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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의식이 경쟁력이다
기사 입력 2019-04-24 16:10:07  

고전소설 "허생전"의 주인공인 남산골샌님이 마누라 꾸중을 못이겨 난생처음 부자집돈을 빌어 횡재한 사실이 과연 소설가 붓끝에서가 아니라 저잣거리에서 태여났더라면 후날 모든 장사군들이 두고두고 혀를 내둘렀을것이다.

돈다발을 굴러서 갑부가 되기보다 허생처럼 빈손으로 졸부가 되는 재간이 훨씬 지적인 흡인력이 있는까닭에 요즘 사람들은 어쩐지 상업테스트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부채살같이 쫙 펼쳐보이는 아이큐로 본때있게 돈벌려는 과시욕이 우쭐우쭐 키돋음을 하지만 돈 하나로 세상사가 척척 풀리는 신통성도 역시 사람이 주도하는 노릇인것만큼 감각이 무딘 사람에게 돈을 맡기며 막힌 곳을 좀 틔여달라고 부탁해봤댔자 돈만 허투루 쓰고 되는 일이 없다. 결국 사람의 령활성에 의하여 일이 맺혔다 풀렸다 하며 돈의 힘을 뽐내는 양상이다.

어느 부도맞은 경영인이 당시 힘들 때 곁에서 조금만 보태주었던들 파산은 없었을텐데 하며 자신의 상업의식의 부족함을 애써 덮어감추고 오히려 제쪽에서 세상인심이 야박하다며 한탄했다. 요즘 길손끼리 나누는 대화도 상업의식은 대충 뭉그뜨리고 결과물인 돈에 열정을 몰붓는다. 어쩌면 만물의 령장답지 않게 돈에 굽실거리는 맹목적인 배금주의가 곳곳에 가부좌를 틀고앉아 허세를 부리는통에 고향사람들 주눅이 들어 뿔뿔이 흩어졌는지도 모른다.

그나마 외국이든 대도시든 정착했으면 뭔가를 배웠으면 좋으련만 태반 머리를 틀어박고 수걱수걱 일만 하는 처지에 그치고만다. 동창생부부가 한국에 정착한지 어언 20년이 되였다. 무슨 일을 하느냐 물으면 " 배운게 없으니까 식당, 건설장 일밖에 더 있겠는가"다. 그래도 잃은것 비해 얻은것이 크다며 가슴뿌듯해 이런저런 자랑을 늘어놓았다. 물론 돈을 벌어 아들딸을 공부 시키고 시집장가를 보내면 이를데없이 좋겠지만 혹자는 돈 쓸줄 모르고 궁리없이 하루건너 술판이요,경마장까지 다녀 빈털터리가 된 이들은 빛좋은 개살구같은 신세라 이산가족의 고통을 겪은 보람이 없다.

재부의 축적은 사람이 갖고있는 생각의 높이와 정비례관계를 이룬다. 유태인은 어려서부터 상업의식을 키우는데 모를 박지만 우리 민족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공부를 잘해 나라의 기둥감이 되라는  당부밖에 없다. 영화거나 스포츠 아이돌에 흥미진진한데 반해 상업스타는 감감부지이다. 결국 큰 인물을 따라배워야 큰 일을 하고 째째한 장사군같은건 나중에 아무나 할수 있다는 생각이 주류를 이루는것 같다.

기회를 포착하기란 평소 활발한 상업의식를 키운 준비과정이 없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령감이 떠올라 시를 쓰듯이 팔소매를 걷어붙이는 작업이 아니다. 두 사람이 꼭같이 리모델링 업체에서 일했는데 그중 한 사람은 고향에 돌아와 인차 장식회사를 꾸려 돈을 벌었지만 다른 동료는 아직도 옛날 사장밑에서 곱삭곱삭 일하며 로임을 받는 신세를 면치 못한 원인은 무었일가, 돈을 단순히 사고팔고의 매개물로 바라보는 시선때문에 돈을 세는 재미만 알뿐 돈버는 비법과 요령은 자기와 상관없는 남의 몫인줄만 여긴다. 천만다행이랄가, 근간 우리 주변사람들의 사유가 변화의 조짐을 보여 외국에 다녀와도 편히 쉴념을 하지 않고 뭔가 머리속에 열심히 새기며 부지런히 뛰여다니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가 좋다.

얼마전 음식업에 30년간 몸을 담그고 있는 한 녀사장을 만난적이 있다. 한때 실패의 문턱에 주저앉아 흐느끼던 그녀가 무슨 비법으로 동산재기했느냐 하는 물음에 " 해묵은 셈법을 믿고 무작정 내밀어서야 실패밖에 더 있겠나요." 하며 경력담을 진지하게 피력했다.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고저 무릇 우수한 경험이라면 어디든 죄다 찾아다니며 혼신을 불태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단순하게 음식맛 하나로 사회경쟁에서 립지를 굳혔다는것은 천방야담에 가까운 일이였다. 하여 그녀는 새롭게 동업자들을 가맹점에 편입시키면서 그들과 끈끈한 협업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여 경영법위를 넓혀나갔다.

영향력으로 돌파구를 찾고저 연변을 벗어나 심양, 사평같은 도시에도 자신만의 경영모드를 전파하여 지명도를 높이는데 힘썼다. 인젠 연길에서 2천여평방 영업규모에 6개  가맹점까지 갖췄다고하니 그녀의 담찬 패기와 실천력에 두손을 번쩍 들게 된다.

금싸락같은 창의력이 생산성을 쏟아낼 때 돈은 떼놓은 당상처럼 옆낭에 슬슬 들어오게 되여있는법이다. 세상과 통하는 길은 많고도 많지만 자신의 발밑에 놓여진 그 길을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결과는 분명히 달라진다. 돈벌려는 단순한 욕망을 한층 뛰어넘은 고차원의 의식을 가질 때 행로가 아무리 험하고 고달파도 고진감래의 결실이 걸어온 자욱마다 탐스럽게 맺혀져 있기마련이다.

누군가 의식이 경쟁력이란 말을 잘했다. 돈은 잠시 없다가도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상업의식이 결핍하면 평생 남의 눈치를 보며 건네주는 떡에 만족을 표시하는 가련한 신세가 된다. 치렬한 시장경쟁의 비등점에서 반짝이는 패러다임을 연출해낼줄 아는 사람이 세인의 흠모를 자아내는 선구자이다. 이 시각 어쩌면 상업의식을 갖춘 수많은 현시대의 "허생"들이 욱-하는 배짱을 부려 멋진 스타일차림새로 길바닥에 척 나설것같아 가슴이 후끈 달아오른다.


최장춘
연변일보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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