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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문화의 진화와 책임의식의 답보에 대하여
기사 입력 2017-11-01 13:44:06  

아이돌의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사망케 하면서 이웃나라가 소란스럽다. 견주가 스타여서 이슈화됐을 뿐, 반려견에 의한 사고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반려견 얘기가 나오니 ‘미칠이’가 생각난다. 필자가 유일하게 키워본 강아지인데 비숑 프리제라는 품종이였다. 순수혈통이라는 말에 한번 혹하고 가련한 눈빛에 두번 흔들린 나는 비싼 분양비를 내고 미칠이를 데려왔다. 분양 초기부터 사료, 미용으로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퇴근 후면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미칠이 덕에 행복했다. 깽깽 소리를 내며 오줌까지 지리는데 이는 종일 외로움에 떨었던 까닭이다. 미칠이는 쑥쑥 자랐다. 순수한줄 알았는데 자라는 모양새를 보니 여러번 섞인게 분명했다. 푸들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포메라니안처럼 털이 북실북실했다. 잘 먹지 않으면 어디 아픈가 걱정됐고 혼자 두고 외출할 때면 속이 편치 않았다. 려행은 꿈도 못꿀 일이였다. 밥을 먹다가도 똥을 싸면 거둬야 했다. 이빨과 발톱으로 쏘파를 긁었고 핸드폰을 물어뜯기도 했다. 암컷이라고 생리까지 하니 그 시중도 들어야 했다. 여기까지는 감내할수 있었다. 이웃이 찾아와 "개가 하루종일 짖으니 방법 좀 대라"고 항의하면서 사태는 복잡해졌다. 미칠이를 붙들어놓고, 짖으면 안되는 리유를 연신 설명했지만 사람도 아닌것이 그걸 알아들을리 만무했다. 애견유치원에 맡기려니 내 한달 월급으로도 부족했다. 타협점은 없었고 미칠이는 그렇게 시골 친척집으로 재분양되였다. 지금 생각해도 마음아픈 일이다.

상술한 경험으로 반려견에 대한 나의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 합당한 비유인지는 몰라도 개를 키우는건 아이를 키우는것에 맞먹는 '책임'이 필요한것 같다.

이런 주인을 본적 있다. 슈나우저라는 고급견을 자식처럼 키우던 녀자. 개의 간식까지도 손수 만들어가던 모습은 유난스럽지만 진짜 '애견인'처럼 비춰지더랬다. 어느날, 그녀는 새 가족이라며 '몽이'를 안아왔는데 딱 봐도 저렴견이였다. 고급견과 저렴견은 잘도 어울렸다. 반전이라면 그후 파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몽이가 이 애견녀로부터 한치 고민도 없이 버려졌다는 사실이다.

인간과의 만남에서 개는 늘 피동이다.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주인일 뿐 애초부터 동물에게 선택권이란 없다. "예쁘다"를 람발하다가도 밥을 안주면 꼼짝없이 굶어야 하는 신세다. 보살핌에 익숙치 못한 어떤 주인은 찰나에 공포의 대상으로 돌변하거나 아예 그냥 유기해버리기도 한다. 분양도 학대도 유기도 너무 쉽게 이뤄지는것이다.

반려견은 어디서 오는가.

종견장에 가본적 있다. 분비물로 범벅된 박스 안에는 여러 품종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짓뭉개진 털과 코등까지 내려온 눈꼽은 개들이 몸체보다 조금 큰 이 공간에 오래동안 갇혀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들은 '번식'을 위해 존재한다. 관련 종사자의 말을 빌자면 1년에 두번 꼴로 번식하는데 필요시 발정유도제가 투입되기도 한다. 임신, 출산을 강요받는 어미개에겐 분명 스트레스가 존재했을것이다. 그 업보로, 보기에는 예쁘지만 실제로는 면역력이 낮거나 아예 병을 가진 새끼들이 태여나는 경우가 많다. 데려올 땐 멀쩡했는데 며칠도 안돼 죽어버리는 리유도 그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여건이 향상되고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종견장의 규모나 수량은 계속 늘어나고있다. 렬악한 환경에서 수많은 개들이 잉태되는가 하면 이곳저곳을 떠도는 유기견들도 갈수록 증가양상을 보인다.

그런 반면, 견주로서의 주류적 책임의식은 답보상태에 있다.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는 견주는 아직도 적으며 목줄을 하지 않은채로 활보하는 개는 하루에도 몇마리씩 마주친다. 동물학회의 한 책임자는 "개에겐 물려고 하는 야생성이 있다. 외양이 온순해보일지라도 본능이란 간과할수 없는것"이라 지적, 목줄이나 입마개와 같은 조치를 꼭 취할것을 당부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현재 반려견수는 2740만마리로 미국, 브라질을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고있다. 이 숫자는 향후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사랑'과 '책임'은 같은 이름이다. 그 반대로, 책임 없는 분양은 방종일 뿐이다. 반려견에 대한 최고의 대우라면 '내 가족'이라 생각하는것이다. 가족은 잘 생길것을 강요하지 않고, 홀로 방치해두지 않으며, 이웃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도록 수수방관하지 않는다. 가족이면 가족답게, 그게 진짜 '개사랑'의 정석이다.




렴청화
흑룡강신문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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