 속에 무시로 빠져버리군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그 시대를 몸으로 겪어온 수천만 ‘로싼제 (老 三届)’들의 일원으로서 쉽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생명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영원할 것 같다.

문화대혁명 10년동란 속에서 정치운동으로 격상된 지식청년상산하향운동은 중국력사에 심원한 영향을 끼쳤고 수천만 지식청년들에게 불행한 운명을 안겨준 전대미문의 력사사건이였다. 이 운동의 기원과 목적, 과정과 결과 그리고 이 운동이 구현한 정치색채, 사회충돌과 가치관념은 여하하든 지식청년세대는 공화국과 운명을 함께 하면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군체라는 게 지금까지의 정설이고 지식청년세대의 공동한 감수이다.

제3차공업혁명의 물결이 지구촌을 휩쓸며 인류가 우주공간 정복시대에 들어서고 있을 때 중소학교 학력의 청소년들을 학교가 아닌 산간벽지로 보내여 원시로동에 매운 ‘재교육’을 받게 한 자체가 인간의 퇴화, 사회의 퇴보를 의미하는 한심한 실책일 수밖에 없었다.

고삐 풀린 말처럼 산간벽지로 몰려가던 호호탕탕한 대흐름이 결국 10년동란의 종말과 더불어 도시에 다시 목을 매는 허탈한 귀성흐름으로 반전되면서 상산하향 운동 비극의 막이 내려졌지만 지식청년 매개인들의 인생은 또 다른 고민과 시련을 마주해야 했다. 황페화된 학력구조에 의해 지식경제시대와 어울리지 못하면서 도시산업현장에서 2차 희생양으로 추락하게 될 새로운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문화대혁명 10년과 반죽되면서 정치운동으로 변질된 상산하향이 도시중학생들에게는 불행의 ‘예고편’이였다면 귀성 후의 도시산업 현장은 불행의 ‘련옥(炼狱)편’이였다.

“큰 슬픔은 불행한 자를 변모시키는 신성한 빛이다.” (빅또르 유고) 지식청년 상산하향 운동이 수천만 청년학생들에게는 ‘슬픔’을 안겨준 ‘불행’임이 분명하였지만 이 슬픔은 동시에 불행한 청년학생들을 ‘변모’시키는 ‘신성한 빛’으로 작용하면서 그들이 자신의 운명에 도전하며 자립자강하는 굴강한 의지의 소유자로 되게 한 것도 사실이다. 어린 나이에 렬악한 사회생활에 내몰리여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며 인생의 달고 쓴 맛을 일찌기 맛보면서 이 세대는 책임감을 키웠고 강인한 의지와 적응력을 키웠으며 열혈청소년으로부터 리성과 사고를 앞세운 젊은이로 탈바꿈할수 있었다. ‘농’자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도시청년학생들의 농촌관, 농민관 의식을 싹트게 한 점은 상산하향 운동의 목적여하를 떠나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고희년을 바라보거나 훌쩍 넘긴 당년의 지식 청년세대들은 통상적으로 중국농민의 진실한 생활상황 을 료해할 수 있었던 것이 상산하향운동에서의 한차례 중요한 공부, 유익한 경험이였으며 이 또한 지식청년 상산하향운동의 가장 가치 있고 영향력을 내재한 면이 라고 인정하고 있다. 그런대로 상산하향의 비극에서 얻어 낸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민족 속담에 “세상만사는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문화혁명세월 속의 지식청년 상산하향운동이 지식 청년세대에게 들씌운 불행과 그 비극적성질을 긍정하는 전제하에서 이 비극이 청년학생들에게는 특이한 ‘인생 대학’으로 되여 소중한 인생단련을 체험할 수 있었고 따라서 인생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상산하향운동의 ‘실’과 ‘득’, 그 까닭에 필자는 상산하향운동을 ‘황홀한 악몽, 그리운 추억’으로 마음속에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50년이 지났다.

그 시절의 지식청년세대는 인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가고 있다. 산천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 농촌의 변혁은 심각하다. 전통농업이 현대농업으로의 전환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 농촌은 엄청난 리념변화를 겪고 있다. 인민공사화시절의 유적들인 우사칸, 건조실, 공소사 건물들과 더불어 지식청년집체호 토벽집들은 유령처럼 잡초와 쑥대밭 속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대신 새농촌건설의 동음이 도처에서 새로운 현대화 농업의 부흥을 예고하고있다.

이제 더는 50년 전과 같은 지식청년 상산하향운동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3농(농업, 농촌, 농민)’이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무거운 화제로 되고 있는한 우리의 젊은 세대들에게 농촌을 알게 하고 농민의 삶을 리해하게 하며 농업의 함의를 터득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나 통로는 있어야 한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후대교육의 방향타를 설정함에있어서 인간육성이라는 핵심리념을 현실화할 대안이 허술한 오늘의 현실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중소학교의 농촌모내기, 농작물 거두어들이기 지원로동 같은 미래지향적인 실천로동의 부활이 요청될 때라고 생각한다. 농민을 알게 하고 농촌을 알게 하는 들창이 꼭 있어야 한다.

50년이 지난 오늘, 비극의 상산하향운동을 들먹이는 것은 결코 슬픔을 다시 체험해보려는 여유로운 사치가 아니라 그 비극의 부정적 성격을 재조명하고 비극희생 양들의 긍정적인 자세를 분명히 하면서 깨지고 짓밟힌 아름다움의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따라서 지식청년현상이 오늘날 우리한테 주는 계시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하자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50년 세월이 지난 후 지식청년 상산하향운동을 조감해보니 그야말로 희비가 엇갈리고 감개무량함을 금할 수 없다.

요즘 ‘우리 이 세대’라는 노래가 지식청년로병들 속에서 커다란 공명을 일으키고 있다. 노래가사에는 이같은 내용이 번뜩인다 –

“우리 이 세대 / 인내를 배워내고 후회를 삼키며
시고 달고 쓰고 매운 인생고배술 / 얼마나 삼켰더냐?
로심초사 다 겪으며 / 인생수험료 다 냈거늘
우리 이 세대 / 사람되는 리치 진정으로 깨쳤네.
그 인생에 후회 없다네.”

50년 전 지식청년 로일대 삶의 경지가 꿈틀대는 이 멋진 토로가 우리 후대들의 거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채영춘
연변일보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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