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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화 ‘자존심’
기사 입력 2017-07-12 22:39:58  

우리 지역의 문화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관련 지자체가 꿈꾸는 창의적 미래가 과연 뭘가 궁금해진 건, 북경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로 시집을 온 한 지인이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뛰고 있는 필자에게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서부터 비롯됐다.

“연변에 무슨 문화가 있어요? 시집온 지 8년이 다 됐지만 음식 말고는 딱히…”

한동안 멍한 상태로 있었다. 이런 상황과 마주하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를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아쉽게도 내 의식 속에는 매일 발 딛고 살아가는 우리 지역문화에 대한 존재감이 희미해져 가고 점점 ‘지역문외한’으로 변해갔다.

나름 ‘문화예술’도시라는 자부심이 큰 우리 지역은 그동안 지역 문화를 알리기 위한 많은 프로젝트들이 가동이 됐지만 여전히 문화콘텐츠 개발에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빈틈을 보여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많은 이들이 관광차 연변을 찾고 있다. 때론 음식문화에, 또 때로는 자연경관의 매력에 찾아오지만 지역성과 강하게 결합된 문화를 알리는 제대로 된 인프라는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관광산업도 변화되고 있다. 현지음식과 자연경관만을 위한 관광에서 이야기를 입힌 스토리텔링관광, 일명 공연관광이 각광을 받고 있다.

프랑스 수도 빠리에서 고속철로 2시간이면 도착하는 리옹, 리옹은 전세계 관광객들이 그곳의 지역문화를 담아낸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꼭 찾는 도시로 유명하다. 리옹을 찾는 이들은 그렇게 공연을 통해 한 도시, 한 지역민족의 문화와 력사를 알아가기도 한다.

우리 나라 유명 관광지도 례외 없이 려행을 가면 대개 그곳의 력사와 문화를 담은 공연을 보게 된다.

대표적으로 절강성 항주에 가는 관광객들이 관광 필수코스로 꼭 보는 <송성가무쇼>라는 공연이 있다. 항주의 력사와 전설, 문화 소재로 한 공연은 볼거리가 풍성하다. 3000명을 이상 수용 가능한 극장은 비수기에도 현지인들과 관광객들로 빈자리가 거의 없다고 한다.

력사 깊은 도시 서안에서 열리는 공연 <장한가>도, 운남성의 려강에서 열리는 <인상>시리즈 문화공연 모두가 관람객들이 필수로 찾는 코스로 브랜드화 되면서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짧은 시간안에 지역의 력사와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공연에도 이제 창의적 기법으로 문화적 이야기를 입혀준다면 앞으로 우리도 여느 유명 관광지에 견줄만한 매력적인 문화, 예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가 생각을 가져본다.

그만큼 우리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예술가와 정착한 각 분야의 예술인들을 조명하면 당장에 만들 수 있는 소재가 너무나 풍부하기에 가능한 자부심이다. 이미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발견하지 못한 측면도 있을 것이고 무엇인가 해보려 해도 부족한 시설, 공간 문제 등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이 새로운 시도를 위한 발판이 될수도 있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문화를 토대로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들지 않는 한 한결같이 우리는 문화 자존심을 잃어가는 립장을 떠나지 못한다.

1년전 <아리랑쇼-심청전>의 제작자인 길림성조원문화관광발전유한회사 강양순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그녀는 “민족을 알리는데 그 민족의 력사와 문화예술이 큰 몫을 담당하더라구요. 우리 지역을 찾는 이들에게 우리의 정서가 다분한 공연관광이 필수적인 코스로 자리잡을 날이 꼭 올겁니다.”라고 민족공연에 대한 넘치는 애착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모두의 예상대로 지난해 그녀는 공연에 투자한 돈 대부분을 거두어들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6월 관광시즌에 맞춰 또다시 야심차게 공연을 내놓은 그녀는 여전히 문화공연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만돼 있었다.

언젠가 그녀의 이 작은 행보가 씨앗이 되여 지역 고유의 콘텐츠로 가득한 문화행사가 외부에 보도되는 날을 꿈꾸어 본다.


신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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