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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사와 문학의 만남이 주는 의미
기사 입력 2016-09-15 04:56:15  

소설가 김혁이 이끄는 윤동주연구회가 일전에 력사답사팀을 결성하여 1920년 룡정지역에서 있었던 “15만원 탈취의거” 유적지 답사를 시작으로 유적지 정기답사 루트를 밟아나가고있다. 이 답사활동에 작가협회 주석, 대학교 교수들까지 가세하면서 모임이 탄력을 받는데다가 현대판 사이버공간을 리용한 생생한 커뮤니케이션 작전까지 곁들여져 사회공감대 확산에 일조하고있는 고무적인 모습이다.

솔직히 필자는 윤동주연구회를 단순한 윤동주 한 사람에 국한된 연구단체 정도로 착각했었는데 이번의 유적지답사, 그리고 연구회가 밝힌 올해 답사기획을 보면서 반짝이는 그 무언가를 발견하고 짜릿한 충동을 느끼게 되였다.

력사와 문학의 만남! 문학인들이 저지르고있는 이 뜻깊은 력사와의 현지만남을 거쳐 파생되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는 우리 고향, 우리 력사에 대한 우리들의 재인식을 유발하고 정착시키는데 맥락을 두고있는것이다. 필자는 이들의 장거에서 자치주 당정이 제시하고있는 애국, 애족, 애향의 원론적인 호소를 문학적으로 풀어 조선족들의 마음에 심어주려는 문학인들의 올곧은 량심과 책무감을 읽을수 있었다.

우리 문단이 력사에 대한 조감은 줄곧 이어져왔다. “고난의 년대”, “아리랑”, “눈물 젖은 두만강”, “광복의 후예들”, “룡정 별곡” 등 력사테마 장편소설이 우리 작가들의 고된 창조적로동으로 뽑아낸 우리 민족의 소중한 정신자산이라면 윤동주연구회의 문학답사는 이들이 펼쳐낸 우리 력사에 대한 집단적인 재읽기, 재확인이라는 일차적목적하에 조선족들의 폭넓은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대중적”이동포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몇년사이 정률성, 최채, 윤동주, 석정, 주덕해, 김학철 등 우리 민족 력사인물 평전저술과 출판이 보기드문 탄력을 받고있는데 이런 력사인물들이 우리의 지난 력사를 조명할수 있는 력사사전으로, 거울로 될수 있어 가깝게는 오늘을 살아가는 조선족들에게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우리 후대들에게는 굉장히 값진 인문유산을 남기는 전략적의미를 내포하고있다고 생각한다.

력사사건, 력사인물 자체는 필경 우리 기억에서 멀어져가기마련인 일종의 바람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문학이 어루만져주고 포용해준다면 그 력사와 인물은 되살아나 생기와 활력을 되찾고 우리와의 동행을 함께 하면서 우리에게 무한한 깨우침을 줄것이다.

막언문학이 깊은 잠에 빠져있던 그의 고향 산동고밀동북향을 깨웠고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고향의 “귀신”들을 차례로 부활시켜 세상사람들과 만나게 하였다는 점은 우리에게 깊은 사색을 던져주고있다. 우리가 살아온 고장의 력사를 더 폭넓게 그리고 다각적으로 파헤치고 정리하는 작업은 물론 사학가들의 몫이지만 문학인들의 창조적로동이 안받침됐을 때 피와 살, 뼈와 신경이 살아있는 우리 력사의 완벽한 몸체로 재활된다는 도리를 시사하는 사례로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의 이주초기 개척, 수난, 항쟁의 력사는 연변지역에 광범위하게 산재해있는 유적지, 문물들이 문학인들의 창조적인 로동과 복합되였기에 비로소 비장한 인문풍경선으로의 승화를 이루면서 향후 우리 력사에 대한 고차원의 복원 가능성을 열어놓은것이다. 룡정, 해란강, 륙도하, 청산리, 봉오동, 어랑촌 민주촌 … , 아주 평범한 지명에 불과할뿐이다. 하지만 력사와 문학의 만남이라는 “합성법”으로 복합시켰기에 총탄이 빛발치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며 항쟁의 함성이 메아리치는 1920년대 우리 민족 격정의 현장으로 가슴이 뭉클하게 재현될수 있는것이다. 이것이 문학의 매력이다. 그래서 필자는 문학인들의 력사답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싶은것이다.

문학을 포함한 문화의 포용이 없이는 지역사회 력사 재활, 복원은 불가능하다는게 필자의 소견이다. 연길 국자가(局子街)  복원은 좋은 발상임이 분명하다. 연길의 원조인 국자가를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옛 거리의 복원을 통해 연길시민들에게는 물론 연길을 찾아온 세상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보여줘야 할 력사의 현장이니깐. 청나라말 간무국(招垦局)이 들어서면서 발달한 도시임에 유래한 지칭 ㅡ 국자가, 어떻게 하면 130여년전 청나라말의 문화가 짙은 옛 거리를 생생하게 부활시키겠는가? 우선은 국자가복원의 좌표에 대해 정확한 리념이 선행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로 량켠의 건물들에 자홍색, 재회색 벽돌색상을 입힌다하여 옛 거리가 부활되는게 아니다. 무대세트장이 아니라 인간 삶의 특이한 력사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복원”의 함의를 리해하여야 할것이다. 때문에 국자가 옛 거리의 부활은 력사와 문학(문화)의 만남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국자거리를 청나라말 사회풍토와 인정세태를 완벽하게 느낄수 있고 여러 민족의 조화로운 삶이 무르익는 복합적인 체험공간으로 만드는 일의 정답은 랭철한 력사의식과 심오한 문학정신의 융합으로 풀어야 할것이다.

력사를 동강 내지 말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더 부언한다면 우리 고장의 력사맥락에 대한 복원은 현대, 근대는 물론 고대에까지 거슬러올라갈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끔은 “옛날옛적”의 연변을 떠올려볼 때가 많다. 연변은 풍부한 력사문화가 루적 되여있는 고장이다. 지금까지 발굴된 부동한 력사시기 유적지는 무려 천여곳에 이른다. 우리는 150년전 우리 조상들이 반도에서 건너올 때 이 지역이 청나라 봉금지역이였던것까지만 알고있을뿐 그 이전의 력사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것이 사실이다. 우리 력사의 부분적인 발췌가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의 재연에 초점을 맞췄을 때 “가장 훌륭한 목적으로 정돈되고 가장 강력한 힘과 가장 위대한 재능이 구사된 문학”과의 맞물림으로 력사복원의 의미가 살아나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민족의 력사와 문화를 고양하는 선봉장으로 게으름없이 앞장설것임을 표방”하고있는 윤동주연구회의 력사답사가 이 화제를 풀어갈수 있지 않을가 기대해본다.




채영춘
연변일보 20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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