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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철학
기사 입력 2017-05-01 20:32:45  

빈곤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사람들은 흔히 헐벗고 굶주림을 련상한다. 경제학자는 소득의 최저라인으로 빈곤를 책정하고 통계학자는 가정소비의 엥겔법칙으로 빈곤의 설명한다.

일찍 맑스는 빈곤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살림집이 크든작든 상관 없다. 주변의 집들이 하나같이 작다면 인간은 만족감에 묻혀 산다. 헌데 옆에서 갑자기 호화로운 궁전이 일어선다면 작은 집들은 금시 오두막처럼 가련하고 쓸쓸해보인다...” 가난은 연약과 무능의 그림자다. 오늘날 고급아파트에서 살고 호화형 승용차를 몰고다니는 사람을 빈곤에서 해탈 못했다고 삿대질하면 이상한 일이지 모른다. 어쨌든 얼굴에 기름기 번질번질한데 창백함을 감추지 못하는 당혹스러운 모멘트가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실이다.

풍요로운 물질적 부를 이뤄낸 반면 안하무인식 오만이 빚어낸 정신적인 빈곤이 사회 도처에서 화제로 떠오른다. 높은 건물이 기초가 든든해야 하듯 풍부한 물질사회의 창조는 드팀없는 정신도덕적인 받침이 있어야 한다. 한 늪에서 자란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못해 뿔뿔이 흩어지는 랭혹성이 우리 사는 세상에서 많이 연출된다. ‘나만 잘 살면 된다’를 생의 철학으로 삼고 승마장에서 뛰는 말처럼 재주와 능력을 비긴다. 현면한 승자는 월계관을 지지와 성원을 보낸 관중석에 돌리지만 아둔한 자는 승리의 과실을 제 품에 넣고 혼자 성취감에 취해 산다.

가령 “당신은 누구 때문에 성공했습니까”를 물으면 태반은 엄지손을 제 앞가슴에 갖다 댄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인줄 알면서 말이다. 현재 너나없이 당신의 도움이 꼭 필요한 적재적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발생하는 모든 일에는 본체만체 인지능력을 상실한 듯 무시와 배척을 일삼는다면 아무리 기름진 호강을 누리는 사회라고 해도 정신적 기반이 흔들려 또다른 불신과 의혹의 진통을 겪는다.

이렇듯 도덕적 빈곤은 인정미 없는 차디찬 얼음속 같은 인간존중이 차별화되는 불공평을 낳는다. 일전 연길시 번화거리 인행도에서 행인이 미끌어 넘어졌다. 같은 시각 대통로에서는 온갖 차량들이 물처럼 흘렀고 한가히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누구 하나 관심을 쏟는 이가 없었다. 넘어진 행인이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거들떠보지 않는다... 메마른 인심이랄가 아빠트 생활 10년 넘었어도 옆집 사람 면목을 모르고 산다.

공중장소의 불량행위는 보아도 못본체 자기 울타리 안의 리익만 챙길줄 알고 혼자 멋지게 땡소리 나게 잘살려는 욕심만 팽창할 뿐 사회의무, 책임감 같은 것은 안중에 없은지 오래다. 그러나 생활의 의미를 전부 물질적 부에 의탁하는 사람보다 별로 크게 가진 것 없어도 언젠가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한테 따듯한 손을 내밀줄 아는 이가 성숙된 부자스타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전에 고아로 자란 부부가 어버이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한스러워 유족한 살림도 아니면서 반신불수가 된 한 로인을 아버지로 모시려 했던 사연이 인터넷뉴스로 뜨면서 큰 화제가 되였다.

어찌 보면 인간은 끈끈한 정감에 울고웃으며 살 때가 많은가 본다. 정 때문에 실날 같은 희망에 혼신을 받쳐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에게 준 정만 생각하고 자신이 받은 정은 말끔히 잊은 사람도 있고 정 나눔을 아예 거절하는 린색한 사람도 가끔 있다. 모든 일에 자기중심을 첫자리에 놓고 꼬물만큼 양보와 타협을 모르는 극단의 리기심은 백해무익의 과녁이 된지 오래다. 문뜩 모택동의 〈뻬쥰을 기념하여〉에서 나오는 구절이 떠오른다. “헌신적으로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은 고상한 사람이며 순수한 사람이며 도덕 있는 사람이며 저급취미에서 벗어난 사람이며 인민에게 유익한 사람이다.”

간소하게 살지라도 정신적인 부를 축적할 줄 아는 인간에 대한 값높은 평가이다. 고매한 삶은 솔선수범에서 시작된다. 금전만능의 소용돌이에 빠져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한낱 돈으로밖에 재일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필경 돈의 노예로 가련하고 불쌍한 존재로 숨막히게 살 것이다. 물론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생존자체가 먼저 자신을 위하는 데 있다. 하지만 사는 동안 자신의 삶의 가치를 한층 빛내는 이미지의 주인공이 되려면 사회에 대한 헌신적 로동과 의무감을 지닌 도덕적인 희생정신이 있어야 한다.

물질과 도덕의 사이에 가로막힌 장벽을 허물어 조화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구축하는데 자신의 땀방울을 아낌없이 쏟아가는 사람의 생활궤도에 보람찬 삶의 순리가 슴배여있다. 상식을 떠나 한사코 가련한 유아독존 방식으로 세상사를 해석하려 들 때 인생철학은 빈곤이 몰아오는 허탈감에 빠져 슬피 운다.



최장춘
길림신문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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