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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눈길 좋은 생각
기사 입력 2018-06-03 22:00:55  

현태석교원의 계렬교육수필을 보면서

두부를 사려고 아침시장에 나갔더니 앞에서 두부를 먼저 사던 한 중년녀인이 위챗으로 결산하는데 무엇을 잘못 눌렀는지 제대로 되지 않아 스마트폰과 씨름하고 있었다. 녀인은 뒤에 서있는 필자한테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장치가 달라서인지 필자가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 눌러봐도 역시 안되는건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돈을 받으려고 스마트폰화면에 자기 큐알코드를 드러내놓고 기다리고 있던 두부파는 아저씨의 차례였다. 하지만 그도 결국은 도리머리를 젓는 재간을 피울뿐... 이때 한 열둬살쯤 되여보이는 남자애가 책가방을 메고 우리 옆을 지나가기에 녀인은 그 애한테 도움을 청했다. 그랬더니 어린애는 잠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더니 제꺽 해결해냈다. 실로 신생사물에 접수가 빠른 지금의 아이들이라 탄복이 절로 나왔다.

그러면 가끔 어른들보다도 아는것이 더 많은 지금 아이들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건가? 우리 교원들의 어깨를 무겁게 해주는 이런 물음이 나오지 않을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요즘들어 이런 물음에 조목조목 시원한 해답을 주기라도 하듯이 퍼그나 신선하고 깜찍한 글이 흑룡강신문 교육면에 련속 어어져 독자들의 눈길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그 글이 바로 할빈 조선족 제1중학교 현태석교원이 한창 펴내고 있는 계렬 교육수필이다.

우선 이 계렬수필은 무릇 교육을 론하는 글이라하면 장황하게 늘어놓기를 좋아하는 일부 그릇된 문풍부터 우습게 풍자하는듯 매편마다 길어서 1500자를 초과하지 않는 아주 짧게 만든 글들이다. 변하는 세월과 더불어 일상이 바쁜 우리 독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줄 아는 그 자세부터 반갑고 예쁘다. 그렇게 짧은 글이지만 글마다 통통 영근 낟알처럼 무게있고 생동하고 또 읽고난 뒤에는 긴 여운을 남겨주어 두툼하고 길게 늘어놓은 글들이 왔다가 울고갈 일이다.

두번째는 현재 우리 교육에서 존재하는 문제들을 작자의 눈길이 미치는데까지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는 그점이다. 이를테면 "일기쓰기 단상"에서는 일기를 숙제화하는 경향, 맹목적인 경향 등 문제들을 짚어낸후 비밀일기책과 숙제일기책을 나누어야 한다는것, 거창하게 가르칠것이 아니라 순차적이고 계통적으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가르쳐야한다는것 등 일련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키워새가 주는 계시"에서도 그러했다. 글에서는 우리애들이 "날지 못하는" 키워새로 변하고 있는 문제점을 아프게 느끼고 있을뿐만 아니라 집중화 전략, 좌절교육과 정면교육을 통해 애들을 평형감있게 성장시키는 전략 등 일련의 실속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흔히 문제와 부족점은 누구의 눈에나 다 보일수있다. 관건은 그런 문제들을 풀어나갈수있는 방향 또는 길까지 제시해줄때야만이 비로서 깊은 고민이고 좋은 생각이라고 할수있는것이다.

세번째는 빨리 변하고있는 세상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그 변화를 터득하려고 애쓰면서 부지런히 그리고 끊임없이 생각하고있다는것이다. 이를테면 죽은 글이 아니라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는 "공부와 배움의 차이", 우리 아이들이 몸부림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분출구를 마련해주자고 호소하는 "분출구를 열어주자"등등 수필이 모두 그렇게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는 교육수필들이다.

언젠가 한 중학교교원이 "학생들을 바르게 키우자"는 교육론문을 들고 수개의견을 청취하려고 필자를 찾아온적 있었다. 그런데 학생들을 착하게 키우고, 개성있게 키우고 지어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듯이 함께 더불어 살아갈줄 아는 능력을 키워주자는 등등 가지가지 좋은 생각들을 한광주리나 내놓았는데 그것은 모두가 근근히 희망사항일뿐 그 벅찬 꿈에까지 다달을수있는 길들은 전혀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속이 익지 않은 수박처럼 빈 글이여서 그저 요란한 구호처럼 느껴질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꿈에 이르는 그 길들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 길은 바로 실천중에서 얼마던지 성사가 가능한 하나 또 하나 구체적인 일들이 모여져서 이루어지는것이다. 마치도 여기 계렬교육수필에서 나오는것처럼 "애들이 일기쓰기 지도를 할때 숙제화하지 말고 비밀일기책과 숙제일기책을 갈라놓아야" 하듯이, 마치도 "분출구를 열어주어 애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공부와 배움의 차이를 알려주듯이"... 그런데 이러한 구체적인 일들은 언제나 반듯한 자세로 고민을 거듭 할때만이 눈앞에 보이게 되는것이다.

지난세기90년대에 "분필례찬"이란 교원수기 여러편으로 책을 펴내여 우리 민족교육의 1선에서 반짝이는 새별로 알려졌던 현태석교원, 이제 뒤에는 또 어떤 글들이 이어질런지 무척 기대된다.


박일/론설위원
흑룡강신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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