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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는 동생을 두고…
기사 입력 2017-06-16 18:20:46  

외조카애가 소학교에 입학할 때의 일이다. 할머니가 먼저 중국에서 사니 중국어를 잘 해야 한다며 한족학교에 붙이라 했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몇몇 형제들은 조선족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래저래 시비중에 녀동생이 하는 말이다.

“내 자식인데 저의가 결정하겠어요. 나도 한족학교에 보내는 걸 동의해요. 왜냐하면 한족학교에 다닌 내가 애를 조선족학교에 붙여놓고 숙제지도랑 어떻게 해요?” 별수 없겠다고 생각하고 마음대로 하라고 했는데 조카가 나 누울줄이야!

“어머니, 난 조선 글을 배우겠어요. 아빠엄마가 자꾸 한족말로 대화하는게 난 듣기 싫다구요. 우리 조선 말을 모르면 한족이 아니고 뭐에요?”

그렇게 말하는 조카애가 더 없이 귀엽고 총명하게 느껴졌다. 어린 나이임에도 우리 글을 배우려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조카애는 소원대로 조선족학교에 붙었다. 하지만 공부지도가 문제였다. 수학과 한어는 별문제인데 조선어문 불러쓰기와 짧은 글 짓기에서 녀동생과 남편은 속수무책이였다. 둘 다 조선 글을 겨우 읽을 수 있는 정도이니 말이다.

동생은 자기가 조선 글을 배우지 않은 걸 후회했다. 아들공부를 지도해 주지 못하는 것만은 아니였다. 어느 한번 옆집의 할머니께서 써달라는 편지를 써주지 못하자 그 할머니가 “에그, 조선사람이란게 조선 글도 모르고 살다니? 참 기가 막히우”라고 하시더란다. 그때 녀동생은 정말 창피스럽고 얼굴이 뜨거웠단다. 뿐만아니라 조선족 례의도 몰라 시집식구들의 핀잔을 들을 때도 있었고 어떤 말은 알아듣지 못해 부끄럽고 안타까왔다 한다.

지금은 중국에서 살려면 한어를 잘 해야 전도가 밝고 큰 일을 할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것은 일리이지 진리는 아닌 것 같다. 한족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한어에 능숙한 사람이 많고도 많다. 한족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나라의 기둥감으로 한몫 떠메고 사업을 잘 해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어느 한번 현번역협회 회의 때 한 조선족녀성이 한어로 발언하였는데 조선족이라는 느낌이 조금도 없이 한어발음이 정확했다. 내가 그를 보고 한족학교를 다녔는가고 물었더니 대답은 상상외 였다.

“저는 고중까지 그냥 조선족학교에서 공부하다가 대학에 가서 한어를 하게 되였습니다.”

이렇게 조선족학교에 다녔지만 한어를 류창하게 잘 하는 사람이 많고도 많다.

그러니 꼭 한족학교에 다녀야 한어를 잘 할 수 있다는 도리가 서지 않는다.

우리 민족의 글은 아름답고 부드러우며 우리에게 특유한 민족적 감정과 정서를 심어준다. 우리가 우리 글을 안 배우고 우리 말을 안하면 우리는 우리 자체를 잃어가는 것과 같다. 그러니 우리 민족의 존재, 민족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우리들의 후대들이 어릴때부터 우리 말을 사랑하고 잘 배우도록 하자!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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