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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교육 패러다임 구축을 다그쳐야
기사 입력 2016-12-24 11:49:55  

조선족의 상징 세계에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기호중의 하나가 민족교육이 아닌가싶다. 민족교육하면 또 쉽게 연상되는 것이 1906년 용정에 세워진 서전서숙이다. 조선족근대교육의 효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서전서숙은 조선족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전서숙의 민족사에서의 위치와 역할을 차치(且置)하고 필자가 던져보고자 하는 질문은 서전서숙이 효시하는 교육차원에서의 "근대성"이란 과연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단순 20세기초반에 세워졌다는 "시간적"의미에서 접근하는 근대인가, 아니면 서전서숙에서 개설한 학과목에 근대과학 지식이 포함되었다는 "지식적"의미에서 풀이되는 근대인가, 혹은 서전서숙 설립취지나 학교운영에서 이른바 근대교육정신이 반영되었다는 "사상적"의미에서 해석되는 근대인가. 이러한 질문은 초기 조선족 교육의 패러다임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되기도 하는데 어찌보면 서전서숙의 근대성은 그 자체가 실천해왔던 패러다임에 내재되어 있지 않는가 싶다.

서전서숙의 설립취지와 교육이념을 놓고 보면 순수 지식전수나 인류보편가치를 추구했다기보다 학교라는 교육의 장을 통해 민족을 계몽시키고 나라를 구하려고 했던 첫 시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학교설립 취지, 학과목 개설, 교원선정에 이르기까지 제반 학교 구도나 운영방식 그 핵심부에는 항상 민족적원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근대과학 지식을 전수한 것도, 민족의식이 투철한 교원을 강단에 내세운 것도, 조선족 역사과목을 개설한 것도 모두 민족부흥과 국권회복이라는 목표지향성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요약해 말한다면 서전서숙에서 추구해왔던 근대교육은 민족계몽, 시대과업, 지식전수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패러다임구축을 통해 이루어졌고 이러한 패러다임구축에서 서전서숙의 근대성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조선족 학교교육에서 실천되고 있는 민족교육의 패러다임은 무엇일가? 새중국창건후 조선족 학교교육은 국가의 전일제교육체제에 편입되었고 국가에서 제정한 교육방침에 따라 통일적인 교과서를 사용하면서 학교교육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오늘날 일부 지역에서 조선족 학교교육은 내용면에서 민족적원소가 점차 사라지고 언어와 문자라는 민족형식만 남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조선족교육은 민족언어로 강의하고 민족문자로 된 교과서를 사용한다는데 그치였으며 이 또한 우리들의 교육실천속에서 침전을 거듭하면서 민족교육이 언어문자교육으로 대변되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학교에서 실시되는 민족교육 패러다임이 되기도 했다.

현재 우리는 중국사회의 대전환과 세계화의 충격으로 민족교육의 일대 격변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대응하는 자세도 보여주었다. 이중언어교육, 소인수반급교수, 농촌학교통합 및 기숙제실시, 도시에서 조선어학교개설 등이 그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같은 대응책은 단순 학교교육을 염두에 두고 실시된 것일뿐 민족교육차원에서 시도되었던 것은 아니라고 보아진다. 특히 이중언어교육(엄격히 말하면 교수용 언어를 두가지 언어로 사용한다는 것임)의 전면 도입으로 하여 이제 조선족학교들에서는 원유의 "민족형식"이 사라질 상황에 직면하게 되엇다. 필자가 보건대 전환기에 우리가 모색했던 대응책은 대부분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서 일정한 실효성을 거둘 수는 있겠지만 장구적인 안목으로 민족교육을 성찰해볼 때 조선족 학교교육과 조선족 민족교육의 차이성을 인식하고 시대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민족교육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우리는 가정, 학교, 사회라는 상이한 교육의 장에서 나름대로 실천가능한 민족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도 우리는 자주적으로 민족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들을 그 어느때보다도 비교적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조선족 시민의식과 활기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조선족 단체들을 활용하여 민속생활체험, 역사탐방, 민족독서교실 등 형식의 민족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으며 현대 통신시설과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민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사이버공간에서 취미성과 지식성을 접목한 민족교육을 실시할 수 있으며 학교교육에서 조선어문교재편찬을 통해 조선어문과를 단순 언어, 문법, 습작만이 아닌 민족 역사와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과목으로 활용하거나 한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상대로 한족학교에서 월 1차례 정도의 민족문화 교양강좌 개설 등등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민족을 운운할 때 우리는 흔히 혈통을 언급하는데 이는 단순 개체의 몸에 흐르는 생물학적유전자뿐만 아니라 공동체라는 문화적혈통, 즉 문화적유전자도 의미한다. 즉 "나"라는 개체가 한개 민족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고 "나는 누구냐"하는 정체성에 대한 확답 역시 1차적으로 생물학적 유전자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민족공동체가 상징되는 문화적유전자도 간과할 수 없다. 개개 민족공동체 구성원들이 소유해야 할 문화적유전자는 민족교육을 통해 수혈되고 있는 만큼 우리들에게 있어서 민족교육은 조선족 학교교육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며 향후 가정, 학교, 사회에서 어떠한 민족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하는가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허명천/ 연변대학 교수
흑룡강신문 2016-12-20

원동

교수님 말씀처럼 민족교육은 정말 중요합니다. 민족이란 개념이 좁은의미로든 포괄적인 의미로든간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가적 환란에도 서로 한가족처럼 돕고 뭉칠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인종의 전시장같은 미국에도 집에 초대되어가면, 자신의 조상이 유럽어디에서왔고,
어런 민족이며 훌륭한 조상님들에대해 많은시간 얘기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자신을 유럽인이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철저히 미국인임을 자부하며,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하는걸 보곤합니다.
자신의 뿌리와 민족의 정체성을 모르고 자란 사람이 얼마나 스스로 보잘것없고
하찮게 느껴질지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세상에 홀로인 "나"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일원인"나"로 살수있게
기성세대들의 민족교육 강화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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