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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방랑기 - 4(1) |
| 김삿갓 조회 4,318 2006.12.16 | 김삿갓님의 다른 글  |
평소에 내가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천진에다 구두 제조 공장을 차렸다기에 그를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그 곳에 갔을 때의 일이다.
천진은 북경 바로 아래에 있는 도시인데, 바로 아래라고 해도 2시간 정도의 거리로, 서울에서 대전까지보다 조금 멀다.
땅이 넓은 중국에서 이 정도의 거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인 셈인데 북경에서 열차나 버스가 많이 있지만 나는 북경에서 장사를 하고는 민박집에서 하루 숙식을 해결 한 후에 천진으로 갔다.
민박집들이 한국 영사관 주변에 몰려 있는 관계로 그곳에서 천진을 가려니 그래서 버스를 타려다 몸도 그날 따라 불편해서 부득이 택시를 타게 되었다. 내가 묵던 민박집 바로 옆에 북경에서 천진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소위 총알택시들이 즐비하게 서 있어서 이를 이용하여 싼 값에 갔던 것이다.
그 사람은 천진에서도 변두리 쪽에 있었기 때문에 천진에 온 김에 이 곳도 구경하고 거래처도 확보해 볼 욕심으로 시내에서 하루 묵으면서 천진을 살펴보고자 했다
그래서 천진역 앞에 도착해서는 그 사람과 다음날 만나기로 전화를 하고 나자, 들고 간 가방도 놓을 겸 해서 역전에 있는 택시 기사에게 이 근방에 가까운 저렴한 호텔이 있냐고 했더니 택시기사가 웃으며 자기가 잘 안다며 모셔다 드리겠단다.
1000만 가까운 천진에서 인상은 이렇게 괜찮았는데 이놈의 택시 기사가 수상하다. 차를 타고 한참을 갔는데 그는 계속해서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요금이 50원을 넘어가도 아직 멀었단다.
그런데 가만히 창 밖을 살펴보니 지금 이 길은 조금 전에 지나가는 길이 아닌가.한 마디로 그나 나를 놀리면서 바가지를 씌우려는 수작이었던 것이다. 한국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것을 보니 택시기사들은 심리는 어디나 똑같은가?
그래서 내가 화를 내며, 천진에 처음 온 외국인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며 서투른 중국말로 욕까지 해댔더니, 그제서야 다왔다며 내리란다.
미터기를 보니 55웬이다 어이가 없었다. 그 돈을 다 줄 내가 아니다. 그래서 20원을 줬는데 그는 안된다며 끝가지 미터기에 나온 금액을 달랜다.
'이 놈을 오늘 황천길로 보내 버릴까'
이런 생각이 굴뚝 같았으나 여긴 외국이다. 외국에서는 웬만하면 참아야 귀찮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 정당하게 대처하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 그래서 그 친구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한번 어른거리다가 파출소로 데려갈 생각으로 잡아끄는데, 그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잘못했다 빈다.
생각같았으면 손 좀 봐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어떡하겠는가, 자기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그러는 것을... 옛말에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은 죄가 아니라고 했던가. 그래서 나는 그 때 돈 한 푼 안 주고 택시를 타 봤다.
차에서 내려 그 앞에 있던 호텔로 바로 들어가려다가 여기가 어디쯤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역전에서 500m 정도 밖에 안된다.그런데도 나를 태우고 빙빙돌았던 것이다.
먹고들 사는 것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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