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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절날의 사색
기사 입력 2017-04-17 23:42:34  

청명절날 아침에 부모님 산소에 가려고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길에는 다른 때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나처럼 차를 기다리는 이, 또 어린 자식을 앞세우고 산소로 가는 이. 그들의 손에는 큼직한 가방이 들려있었는데 가방에는 음식물이 꽉 차있었다. 그리고 어떤 이는 손에 꽃까지 들고 있었다. 정말 사람마다 정성을 들여서 제사상을 차린 것 같었다. 그 가방과 꽃을 보면서 문득 생각이 깊어졌다.

부모님 생전에 이렇게 맛나는 음식을 가방에 가득 넣고 부모님을 찾아뵌 적이 몇번이나 될가? 그리고 부모한테 꽃묶음을 안겨준 적은 있었던가?

나부터 한번 반성해 본다. 나는 3살에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재혼하자 할머니는 내가 계모 손에서 눈치밥을 먹는다면서 나를 18살까지 키워주셨다.

아버지는 내가 불쌍하다면서 맛나는 음식이 있으면 늘 가져다주시면서 함께 살자고 하셨는데 번마다 할머니가 거절하셔서 나는 할머니 집에서 살게 되였다.

그후 입대했고 제대한 후 인차 결혼했다. 그때는 할머니가 이미 돌아가셨고 아버지도 나이 드셨다. 자식이 있다 보니 맛나는 음식이 있으면 먼저 애한테 먹이느라 아버지를 별로 생각한 적이 없다. 자식이 헴이 들 때면 부모는 이미 저세상에 간다고 자식을 다 키우고 아버지께 효도하려 할 때는 이미 늦었다.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

지금 해마다 청명과 추석이면 부모님 산소에 간다. 갈 때마다 음식을 푸짐히 만들어 가지고 간다. 그러나 오직 산사람이 먹기 위한 음식임을 뻔히 알면서 해마다 그렇게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산소에 갈 때면 돈 아끼지 않고 잘 차려가지고 가는데 무슨 소용이 있으련만... 살아계실 때 돈 아끼지 말고 잘 대접하고 꽃묶음도 안겨드려야 하는데 말이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한번 더 찾아뵙고 한번이라도 더 좋은 음식 대접해 드리고 한번이라도 더 효성할 것을 세상 뜬 후에 100번 제사 올린들 무엇하랴!

책에서 본 글을 적어본다. 한 로인이 자식 셋을 두었는데 셋이 모두 가정을 이루었다. 그런데 셋이 모두 외지에서 근무하다 보니 설이 돼야 자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이 바쁘다며 평소 전화도 잘 하지 않는 자식들이다. 로인은 늘 고독하게 살아왔다.

날마다 설이 오기만 기다리는 로인인데 글쎄 어떤 때는 려행을 간다며 설에도 집에 오지 않는 자식도 있었다. 그래서 로인은 이런 규정을 내놨다.

어느 자식이든 설에 집에 오면 돈 만원 준다.

어느 자식이든 전화 한번 걸어오면 2,000원을 준다.

얼마나 자식이 그리웠으면 이런 규정까지 세웠을가.



김만철
길림신문 201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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