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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혼미하면서(3)
이과장    조회 3,361    2007.01.06이과장님의 다른 글      
폐암,식도암,후두암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니까 지금껏 이런 지독한 감기를 앓아보기는 처음 같다. 이 나이 되도록 평생 병원한번 안 가본 건강 체질인데 이제 서서히 기계도 삐걱거리는가 보다. 이사이트도 특정한 몇 사람때문에 출발부터 삐걱 고생한 모양인데 그만하길 다행이고 액땜한 거라 쳐야지 어쩌겠는가.


전에 회사에 조선족 동근이라고 있었다. 어릴 때 사고로 인해 거의 소아마비 같은 형편으로 다리를 심하게 절고 손도 오그라들어 겨우 두 손가락만 움직이는데 그림을 잘 그렸다. 글도...본래 나이보다 이삼십년은 늙어보였으며 가정형편도 매우 불우했는데 그림 그리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神技였으며 인간승리라고 할만 했다.


내가 편하게 대해주어서인지 오랜 세월 나를 매우 따랐는데 목회 일을 하면서 지금은 멀어진 셈이다. 아니 실은 잘 해준 게 아니라 난 오히려 그를 자주 놀라게 하고 골리고 학대(?)했다. 말하자면 전혀 장애자가 아닌 양 신체조건에 대해 별로 배려를 안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그는 매우 편했던 모양이다.


그는 신체조건 때문에 따돌림 당하고 직장에서 조선족이라 제일 먼저 잘렸으며 주는 거 없이 부담스러워 경원시되었다. 같이 다니며 식당이나 교통 방면쪽의 ‘재수없으려니까..’같은 독설과 시선 등은 나도 한두 번 겪어본 것이 아니었다. 좀 깨었다 싶은 선후배들도 겉으론 말 안 해도 ‘왜 하필 저런 조선족과 가까이하느냐..’같은 인상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웃는 얼굴이었으며 낙천적이고 마음씀씀이도 나보단 자상했다. 장애도 힘들고 서러운데 이런저런 조선족이라서 차별은 얼마나 그를 낙담케 하고 좌절로 몰아넣었을까. 모두 이겨내고 그리 살아가는 건 아마도 신앙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일부 쟁이들이 문제지만 조선족(?)의 순수함은 인정해주어야 한다.


헌데 근래 회사에 새로들어온 한 조선족을 보면서 40이 넘은 분인데 이 사람도 몸이 온전히 성하지는 않다(여러 골 때리는 사연은 생략한다) 거기다 한국말도 못한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은 감복할 따름이다.  


우리는 그런 조선족을 보며 또 그들을 보며 ‘이런 이들도 사는데 나는 그래도 행복한 거지’같은 우월감과 안도감을 갖는다. 당연 연민과 겸손함도 생긴다. 그런데 왜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굳이 싸늘한 시선인지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 회사에서 일부 사람들이 그들과 가깝게 사귀기라도 하면 정색하는 것을 몇 번 봤다. 모두 동포고 핏줄이거늘...


겨우 독감 따위를 앓으며 건강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온종일 일해서 연길에서 큰 식당을 차리는 것이 소원이란다.

조선족에게 절실할 한국의 따듯한 모습. 그런점에서 사지육신을 술, 담배로 잘못 관리하여 망치는 것은 내 인생의 직무유기 아닐지....정말 이참에 담배라도 끊어봐?


정신집중이 힘들어 정리도 안 된다. 감기조심하시고 자중자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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